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현/M&T Bank Sr. Loan Officer
세간에 ‘타진요’라는 사건이 한국과 이곳 미국 교민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되었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연예인이 본국에서 학력 위조 논쟁에 휘말려 수년간 고생하다 경찰까지 개입되어서 이제야 진정이 되어간다.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한가지 짚어볼 것은 타블로라는 연예인의 미국에서 사용한 영문 이름이다. 미국식 이름과 한국식 이름이 여러 문서에 섞여 사용되었는데 아마 본국의 정서로는 좀처럼 이해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영문식 이름 표기 문제로 날마다 씨름하고 있다. 오늘은 우리가 사용하는 영문식 이름 표기에 대해서 한번 짚어본다.
필자의 이름은 ‘곽동현’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분명히 ‘곽’은 성이고 ‘동현’은 이름이겠구나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이것이 본국의 여권에 영문으로 찍히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사실 필자도 본인의 이름이 영문으로 언제 처음 작성되었는지 기억이 없다.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본인이 영문표기를 직접 작성했는지 아니면 여권을 만들 때 동사무소 여직원이 만들어 주었는지? 중요한 것은 당시에 그 영문 표기가 이곳에서 어떻게 사용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수년전 작성된 필자의 영무 이름은 ‘DONG HYUN KWAK’이었다. 여권에 이렇게 찍혀있으니 이곳에서 운전 면허증이나 크레딧 카드를 만들 때 여권과 동일하게 ‘DONG HYUN KWAK’을 사용했다. 이후로 이곳에서 내 이름은 ‘동현’이 아니라 그냥 ‘동’이 되었다. 모든 관공서에서 ‘DONG KWAK’이렇게 부르는 것이었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 다음부터는 의도적으로 ‘DONGHYUN KWAK’으로 표기를 했었다. 이렇게 수년을 사용하다 은행에서 융자 일을 하게 되어 크레딧을 뽑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크레딧 기록 속에 필자가 상용했던 이름들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필자의 이름이 무려 4가지로 사용되고 있었다. ‘DONG HYUN KWAK’, ‘DONG KWAK’, ‘DONG H. KWAK’ 그리고 ‘DONGHYUN KWAK’. 다행히 이름이 좀 독특해서 그런지 다른 분과 혼용된 기록은 없었다. 그럼 이제 크레딧 상에 이런 이름들이 어떻게 혼용이 되는지 알아보자.
1.형제간에 중복 크레딧
크레딧 리포트에 이름으로 발생하는 문제 중 가장 큰 것이 크레딧상에 본인 기록이 아닌 것이 올라와 있는 것이다. 특히 혼용되는 것 중 형제간의 기록들이 많다. 만약에 이름에 돌림자를 사용하는 가정에 자녀 셋이 있는데 ‘김영수’, ‘김영호’ 그리고 ‘김영애’ 라고 하면 이들의 이름은 영문으로 한자식 표기해서 사용했을시 이들 모두가 ‘YOUNG KIM’으로 혼용 될 수가 있다. 비슷한 이름에 주소까지 동일하면 크레딧 카드를 만들거나 융자를 받을 때 설령 본인은 이름을 제대로 표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카드사 직원들이나 이들 자료를 받아서 옮기는 크레딧 회사들의 직원들의 실수로도 크레딧이 혼용되기가 십상이다.
