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센트짜리 (nickel)주화를 보면 전면에는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며 미국 독립 선언문을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의 얼굴이 있다. 그 이면에는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생가인 몬티첼로 (Monticello)가 새겨져 있다. 이 건물은 버지니아 주의 샬롯즈빌 (Charlottesville)에 위치해 있는데, 워싱턴 DC에서 차로 두시간 반의 거리이다. 그는 제50주년 미국 독립 기념일인 1826년 7월 4일 그의 자택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매사추세츠 주의 퀸시에서는 존 애덤스가 오랜 친구인 제퍼슨이 이미 운명한 것도 모른 채, "토머스 제퍼슨은 아직도 건재하겠지."라는 말을 남기고 오후 늦게 운명했다. 2대 대통령이었던 애덤스는 재선에 도전했으나 제퍼슨에게 패배 당했었다.
이 생가 옆에는 그의 가족 묘지가 있고, 자신의 묘비엔 그 스스로가 선택한 비문인 “여기에 토머스 제퍼슨이 안장되어 있다. 미국독립선언서의 기초자이며, 버지니아 종교 자유 법안의 기초자이고, 또 버지니아 대학의 건립자이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그의 어록으로는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없는 신문을 택하겠다.” “공직을 맡은 자는 스스로를 공공재산으로 생각해야 한다.” 등이 있다. 불경기 속의 우리들에게 주는 듯한 교훈으로는 “호주머니에 들어오지 않은 돈은 미리 쓰지말라 (Never spend your money before you have it.)”인 것 같다.
그의 생가 건물 밖에서 서쪽을 향하면, 자신이 건립한 버지니아 대학 샬롯즈빌 캠퍼스가 보인다.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기자회견까지 했던 이승헌 물리학과 교수가 이곳에 재직하고 있다. 그의 실험 결과 및 한국의 합조단 실험 결과에 대해 같은 과학자로서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과학이 정치적인 목적에 쓰이게 되면 왜곡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었다. 누가 했든간에 진실은 하나다. 진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보다는 치고 빠지는 식의 일본 및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라지는 행동에 대해 실망을 금치 못한다. 이제 연평도 포격 사건도 벌어진 판에, 합동 조사단에 참여한 다른 과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치적인 목적이 아닌 순수한 과학자로서 진실을 규명할 수 있기 바란다. 이미 조사단장인 윤덕용 교수가 공개토의를 제안하지 않았는가?
다시, 토마스 제퍼슨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그가 기초한 미국의 독립선언서에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조물주에게서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고,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는 것을 자명한 진리로서 주장하는 바이다” 라는 유명한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제퍼슨은 이처럼 미국 건국의 이념인 독립선언서에서 인간 존엄성을 주창하여 오늘날까지 그의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인간의 행복 추구권을 내건 제퍼슨은 또한 노예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평생에 걸쳐 150여 명이 넘는 노예를 언제나 소유하고 있었다. 제퍼슨은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였을 뿐, 실제로 노예제 폐지를 위해 취한 방침이나 행동은 거의 없었다. 오직 일곱명의 노예를 해방 시켰을 뿐이다. 이처럼 제퍼슨은 선언서와 저서에서 상반된 의견을 내세움으로써 오늘날 우리들에게 그에 대한 평가를 양분화 하는 결과를 낳게 하였다. 그는 정말 노예제도 폐지를 원했던가?
그 당시의 백인들 사회를 살펴보면 간단한 답이 나온다. 주변의 백인들이 그의 노예제 폐지론에 동조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날로 이야기하자면, 여론 조사의 결과가 정반대로 형성되어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혼자서 무슨 정책을 이루려 해도, 주위에서 지지하고 따르는 사람이 없으면 힘들다. 노예를 두는 생활이 편하니,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저항 세력이 만만찮게 형성되어 있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후로 국방장관이 야전군 출신인 김관진 장관으로 바뀌었다. 해이해진 군의 기강을 바로 잡으려는 각오가 단단하다. 하지만 전반적인 민주화로 인해 편안한 군 생활의 타성에 젖은 군이 따르지 않는다면 제퍼슨처럼 개혁이 힘들어진다. 국민들도 삶의 질 향상으로 불어난 재산을 잃지 않으려고 북한이 한마디하면 부르르 떤다. 지금은 오히려 김관진 장관에게 힘을 실어줘야할 때이다. 국방에는 동서빈부가 있을 수 없다.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에 나오는 “겁쟁이는 숨이 끊어지기 전에도 이미 여러번 죽지만, 용감한 자는 단 한번 죽을 뿐이다”라는 말처럼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려고 비굴해지면 죽는다. 새해엔 대한민국 국군이 강한 군대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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