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혜리씨가 원 우먼쇼 무대에 올라 남자로 산다는 것의 환상에 대해 그녀의 경험을 들려준다.
6개월간 남장여자로 겪은 경험 담은
작가 이혜리씨 일인극 ‘나 같은 남자’
여자가 남자가 되어보는 것은 어떤 경험일까? 그 실제 경험을 전해주는 원 우먼 라이브 쇼 ‘나 같은 남자’(Macho Like Me)가 산타모니카의 코스트 플레이하우스에서 1월15일부터 2월13일까지 공연된다.
주인공은 유명작가 이혜리(Helie Lee)씨. ‘할머니가 있는 풍경’(Still Life With Rice, 1996)과 ‘빛이 없는 곳에서’(In The Absence of Sun, 2002)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로, 미국사회와 영어권 독자들에게 한국 이산가족의 비극을 생생하게 알려온 바로 그녀다.
‘나 같은 남자’는 이혜리씨가 6개월동안 남자로 살아본 경험을 토대로 만든 독창적인 다큐멘터리 무대극이다. 그녀는 10년전에 머리를 자르고 남자 옷을 입고 해리라는 이름의 남자가 되어 완전히 다른 삶을 산 적이 있다. 이 모험을 통해 그녀가 증명하고 싶었던건 ‘남자들이 여자보다 세상 살기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남자들의 겉모습과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고 남자들 틈에서 온갖 경험을 해보면서 그녀의 이같은 생각은 얼마 안 있어 무너지기 시작하고 마침내 남자로 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혜리씨는 이 특별한 경험을 친구들에게 기록하도록 하고 그 필름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는데 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80분 길이의 다큐 영화로 제작, 2010년 샌디에고 영화제, 아시안 퍼시픽 필름 페스티벌 등 여러 영화제에 출품해 호평 받았다.
이번 연극은 영화를 만들면서 그녀 자신이 스토리 텔러로서 극본을 쓰고 내레이션 했던 경험을 살려 창작한 독창적인 다큐 일인극으로, 1시간30분동안 혼자서 영상과 음악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인터액티브 스테이지를 이끌어가게 된다.
“굉장히 독특하고 창조적인 공연입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라이브 쇼를 두 번 시연한 적이 있는데 보는 사람마다 감동적(touching)이라고들 하네요. 여자도 남자도 모두들 가슴이 뭉클하고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칭찬해줍니다. 특별히 결혼한 부부들이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며 고마워하는 바람에 저 자신도 놀라고 있습니다”
이씨는 심지어 결혼 카운슬러들이 상담자료로 사용하겠다며 공연 DVD를 구할 수 있느냐고 요청해오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랍고도 자랑스러웠다며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자신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말하자면 배우로 데뷔하는 셈인데, ‘코스트 플레이하우스’라는 산타모니카의 유서 깊은 연극 무대에 혼자 설 수 있을 만큼 연기력을 인정받은 데는 수많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 및 유수 대학들의 강연에서 키운 뱃심과 경험이 큰 몫을 했다. 이혜리씨는 ‘할머니가 있는 풍경’과 ‘빛이 없는 곳에서’를 출판한 후 CNN, AP, LA타임스, 나이트라인, 오프라 윈프리, 투데이 쇼 등 수많은 미디어와 연방상원 이민소위원회에 초청돼 자신의 책과 경험(1997년 할머니를 위해 아버지 이재학씨와 함께 북한의 친척 9명을 탈출시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일)에 관해 증언한 바 있다. 그는 지금도 한인 커뮤니티와 주류사회의 많은 강단에서 주요 연사로 활동하고 있다.
‘나 같은 남자’는 새미 웨인(Sammie Wayne) 감독, 켄 목(Ken Mok) 제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둘다 할리웃에서 유명한 이 분야 전문가들로, 특별히 TV 프로듀서이며 10x10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켄 목은 이혜리씨의 남편이다.
“남편이기 때문에 나의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남편과 나는 서로의 작품에 대해 언제나 사심 없이 비판하곤 하는데, 이 다큐멘터리의 극본을 읽어보고 무대에서 내가 스토리텔링 하는 것을 보고는 ‘정말 괜찮다’고 평가해서 제작을 맡은 거예요. 나의 바램은 이 공연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더 큰 무대로 나갔으면 하는 것입니다”
‘나 같은 남자’를 책으로 쓸 계획일까? “지금으로선 책보다 이게(연극) 더 좋네요. 그동안 썼던 두 권의 책은 모두 무겁고, 감정적으로도 디프레싱 했는데 이건 정말 재미있어요. 영화는 보다 많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연극 무대는 관객과 일대일로 만나는 매력이 특별합니다”
연극은 15일 오후 8시 시작돼 2월13일까지 한 달 동안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3시에 공연된다.
티켓은 30달러. www.macholikeme.com (800)595-4849
Coast Playhouse, 8325 Santa Monica Blvd. West Hollywood.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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