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올해 세계 최고기록 우승
한국 나흘만에 금메달 22개
‘마린보이’가 다시 한 번 힘차게 포효했다. 박태환(21)이 지난해 로마세계선수권대회서 부진을 만회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신기록이자 올해 세계 최고 기록으로 우승하면서 이번 대회 2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16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박태환은 3분41초53로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두들겨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이 종목 금메달을 땄다. 이날 기록은 자신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 세운 한국 기록(3분41초86)을 0.33초 단축한 것이며 지난 8월 어바인에서 열린 2010 팬퍼시픽선수권대회 때 작성한 올해 세계 랭킹 1위 기록(3분44초73)도 3초 이상 앞당긴 빼어난 기록이다. 비록 맞수 장린(중국)이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아시아 기록(3분41초35)에는 0.18초가 모자랐지만 장린의 기록은 당시 지금은 착용이 금지된 전신 수영복을 입고 세운 것이었다. 라이벌이었던 중국의 쑨양은 3분42초47로 2위, 장린은 3분49초15로 3위로 밀렸다.
중국이 자랑하는 중장거리의 간판 장린(22)은 초반부터 처졌고 최근 무섭게 떠오른 신예 쑨양(19)은 막판 무섭게 쫓아왔지만 워낙 멀리 앞서간 박태환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2번 레인에서 출발한 박태환은 출발 총성과 함께 가장 먼저 풀에 뛰어든 뒤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완벽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전 도하대회 3관왕이었던 박태환은 이로써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금메달이 5개로 들어 1980년대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박태환의 메달 추가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불과 1시간여 뒤 남자 400m 릴레이에도 출전해 동메달을 추가한 박태환은 17일 오전(LA시간 16일 오후) 벌어진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9초85를 기록, 전체 1위로 결승에 오르며 대회 3번째 금메달 사냥에 나섰다. 아시아 기록(48초49) 보유자인 후지이 다쿠로(일본)는 루즈우(중국)와 함께 나란히 50초25로 예선을 통과했다. 자유형 100m 한국 기록은 박태환이 2008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세운 48초94다. 박태환은 릴레이 400m 결승에서 대표팀의 마지막 영자로 나서 마지막 100m 구간을 개인 최고기록인 48초53으로 헤엄쳐 100m에서도 금메달 기대를 부풀렸다. 100m 결승은 LA시간으로 17일 새벽에 벌어진다.
한편 박태환 외에도 한국의 금메달 사냥은 대회 나흘째인 16일에도 쉬지않고 이어졌다. 체조와 볼링, 사이클에서도 ‘골드러시’를 이어간 한국은 이날 금 4개, 은 3개, 동메달 7개를 추가해 이번 대회 금 22개, 은 17개, 동메달 25개를 기록, 국가별 순위에서 중국(금 77, 은28, 동27개)에 이어 사흘 연속 2위를 지켰다. 일본(금15, 은34, 동29개)은 수영과 유도에서 금메달 1개씩을 추가하는데 그쳐 한국과 금메달 격차가 7개로 벌어졌다.
한국은 이날 체조에서 남자 마루운동에 나선 김수면(24)이 값진 금메달을 땄다. 김수면은 결선에서 15.400점을 획득, 강력한 우승후보인 중국의 장청룽과 동점을 받아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링에서는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 나왔다. 황선옥(22)이 여자 개인전에서 6게임 합계 1,395점(평균 232.5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이클에선 남자 대표팀이 4㎞ 단체추발에서 4분07초872에 결승선을 끊어 홍콩(4분10초859)을 제치고 우승했다.
하지만 이날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 남자탁구 단체전 결승에선 최강 중국에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또 초반 돌풍의 주역인 유도는 마지막 날 여자부 무제한급에서 김나영이 은메달을 따냈고 최민호와 정정연은 동메달에 그쳤다.
한편 북한은 이날 하루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사격 여자 25m 권총의 조영숙이 본선과 결선 합계 784.8(587+197.8)점을 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역도 77㎏급에서는 방금철이 인상과 용상 합계 348㎏으로 정상을 들어올렸다.
북한은 전날 남자 역도 69㎏에서 첫 금메달을 딴 김금석을 포함해 금 3, 은 6, 동메달 9개를 따 단숨에 종합 4위로 뛰어올랐다.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두른 채 환호하는 박태환. <연합>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태환의 활짝 웃는 모습과 2위에 그친 쑨양의 침울한 모습이 대조적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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