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창간11주년 기념(1978) 제1회 이민생활수기(넌픽션)공모전에
으로 우수작을 수상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 수필가 윤봉춘씨(사진), 2008년 수필집 <바람이 머무는 곳에>를 발간하는 등 한국일보에 활발히 원고를 써왔다.평소 유럽, 러시아, 스페인과 모로코, 그리스, 터키 등지에 여행을 즐겨 다니는 윤봉춘씨가 최근 아프리카를 다녀왔다. 케냐, 짐바브웨, 보츠와나, 남아공 5개국을 6월부터 7월31일 사이에 다녀온 아프리카 견문기를 6회에 걸쳐 소개한다. 대 자연의 신비에 감싸인 아프리카를 우리는 검은 대륙이라고 일컫는다.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고픈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유럽이나 남미대륙하고 달리
멀고먼 나라로만 여겨진다. 그곳에는 아직도 인류최초의 원시(元始)와 순수함이 남아있기도 하다.어떤 여행기(旅行記)를 읽다보면 인구, 면적, 기후, 언어, 화폐단위. 환율 등 복잡한 수치가 먼저 소개되어 독자는 읽기 전부터 머리 아픈 산술공부를 하여야 한다. 그곳의 일반적 개요는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안이기에 생략하기로 한다. 같은 지역이라도 백인
(百人) 백상(百想)이라 모든 사람의 감회는 각기 다를 뿐이다.
아프리카 중남부 이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SOUTH AFRICAN AIRWAYS가 장악하고 있어 아프리카 남부 어느 나라이건 거의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를 거쳐야 한다. 짐바브웨에 소재한 빅토리아 폭포를 가기 위하여 다시 남아공 국적기를 타고 빅토리아 국제공항에 내렸다. 시골의 초라한 간이역 수준라고 얕볼 생각은 전혀 없다. 나 자신 아득히 먼 날 8.15해방과 6.25사변을 겪으며 고생과 가난은 이곳과 비슷한 경험을 하며 성장하였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또 다른 대륙 남미의 가난한 여러 나라들을 보아 와서 인지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친다. 우리는 가난한 나라를 듣기 좋게 저개발 국가라고 부르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자부심으로 살아간다. 한참 소싯적에는 못사는 나라에 가면 우쭐한 우월감을 가졌지만 돌이켜 생각하여 보면 한 갗 부질없는 치기(稚氣)였나 보다.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인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지금 그의 동상이 폭포 인근에 두 개나 서 있다(다른 곳에 더 있는지 모르지만 필자가 마주친 것은 두 개만 보았음). 폭포는 너비 1.7 킬로미터와 높이 108 미터의 규모이다. 세계의 웬만한 명승지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지정되어있다. 낮 시간 내내 폭포 중간에는 무지개가 걸려있고 강줄기를 따라 걷다가 보면 우비 없이는 지나갈 수 없이 물보라가 폭우처럼 쏟아져 슬리퍼와 우장을 미리 준비하여야 한다. 물줄기 앞에서는 옆 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굉음이 인다. 이 폭포 하나가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먹여 살린다 할 정도로 관광객이 몰려들어 주변에는 근사한 호텔도 많다.
