▶ 연방 농무·보건부 새 ‘식품 섭취 가이드’
“소금, 지방, 설탕 섭취는 더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조금 덜 먹어라!”
USDA(연방농무부)와 HHS(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2010년 새 음식물 섭취 가이드라인(US Dietary Guidelines)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2005년 가이드라인보다 더 강도가 세다. 미국에서는 1980년부터 5년마다 음식물 섭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는데, 새로 개정된 음식물 섭취 가이드라인은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고 건강을 일깨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새로 개정된 음식물 섭취 가이드라인은 접시의 반을 과일과 채소로 채우라고 권장한다. 한인타운 마켓에서 한 여성이 과일을 샤핑하고 있다. <김지민 인턴기자>
특히 미국 내 과체중, 비만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음식물 섭취 가이드라인의 주요 골자는 ‘SoFAS에서 벗어날 것’이다. 지방(solid fats)과 추가된 설탕(added sugars)이 들어간 음식을 통한 과잉 칼로리 섭취를 피하라는 뜻이다. 물론 글자 그대로 소파에서 당장 일어나 운동하라는 뜻도 포함된다.
칼스테이트 롱비치 식품영양학과 이헬렌 교수는 지난 11일 LA 한인타운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아태 간 센터(Asian Pacific Liver Center) 주최 건강세미나에서 이번 개정안에 대해 “소금, 설탕, 포화지방은 줄이고 정제되지 않고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whole food)과 과일, 채소위주의 식물성 음식을 주로 먹고 동물성 음식은 최대한 줄일 것”을 강조했다.
200 여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는 오필수 간 위장내과 전문의와 배호섭 위장 간 이식 전문의도 강사로 참석, 위암과 간염 및 잘못된 상식, 수퍼푸드에 대한 진실과 허구에 대해 강연했다.
■덜 먹어야 한다 - 이번 가이드라인은 미국인의 비만과 대항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인은 물론 아동의 3분의1이 비만이라는 통계는 최근 미국 사회의 큰 문제로 부각됐다.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앉아만 있는 생활 및 비만은 결국 당뇨병, 고혈압, 암, 뇌졸중, 심장질환 등 치명적인 만성질환으로 이어진다. 이번 음식물 섭취 가이드라인은 고혈압환자를 위한 저염분 식단인 DASH 식이요법과 지중해식 식단, 아시아 식단, 채식 식단과 비슷하다.
■ 새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
•음식을 즐기되 조금 덜 먹어라. 특대 사이즈는 피한다.
•줄여야 할 음식: 소금, 포화지방(saturated fats), 트랜스 지방(solid & Trans Fats), 설탕 첨가 음식과 음료, 패스트푸드, 정제된 곡물(흰쌀)
•더 먹어야 할 음식: 접시의 반은 과일과 채소로 채운다. 해산물, 홀그레인, 로우 팻 유제품, 건강 오일, 살코기 단백질
•소다 대신 물을 마신다.
아태 간 센터 정기 세미나에서 강연한 한인 의사들. 왼쪽부터 배호섭 위장 간 이식 전문의, 이헬렌 칼스테이트 롱비치 식품영양학교수, 오필수 간 위장 내과 전문의.
콘시럽 가미 음료 피하고
해산물·견과류는 충분히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금, 설탕, 포화지방, 정제된 곡물 섭취량은 줄이고, 대신 접시의 반은 과일과 채소로 채울 것이 강조됐다. 또한 설탕이 많이 첨가된 소다대신 물을 마시고, 우유는 무지방(fat free) 또는 로우 팻(low fat) 우유를 마실 것이 포함됐다.
해산물 섭취는 일주일에 최소 8온스 정도 섭취하며 마가린이나 버터 같은 지방대신 건강 오일로 대체하고, 음식물 라벨은 꼼꼼히 읽을 것이 추천됐다. 또한 콩이나 강낭콩을 먹고, 식이섬유, 칼륨,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할 것과 술도 덜 마실 것이 권고됐다.
열량 섭취는 영양이 풍부한 자연식품에서 하되, 지방과 설탕, 정제된 곡물을 통한 열량섭취는 줄여야 한다. 지방과 설탕, 정제된 곡물 등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등이 좋은 예다. 가공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소금은 무조건 줄여야 한다 - 비만과 잘못된 식습관의 적은 바로 소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인들은 평균 하루 3,400mg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일일 권장량의 2,300mg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새로 나온 개정안에 따르면 소금 섭취량은 대폭 줄여 위험 그룹은 1,500mg으로 확 줄일 것이 요구되고 있다. 51세 이상, 나이에 상관없이 고혈압과 당뇨병 및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흑인 등은 하루 섭취량을 1,500mg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섭취 권장량이 2,300mg 이하다. 특히 90% 이상의 소금 섭취는 레스토랑 외식, 가공식품을 통해서 섭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친 소금섭취와 부족한 칼륨은 고혈압에 치명적이다. 고혈압은 심장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요소다.
