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방학 가볼만 한 전시회들
이번 주부터 겨울방학이다. 한국과 달리 겨울방학은 2~3주 정도로 짧은 편이고 크리스마스와 망년회, 새해 등이 겹쳐 더 정신없이 보내게 되는 기간이다.
그러나 좋은 부모라면 빠듯한 시간에도 자녀들의 정서함양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에 힘써야할 터, 아이들과 함께 남가주에 산재한 아트 뮤지엄들을 방문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LA카운티 뮤지엄(LACMA), 현대미술관(MOCA), 게티 센터, 노튼 사이먼 뮤지엄, 해머 뮤지엄 등 LA를 대표하는 미술관들은 언제나 좋은 전시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사실은 아이보다 부모가 더 즐길 수 있는 전시들이므로 이참에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꽃 피우면 보람된 연말이 되리라 본다.
미술관마다 무료입장인 날도 있고 늦은 시간까지 전시하는 날도 있으며 미리 신청하면 투어도 할 수 있으므로, 핑계 대지 말고 아이들과 날을 잡으시기 바란다.
LACMA 화려한 18~19세기 인도 궁정문화 소개
파울러 뮤지엄 ‘한국 현대도예 작품전’ 2월까지
◆LA카운티 미술관(LACMA)
지금 라크마에 가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우선 아직 한번도 한국관을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은 해머 빌딩 1층에 자리잡은 코리안 갤러리부터 관람하는 것이 좋겠다. 특별히 지금 그곳에서는 한국서 초청돼온 문화재보존전문가들인 박지선 교수(용인대학교 문화재학과)와 정재문화재보존연구원들이 대형불화 ‘석가여래설법도’(1755)를 보존처리하는 모습이 공개되고 있으므로 자녀들과 함께 평소 볼 수 없는 광경을 일별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작업 중인 문화재 전문가들에게는 절대로 말을 걸거나 질문하지 말 것.
아메리카 미술관 2층에서는 지난 주 개막된 ‘인도 러크나우 궁정미술전’(India’s Fabled City: The Art of Courtly Lucknow)이 열리고 있다. 18-19세기 북부 인도에서 가장 풍요로웠던 러크나우 궁정의 아름답고 화려한 미술과 함께 유럽 회화, 드로잉, 프린트, 장식예술과 텍스타일, 사진, 영화에 이르기까지 인도의 예술을 총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또 하나 절대 놓칠 수 없는 것이 10월초에 개관한 ‘레스닉 파빌리온’의 3개 개관전. 특히 수십톤짜리 돌조각들의 위용이 압도적인 ‘올멕: 고대 멕시코 석상전’(Olmec: Colossal Masterworks of Ancient Mexico)은 1월9일 끝나므로 서둘러야겠다.
18~19세기의 신고전주의 미술, 조각, 가구들이 전시된 ‘레스닉 컬렉션’(Eye for the Sensual: Selections from the Resnick Collection)도 1월2일 끝나게 되고, ‘유럽 의상전, 1700~1915’(Fashioning Fashion: European Dress)은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할 전시로 3월6일까지 계속된다. 18~19세기 귀족들의 옷, 모자, 신발, 속옷, 장식품, 유아복 등이 기가 막히게 정교하고 아름다워 그 자체로 예술이다.
BCAM 현대미술관 2층에서는 오는 1월16일까지 독일 추상화가 ‘블링키 팔레르모의 회고전’(Blinky Palermo: Retrospective 1964~1977)이 열리고 있다.
5905 Wilshire Blvd, LA, CA 90036 (323)857-6000. www.lacma.org
◆파울러 뮤지엄(Fowler Museum at UCLA)
본보 특별후원으로 지난 8월22일부터 열리고 있는 ‘도자 속의 일상: 현대한국작가 5인전’(Life in Ceramics: Five Contemporary Korean Artists)이 내년 2월13일까지 계속된다. 함께 개막됐던 ‘나무꼭두전’(Korean Funerary Figures: Companions for the Journey to the Other World)은 지난 달 끝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라믹 아티스트 5명(김익영, 윤광조, 이강효, 이인진, 이영재)의 작품 350여점을 소개하는 대형 기획전으로 버글린드 융만 UCLA 한국미술사 교수(전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가 큐레이트 했다.
입장료는 무료. 파울러 뮤지엄은 UCLA 노스 캠퍼스 내 로이스 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선셋(Sunset) 블러버드와 웨스트우드(Westwood) 플라자 교차로에서 UCLA 캠퍼스로 진입해 파킹랏 4번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 (310)825-4361 www.fowler.ucla.edu
◆게티 미술관(The Getty Museum)
르네상스 이전에 이미 꽃피기 시작한 프랑스 중세미술을 보여주는 전시회(Imagining the Past in France, 1250?1500)가 오는 2월6일까지 열리고 있다.
프랑스라는 국가와 문화가 유럽 역사에서 부상하던 시기의 200여년 동안 군주들과 귀족들이 당대 최고 화가들을 기용해 화려한 필사본에 트로이의 헥터, 알렉산더 대왕, 샤를마뉴 대제, 성모 마리아 등 고전 영웅들의 전설과 모험을 경쟁적으로 그리게 함으로써 탄생한 일러스트레이션들이 섬세하다.
지난 7일 시작돼 오는 4월24일까지 계속되는 ‘중국사진전’(Photography from the New China)도 볼 만한데, 게티가 최근 구입한 중국 현대사진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꾸며진 것이다. 냉전시대와 문화혁명을 거치고 개방정책이 시작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목격한 1960년대 출생의 작가들이 기록한 중국의 모습이 흥미롭고 신랄하게 펼쳐진다.
입장료는 무료이나 파킹 비용이 15달러다.
1200 Getty Center Dr. LA, CA 90049 (310)440-7300 www.getty.edu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지난 주 게픈 컨템포러리에서 시작된 ‘수프라센소리얼: 빛, 색, 공간의 실험’(Suprasensorial: Experiments in Light, Color, and Space)은 제목 그대로 빛과 공간을 매개로 한 초대형 비주얼 아트로, 아이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어할 전시회다.
이 분야에서 선구적인 5명의 남미 작가들이 각자 특별한 공간을 조성, 그 안에 들어서는 관객들은 미적 체험을 넘어서는 감각적 체험을 하게 된다.
또한 모카 그랜드 애비뉴와 게픈 컨템포러리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아티스트 뮤지엄’(The Artist’s Museum)도 꼭 보아야할 전시회. 모카의 30년 역사와 함께 해온 LA 아티스트 146명의 작품을 총체적으로 소개하는 대형기획전으로 내년 1월31일까지 계속된다. 1980년 이후 LA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작품에 반영해 온 작가들의 이정표적 작품이 게픈 모카에는 조각과 설치, 모카 그랜드에는 회화, 사진, 드로잉 등이 전시된다.
MOCA Grand 250 S. Grand Ave. LA, CA 90012, (213) 621-2766
Geffen Contemporary 152 N. Central Ave. LA, CA 90012, (213) 621-1745
<정숙희 기자>
모카 게픈에서 열리고 있는 ‘수프라센소리얼: 빛, 색, 공간의 실험’은 관객들이 적극적인 감각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회다.
게티 센터의 중국사진전에서 볼 수 있는 왕 킹송(Wang Qingsong)의 ‘신여성’.
라크마 ‘인도 러크나우 궁정미술전’에 전시된 ‘풍경 속의 연인’ 부분. 1760~70년경 제작.
본보 특별후원으로 열리고 있는 한국도예작가 5인전에서는 남가주 출신 작가 이인진의 설치작품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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