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족은 케냐와 탄자니아 지방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아프리카의 한 부족이다. 우리에게는 흔히 ‘검은 대륙의 사자’, ‘전사들의 부족’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자와 정면 대결할 정도로 용맹하며 자존심이 강하고, 전통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창 유행하던 마사이 신발로 더 알려진 이름이다. TV에서 본 마사이족 부락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다. 사파리차량 가이드를 겸한 흑인 운전수가 호텔 앞에서 미리 와 기다리던 전통 마사이족 복장을 한 한 남성과 스와힐리어로 몇 마디 나누더니 우리의 차량에 올라 운전수 옆자리에 앉았다. 영화에서 본대로 그의 귀는 십 센티 정도 구멍을 뚫고 늘어져 전통한옥의 문고리보다 더 크다, 영어이름으로 <잔>이라고 소개한다. 나이는 40세이며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의 추장쯤 되는 모양이다. 영어도 곧잘 한다. 자기 마을로 관광객 한 무리를 인도하여 가는 그는 신이 나서 묻는 말에 곧잘 대답한다.
예상외의 수입이 들어오니 이 가뭄에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자기 소개로는 둘째 부인을 소 열 마리를 주고 맞이하였다고 자랑하였지만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들어 보니 소 4마리만 주어도 또 새 부인을 둘 수가 있다고 하니 그는 자신이 부자라는 것을 과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앞자리에 앉은 한국에서 온 중년의 아주머니가 흑인을 이렇게 가까이 보기는 처음이라며 그의 진기한 귀도 만져보고 목도 쓰다듬어 보고 피부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손도 만져보는데도 사십
대의 젊은 추장은 싫다는 표정이 없으니 아마도 그는 낯선 동양여인의 애무(?)가 싫지 않은 모양이다.
그 아주머니는 남편과 동행하지 않고 여자 친구들과 같이 온 싱글 여행자이다. 필자도 옆에서 보기에 재미있는 자리여서 농담으로 이 한국여인에게 소 열 마리를 줄 용의가 있는가 묻는다고 <잔>에게 통역을 하니 그의 입이 함박만 하게 벌어지며 YES이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렇지만 그 여인이 몇 살이냐고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다. 자기보다 더 젊은 여인이기를 바라는 남자의
‘심뽀‘가 그에게도 있는 모양이다. 마을로 가는 도중 땔감나무를 구하여 머리에 이고 내려오던 마사이족 여인들에게 그가 차창 밖으로 스와힐리 말로 무어라 소리치니 그 여인들이 머리에 이고 오던 땔감나무 다발을 그 자
리에 팽개치고 쏜살 같이 마을로 달음 질 친다. 관광객을 맞으려면 그들도 미리 준비를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추장은 그중의 한 여인이 자기의 둘째 부인이라고 자랑한다. 그들 마을 여인 십 여 명이 어느새 그들의 전통복장으로 갈아입고 마을입구에 한 줄로 늘어서서 노래와 춤을 선사한다. 그들의 마을을 방문하는데 우리는 한 사람 당 30 달러의 옵션 관광료를 추가로 부담하였다. 단순한 노동으로 단련된 그들이지만 그들이 노래 부르고 춤 출 때는 모두 행복하게 보였다.
서부 영화에서 백인들이 이동하다 야영 할 때면 마차를 둥글게 원을 기리고 숙영을 하는 것처럼 그들의 오목사리 집들도 둥그런 원으로 잇대어 지어놓고 밤에는 들판에서 치던 소떼를 그 마당 안에다 재운다. 맹수의 공격을 막을 성채이다. 안내를 받아 오목사리 집안을 살펴보니 원시의 삶 그대로이다. 오지여행의 다큐프로에서 많이 본 풍경이다. 아직도 이런 원시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있다.오목살이 집 구경을 하고 나니 서너 살에서 대 여섯 살 쯤 도이어 보이는 어린꼬마들이 일렬로 늘어서 유치원 선생님 같은 여인이 지휘하는 대로 그들의 동요와 에이 비 씨 디 이 에프...알파벳을 외우고 영어로 하나에서 스물까지 외운 영어실력을 보여준다. 스와힐리어만 사용하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영어공부를 시켰나 보다. 영어권의 관광객에게 보여줄 그들의 귀여운 재롱이다. 그러나 어쩌랴 저 순진하고 가난한 어린이들이 씻지를 못해 콧물은 흐르고, 눈꼽이 낀 까만 얼굴에 파리 떼가 엉기덩기 달라붙어도 가렵지도 않은지 쫓을 생각을 않고 커다란 눈동자만 깜박거리고 있는 모습을 볼 적에 나무나 측은하였다. 위생이란 관념이 있을 수도 없는 너무나 열악한 주거 환경이다. 이런 순서가 있는 줄 알았다면 그들 꼬마들 손에 쥐어 줄 학용품이나 하다못해 캔디라도 준비하였을 것을....
뉴저지 어느 대형교회는 이곳 마사이족 어떤 마을에 학교도 지어주고 선교사도 파송하고 나아가 신학교도 세우고 여름방학이면 해마다 수많은 교인들이 단기선교를 다녀온다는데 그런 곳은 아마 도심에서 가까운 곳일까 수소문 하여 찾아보고 싶었으나 바쁜 일정으로 생각으로 그쳤다. 현대 문명의 혜택을 외면하고 사는 이들의 생활을 보고 삶에 대한 많은 것을 생각게 하였다. 원시의 생활 속에서 궁핍을 모르고 사는 삶과, 모든 것이 편리한 문화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부족함과 스트레스 쌓인 생활과 어느 것이 행복지수가 높을까?
어린이 공연이 끝나니 앞서 땔감나무를 이고 오다 팽개치고 빠른 동작으로 민속복장을 하고 놀래와 춤을 보여주던 여인들이 어린이의 공연동안 뒷마당에 전을 벌려놓고 그들 민속 공예품을 사라고 한다. 예의상 아내는 그곳에서 목걸이 두 개와 무슨 장식품을 샀는데 나의짐작으로는 그들이 손수 만든 수제품이 아니고 어느 도매상에서 받아온 물건같이 보였다. 세상이 변하니 자연과 더불어
살며 사자와도 싸움을 한 자존심 강한 그들도 밖의 세상과 돈맛을 알아간다. 옛날 노예상들이 포획하지 않은 기피 종족이 마사이족 이였다는데, 그들은 백인에게 잡혀가면 자결로 자존심을 지켰다고 한다. 야생동물의 초원에서 나이로비로 돌아오는 길은 여행사측에서 고맙게도 경비행기로 이동하는 여정을 잡아 주어 12명 정원인 단발 소형 비행기로 짧은 시간 안에 편안하게 나이로비로 날아왔다. 파이롯은 몸집이 우람한 독일계 여자로 혼자서 조종하는데 육로로 다섯 시간을 황토 흙먼지 길을 고생고생하며 갔던 곳을 30분 만에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 한 켠의 경비행기 주기장(駐機場)에는 사파리지역까지 편안하게 짧은 시간 안에 가는 소형비행기 회사들이 많이 보였다. 하늘에서 보니 사파리 공원 안에는 wind sock(뜰채처럼 생긴 풍향계)만 달랑 걸려있는 작은 비행기가 이착륙 할 수 있는 비포장 간이 비행장이 군데군데 있었다.
백인에게 잡혀가면 자결로 자존심을 지켰다는 마사이족의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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