또한 솔트 프리(salt free)나 ‘no-salt added’란 문구에 주의해야 한다. 두 가지 표기 모두 소금이 들어 있지 않다는 표시가 아니다. 헬렌 이 교수는 “염분 함량이 1서빙에 5mg보다 적으면 제품에 솔트 프리로 표기할 수 있으며, no-salt added는 추가로 소금을 더 쓰지 않았다는 말로 5mg보다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어 얼만큼 염분 함량이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금은 일반 소금(iodine salt)이 아닌 천일염(seasalt)을 마지막에 약간 치는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설탕도 줄여야 - 고형지방(solid fats)은 순수 지방으로 일반 실내온도에서는 고체 형태를 유지하는 지방으로 마가린, 버터, 쇼트닝 등을 말한다. 대개 동물성 지방으로 필요 이상의 칼로리 섭취를 하게 만드는 음식 재료들이다. 마가린, 버터, 쇼트닝이 들어가는 케익, 빵, 과자 등 디저트류, 피자, 일반 치즈, 소시지, 베이컨, 프렌치프라이, 타코, 파스타 등에는 고형지방이 포함돼 있다. 이들 음식에는 포화지방도 들어 있다. 포화지방 섭취는 콜레스테롤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줄여야 한다.
소다, 에너지 드링크, 스포츠 드링크, 과일주스, 캔디 등에는 당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 교수는 “옥수수 시럽, 물엿으로 표기되는 HFCS(high fructose corn syrup, 옥수수의 포도당을 과당으로 전환시킨 설탕 대체재)는 피해야 한다. 알콜보다 간을 더 나쁘게 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설탕의 경우 흑설탕이 나와 있지만 대개는 정제 설탕에 카라멜 색소를 입힌 것이다. 이 교수는 “설탕 대용 당으로는 더메라라(demarara)가 정제가 덜 된 당으로 추천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더메라라는 홀푸즈 마켓이나 유기농 마켓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더메라라를 구하기 힘들다면 브라운 슈거에 ‘raw’가 표기된 것이 흰 설탕보다는 낫다.
또한 아무리 유기농 주스라도 HFCS이 들어 있을 수 있으므로 집에서 직접 짜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새로 개정된 음식물 섭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금, 지방, 설탕, 패스트푸드는 줄이고 해산물, 로우 팻 유제품, 과일과 채소는 좀 더 먹을 것이 추천됐다.
■ 섬유질 섭취는…
헬렌 이 교수는 “양상추, 양배추, 벨페퍼, 두부, 시금치, 현미쌀, 보리, 강낭콩, 검정콩, 너츠류, 버섯, 김, 다시마, 미역, 오렌지, 포도, 사과, 바나나, 키위, 아보카도 등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과일을 섭취할 것”을 조언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콩의 경우 1서빙에 6.2~9.6g의 식이섬유가 포함돼 있어 가장 식이섬유소가 많다. 콩은 흰 강낭콩(navy bean), 얼룩 강낭콩(pinto bean), 검정콩, 강낭콩, 라이마콩(lima bean) 등이 추천된다.
100% 브란(bran, 겨)으로 만든 시리얼에는 1서빙당 9.1g의 식이섬유소가, 렌즈콩(lentils), 피(pea) 종류의 콩은 1서빙 당 5.6~8.1g, 서양배에는 1서빙당 5.5g, 대두에는 1서빙당 5.2g, 아시아산 배에는 1서빙당 4.4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 단백질 섭취는…
단백질은 굳이 육류를 통해서 할 필요는 없다. 육류나 닭고기, 달걀에는 살코기라도 지방이 포함돼 있다. 대신 해산물, 너츠류, 씨앗류 오일에서 지방을 섭취할 수 있다. 이번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일주일에 최소 8온스 정도 해산물을 먹을 것이 추천됐다. 단백질 섭취를 해산물을 포함해 살코기, 닭고기류, 달걀, 콩, 두부, 너츠류, 씨앗류 등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고기 같은 동물성 음식은 장식 고명 정도로만 최소한으로 먹고, 너츠류도 소금이 첨가되지 않은 생 견과류가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올리브 오일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순수 올리브 오일이 아닌 30~40%는 다른 첨가물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오일은 한인 마켓이나 믿을 수 있는 상점에서 직접 짠 참기름 같은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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