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상대 평가전 결승골 폭발…조광래호 1-0 신승
51년 만에 아시안컵 축구대회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동의 복병’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지동원(전남)의 결승골로 어렵게 이겼다.
조광래(56)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3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클럽 스테디엄에서 시리아와 맞붙은 평가전에서 지동원이 후반 37분 결승골을 뽑아 1-0 승리를 건졌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시리아와 역대 전적에서 3승2무1패의 우위를 이어갔을 뿐 아니라 최근 두 차례 A매치 연속 무득점-무승(1무1패)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성과를 얻었다.
한국 대표팀은 내달 4일 UAE 아부다비에서 알 자지라 클럽과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지동원의 늦은 결승골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대표팀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조직력과 골 결정력이 여전히 한 뼘 모자라는 모습이었다.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원톱’ 공격수로 내세우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한 대표팀은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이청용(볼턴)을 좌우 날개로 가동한 4-2-3-1 전술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7위의 시리아를 상대했다.
중앙에서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신예 이용래(수원)와 기성용(셀틱)이 경기 조율을 맡았고, 이영표(알 힐랄)-조용형(알 라이안)-이정수(알 사드)-최효진(상무) 조합이 포백(4-back)을 이룬 가운데 골대는 정성룡(성남)이 지켰다.
이날 경기의 핵심은 역시 박주영(AS모나코)의 결장에 따른 박지성의 중앙 이동을 통한 ‘박지성 시프트’였다. 박지성은 중앙과 좌우 측면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한 시리아 수비진에 막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는 못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보경과 김신욱을 빼고 손흥민(함부르크)과 지동원(전남)을 투입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18세 175일에 첫 A매치에 나선 손흥민은 김판근(17세244일), 김봉수(18세7일), 고종수(18세80일)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어린 나이에 A매치에 나선 선수로 기록됐다.
손흥민은 7분 만에 슛을 날리는 등 첫 기회에 짙은 인상을 남겼다.
조광래 감독은 마지막 승부 카드로 K-리그 득점왕 유병수(인천)를 투입해 반전을 꾀했고, 막판 공세에 나선 한국은 마침내 지동원의 결승골이 폭발하며 승리를 맛봤다.
후반 37분 구자철이 미드필드 지역에서 볼을 빼앗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유병수에게 볼을 이어줬고, 유병수는 재빨리 중앙으로 방향을 틀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뛰어들어온 지동원에게 패스했다.
지동원은 침착하게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슛으로 시리아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지난 8월 나이지리아와 평가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지동원의 데뷔골이었다.
대표팀은 막판 체력이 빠진 시리아를 계속 몰아쳤지만 더는 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1-0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3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바니야스클럽의 텅 빈 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국의 지동원이 시리아 수비수와 1대1일 대결을 펼치고 있다. (연합)
‘영파워’ 빛났다
말 그대로 ‘젊은 피’의 힘이었다. ‘중동의 복병’ 시리아를 상대로 전반 내내 마무리 부족에 시달렸던 조광래호가 후반에 투입된 젊은 선수들의 활기찬 역습을 앞세워 결승골을 만들며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승리로 이끌었다.
3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클럽 스타디움. 시리아와 평가전에 나선 조광래호의 젊은 공격수 3인방 지동원(전남)-손흥민(함부르크)-유병수(인천)는 벤치에 앉아 조광래(56) 감독의 부름만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팀은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한 시리아의 수비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며 부정확한 슈팅을 이어갔고, 결국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치고 말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조광래 감독은 선발출전했던 김신욱(울산)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을 빼고 지동원과 손흥민을 투입했다. 지동원과 손흥민의 A매치 데뷔전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를 맡아 특유의 기동력을 앞세워 시리아의 측면을 흔들었고, 지동원 역시 최전방과 오른쪽 측면을 오가며 공격 기회를 노렸다.
조 감독은 후반 중반 기성용(셀틱)을 빼고 구자철(제주)을 투입하고, 연이어 올해 K-리그 득점왕 유병수에게도 기회를 줬다. 모처럼 기회를 잡은 ‘젊은 피’들은 넘쳐나는 체력을 앞세워 공세를 이어갔고, 마침내 후반 37분 승리를 결정하는 결승골을 합작하며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했다.
첫 패스를 시작한 구자철(21)부터 유병수(22), 지동원(19)까지 평균나이 20.7세에 불과한 3명의 선수가 결승골을 합작했다. 2011년 아시안컵뿐 아니라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내다본 선수 선발에 나선 조광래 감독으로서도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아시안컵에서 마음 놓고 공격을 맡길 수 있는 믿음을 심어준 골이었다.
30일 한국 대 시리아 평가전에서 지동원이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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