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ari Park Hotel
케냐에서의 마지막 밤은 사파리 파크 호텔에서 묵었다. 수도 나이로비 근교에 자리 잡은 주위가 매우 한적한 곳이다. 적적도 밑에 있는 도시이지만 고도가 높고 습도는 낮아 더위를 모르고 지낼 만 한 곳이다. 짧은 여행길이었지만 아프리카 동남부의 몇 개를 나라를 돌며 들른 호텔 중에서는 제일 규모가 큰 호텔이다. 저녁은 야마초마라고 하는 특식으로 이 호텔의 명물이라는데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현란한 춤의 ‘사파리 캣 쇼’ 공연을 보는 디너쇼이다. 음식은 쇠꼬챙이에 통째로 구운 갖가지 고기를 차례로 들고 와 칼로 저며 주는 부라질 식 바비큐와 비슷하다.
플로리다에 가면 악어고기 메뉴가 있는 식당이 있지만 징그럽고 꺼림직 하여 외면하였으나 이곳 아프리카의 어느 식당에서 정갈하게 손질하여 놓은 하얀 살코기 앞에 악어 고기라고 표시되어있다. 즉석에 철판구이로 만들어준 악어고기 요리는 어느 고기보다 육질이 연하고 냄새도 없는 담백한 맛이다. 쇠고기나 별미로 나온 Eland(영양)이나 타조고기는 초원을 뛰어다니던 야생이라서 그런지 푹 삶은 삼겹살, 연하고 부드러운 꽃 등심 먹던 우리 입맛에는 너무 질기었다.
파라다이스 사파라 파크 호텔은 한국인 전낙원 회장이 1974년도에 케냐 나이로비에 현지투자 법인으로 창업한 현지 호텔이다. 전 회장은 제주, 부산 인천 등에 파라다이스 호텔 체인을 구축한 사업가로 그는 한국에서 카지노의 대부로 불렸던 인물이다.
워커힐 카지노를 인수하여 시작하여 사업을 성공시킨 분으로 한국의 오십, 육십 학번 이전(以前) 세대라면 그 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74년 이후 호텔과 카지노를 개관해 케냐에서는 국빈급 대접을 받았다는 전설적 인물이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그 분의 사업 내용을 신문으로 접하고 참 대단한 분이라고 흠모하던 생각이 난다. 물론 그때에 해외여행은 특정인들만 할 수 있었던 대단한 특권이었다. 당시 영화관에서는 본 영화 상영 전에 흑백으로 펼쳐지는 대한뉴스에 지금은 North West항공으로 부르지만 ‘서북항공’으로 해설하던 시절이었다.
그의 영욕(榮辱)은 당시 한국 국내 신문에 간간히 보도되었다. 해외여행은 아무나 할 수 없었던 시절 한국인으로 아프리카 오지(奧地)에 그런 투자를 할 정도의 사업 안목을 가진 경영인으로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미래를 볼 줄 아는 인물이었나 보다. 호텔 종업원에게 현재 사장이 어떤 분이냐고 물어보니 아무개 씨라고 한걸 보니 아마 그분의 여식의 남편 즉 사위가 운영하는 2세 경영체제로 짐작된다. 객실이 240여개에 부설 카지노가 있고 그에 따른 여러 채의 부속건물들이 열대의 숲속에 넓게 자리 잡고 있다. 밤늦은 식사와 쇼 구경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오솔길 옆 야외 수영장의 수면위에 열대의 나뭇잎 그림자가 불빛을 받아 일렁거리고 있다. 같은 한국인으로 자랑스럽고 정감이 가는 호텔이다. 아무쪼록 그들 사업이 더욱 번창하여 한국의 좋은 이미지가 이 나라에 심어지기 바란다.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
금년에 월드컵 경기가 열렸든 곳. 경기를 치르느라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는 시원하게 확장 정비한 탓인지 도시가 무척 깨끗하게 보인다. 월드컵 경기 중 TV화면으로 지겹게 듣던 부부젤라 소리가 지금도 웅웅거리는 것 같다. 시내 중심가 어느 건물 옥상에 현대가 만들어 기증한 제일 큰 부부젤라를 설치되었다. 아마 세계에서 제일 큰 나팔이 아닐까? 우리말로 풀이 하자면 <나발>이 맞을까 <나팔>이 맞는 답일까? 월드컵 경기 때 한인 홈스테이 민박집 오
육십여 가구가 호황을 누렸다는 한인회 관계자 말이다.현지 가이드인 홍부기씨는 남부 아프리카 한인회 사무총장으로 봉사를 하며 프레토리아에서 자동차음향기기를 설치하는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며 부업으로 현지가이드를 하는 분이다. 20여 년 째 남아공에서 거주하며 기반이 잡혀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남아공 역시 기회의 나라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그곳을 방문하는 기회가 있으면 그 분께 연락 하면 저렴한 민박과 관광안내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분의 e mail 주소: bk153@hotmail.com)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을 받쳐주는 경제도시이다.
특이하게 이 나라는 수도가 세군데 있다고 한다. 행정수도는 프레토리아, 입법수도는 케이프타운, 사법수도는 블롬폰테인에 자리 잡고 있다. 사법수도 블롬폰테인을 제외하고 두 곳을 관광하였다. 한국이 행정수도 이전으로 국론이 분분한데 이곳을 견본삼아 연구하여 보았으면 하는 주제넘은 생각을 하여보았다.
남아공 행정수도 프레토리아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유니온 빌딩이 언덕위에 자리 잡아 위용을 나타내고 있다. 건물이름이 어쩐지 대영제국 냄새가 난다. 영국 국기의 일명 Union Jack이연상되는 아직도 영국 식민지의 때가 그대로 묻어있는 이름이다.유니온 빌딩이 자리한 언덕 아래로 내려와 건너편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일직선으로 하여 마주보는 언덕위에는 전쟁기념관이 있다. 먼 곳에서도 대통령 궁을 잘 보이도록 설계하였다.
워싱톤 DC의 링컨 기념관에서 건너편 아득히 보이는 국회의사당의 도시 설계와 비슷하다. 남아공은 북한(그때 우리는 그들을 북괴라고 불렀다)의 6.25 남침으로 한국이 어려운 처지일 때 UN군의 일원으로 공군을 파병하여 우리를 도와 준 16개 참전국 중 한 나라이다. 대통령 집무실 바로 언덕아래에 6.25사변 때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26명의 기념비가 있고 KOREA라고 큼직하게 새겨진 동판 안에 그들의 이름이 들어있다. 한국이 위기에 처하였을 때 목숨 걸고 도와준 그들의 영령 기념비 앞에서 한국관광객들은 ‘증명사진’ 찍기에 바쁘다. 사진 찍는 거야 좋은 일이지만 그런 곳에서는 사진 찍기 전에 먼저 짧은 묵념이라도 올리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다. 한인 가이드라면 최소한의 예절인사라도 인도하여야 할 일 이다.
남아공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 선 윤봉춘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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