일례로 지금 융자 신청하는 고객이 있는데 이 고객은 분명 첫 주택 구입자이다. 그런데 크레딧을 떼어보니 크레딧상에 모기지 융자 받은 것이 올라와 있었다. 필자가 깜짝 놀라 이것이 누구것인지 추적해 보니 고객의 형의 것인데 이름이 비슷하여 동생 크레딧에 올라와 있었던 것이었다. 다행인 것은 형이 크레딧 관리를 아주 잘하여 고객의 크레딧이 무려 800점대에 육박했다. 젊은 고객이 짧은 기간에 아무리 크레딧 카드나 자동차 페이먼트를 잘 관리해도 얻기 힘든 점수였는데 이유는 형의 모기지 페이먼트가 수십 개월 동안 한번도 연체되지 않고 꼬박 꼬박 잘 갚은 이유에서였다. 이런 경우는 형이 모기지 페이먼트를 하고 있다는 증빙인 12달 페이먼트 기록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형이 융자받은 ‘NOTE’(융자 약정서)를 보내 그 융자 기록이 본인 것이 아님을 증빙을 하고 크레딧 회사에 그 기록의 삭제 요청을 해야 한다. 이때 고객이 조심스레 물어온다. 혹시 형의 기록을 빼게 되면 본인의 점수가 내려가는지? 다행히 이번 융자에 크레딧 점수는 변동이 없다. 하지만 그 기록이 원래로 조정이 되면 약간 영향을 받을 것이다.
2.비슷한 이름은 타인의 크레딧
앞서 가족 간에 크레딧 혼용은 그래도 수정하기가 수월하다. 그런데 한 콘도에 비슷한 이름의 세입자들의 크레딧이 혼용된 것은 그 수정이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특히 한인들의 밀집지역의 콘도에서 이씨, 김씨, 박씨 성을 가진 고객들은 비슷한 이름들이 수도 없이 많다. 필자의 은행 직원들 조차도 한국사람 절반이 LEE아니면 KIM이냐고 물어오니 말이다. 이런 고객들이 이름을 한자씩 뛰어 사용하면 주소는 동일하고 콘도 호수만 다른 크레딧상 중복이 수도 없이 발견된다. 형제도 아닌 완전히 남의 크레딧이 내 기록에 들어와서 자라고 있으니 이 얼마나 황당하고 불안한가? 일례로 지금 고객 한분이 융자를 신청하고 있는데 이 고객은 본인 크레딧이 750점은 충분히 넘을 것이라 자신을 했다. 흔한 이름을 가진 고객이라 약간 걱정을 하며 크레딧 조회를 했는데 250달러 전화요금 콜렉션 기록이 나왔다. 다행히 크레딧 회사 한곳에만 콜렉션
이 올라와 있어서 융자에 있어서 크레딧 점수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이 콜렉션 기록이 처리가 되어야만 융자를 할 수가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콜렉션 비용을 지불하면 되나 이럴 경우 크레딧 상에 수년간 이것이 본인의 콜렉션으로 남는다. 이것을 처리하기 위해선 우선 크레딧 회
사의 편지로 경찰에 크레딧 혼용 리포트를 받아서 콜렉션 에이젼트에 제출을 하고 그곳으로부터 이 건이 본인 것이 아니라는 편지를 받아서 다시 크레딧 에이전트로 편지를 보내 이 기록을 지워 달라고 요청을 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이 필자의 몫이다. 워낙에 이런 경우가 많으니 이제는 필자의 은행의 융자 프로세서나 심사관들도 한인 고객들의 이런 사항들에 대해서 좀 익숙해져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3.이름의 수정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들의 이름이 미국의 정서와 맞지 않아서 고객들은 종종 시민권을 딸 때 등을 이용해 공식적으로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 퍼스트 네임을 영어로 하고 한국 이름을 이니셜로 미들 네임으로 하는 경우거나 간혹 미들 네임을 영어식임을 끼워 넣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 중요한 것은 이름을 바꾸고 난 뒤에 꼭 크레딧 점검을 해 봐야 한다. 예전 이름으로 사용되었던 크레딧 기록이 그대로 바뀐 이름으로 전송이 되어야 되는데 최근 몇몇 고객들의 융자 중에서 새로 바뀐 이름에 크레딧 기록이 하나도 전송이 되지 않아 애를 먹은 경우가 있었다. 이름을 바꾸기 전에 크레딧 기록을 보관을 하고 이름을 바꾼 뒤 몇 개월 지나 크레딧을 뽑아서 혹시라도 누락된 기록은 바로 잡아 놓아야 후에 갑자기 당하는 불이익을 줄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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