사진과 영화에서만 보았던 빅토리아폭포, 세계 3대 폭포 중의 하나,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설레던 마음이 다시 일렁인다. 황량한 아프리카 땅 황토 색깔로 이어진 평원 위를 자동차로 이동하다 멀리 보이는 오아시스처럼 숲이 우거지고 물안개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곳이 바로 그곳이다. 이과수 폭포가 알젠틴, 브라질, 파라과이 3개국에 걸쳐 흐르듯 빅토리아 폭포도 짐바브웨, 잠비아, 보츠와나 세 나라를 지난다. 나이애가라 폭포를 처음 보고 그 장관에 매료되어 나머지 두 개의 폭포를 언제 쯤 꼭 보아야 하겠다고 한 소원을 이제야 이루었다. 세계 3대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 브라질의 이과수폭포에 이어 이곳의 빅토리아폭포를 끝으로 폭포 순례 관광은 끝을 본 셈이다
물 마시러 나온 코끼리 가족
초베(Chobe) 국립공원
큰 관광지 주변에는 부수적으로 작은 볼거리들이 많다. 이틀 밤을 머무를 숙소는 KINGDOM HOTEL. 호텔에 체크인 하니 이곳이 아프리카인가 할 정도로 일류 호텔이다. 호텔에서 자동차로 5분만 가면 빅토리아 폭포가 있다. 이과수폭포만큼 광대하지는 않으나 산책로가 길어서 이 틀에 걸쳐 두 나라 쪽의 강안을 끼고 여유 있게 구경하기로 하고 여가 시간을 이용하여 노을 지는 잠베지강에서 유람선을 탄다. Zambezi River Sunset Cruise라는 안내처럼 석양을 앞두고 투어를 시작하여야 열대수림과 강과 노을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선착장 어구에 도달하니 영화에서 보던 혹인 남녀가 타조의 깃털로 만든 허리만 두른 옷차림으로 그들의 타악기를 연주하며 반기는 것을 보고 이제야 아프리카 대륙 어느 밀림지역으로 들어온 실감이 난다. 어느 해인가 러시아의 쎄인 피터스버그에 있는 ‘네바’ 강에서 유람선을 타던 풍경과 겹친다. 큼직한 유람선위에선 러시아 무희들은 6인조 악단에 맞추어 민속춤을 춤을 추고, 선상 승객들은 캐비어 알을 안주삼아 원산지 보드카 맛을 보던 유람선을 상상하였으나 이곳 선상유람은 그 배의 십 분의 일도 안 되는 작은 배로 선장 한사람과 쌀쌀한 날씨임에도 상하 옷을 벗고 가운데 허리만 가린 아프리카 전통 복장을 한 혹인 보조 한사람, 미니 바를 차리고 있는 바텐더 1인, 시중드는 흑인 여인이 두 명인 조촐한 작은 배다.
바의 선반위에는 무진장 공짜로 마실 수 있다는 고급 브랜드의 술병들이 십여 개 썰렁하게 놓여있어 이 십 여명의 일행 중 술에 탐닉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주스나 맥주 한잔 정도로 목들을 추긴다. 비슷한 크기의 유람선이 참참이 스쳐 지나치고 각기 다른 대륙에서 온 관광객들의 웃음소리만 석양지는 잠베지강 수면위에 원시(原始)와 고요함 어울려 잔잔히 퍼진다.
보츠와나에서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오카방고델타와 초베 국립공원(Chobe National Park)이다. 이 가운데 보츠와나의 북서쪽에 위치한 초베 국립공원이 보츠와나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공원이자 아프리카 대륙에서 야생동물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이란다. 잠비아 빅토리아 폭포에서는 불과 8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여행객의 발길이 잦다.
초베국립공원의 전체 크기는 1만2000㎢. 한 마디로 야생동물의 대규모 서식지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코끼리가 살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 서식하는 코끼리의 수는 무려 12만두에 이른다고 한다. 초베국립공원 코끼리들은 몸집이 크지만 상아가 무르고 어금니가 크지 않은 탓에 1970∼80년대에 코끼리를 대량 살상했던 밀렵꾼들의 손에서 벗어나 그 수가 많아졌다고 한다.아프리카 대륙의 어느 나라이건 그들 나름대로의 사파리 투어가 있다.
우리의 여행일정에 케냐에서의 육지 사파리 일정이 있어 오늘은 소형보트를 타고 강 언저리에서 볼 수 있는 수상 사파리를 한다. 더위를 피해 멱 감고 있는 하마, 강안의 습지 섬에서 서식하는 악어, 좀 멀리 떨어진 섬 가장자리에서 셀 수 없이 몰려있는 코끼리 떼들, 물소들의 무리, 물가로 내려와 물 마시는 흑 멧돼지 가족, 흑갈색의 덩치 큰 물소부부, 비가 많이 내리면 범람하여 침식당하는 강가에 쓸려간 뿌리가 뒤집힌 나무들의 잔해, 흙이 쓸려가고 나무가 쓸어져 떠내려가도 자연 그대로 방치 하는가 전혀 손본 흔적이 없다.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의 보호를 받으며 천수를 다하는 그들의 생애가 있는 동물의 왕국 촬영지인 이곳이 동물들의 천국인가 보다.엄청난 물을 쏟아내는 빅토리아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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