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절스 캐처 최현의 리틀리그 팀메이트였던 제이슨 강
레드삭스 지명 3개월 만에 트리플A 초고속 승격 "곧 만나자"
메이저리그 ‘최강’ 대결이 기대된다. 최소한 한인들에게는 뉴욕 양키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결승대결보다 재미있을 시나리오가 연출되고 있는 중이다.
한 동네야구 리틀리그 팀에서 미국 프로야구 선수 2명이 나온다는 게 보통 드문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 2명이 모두 한인이라면 더욱 기적 같은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 있다. 지난 9월 빅리그 구단의 부름을 받은 LA 에인절스 캐처 최현(22·미국명 행크 콩거)의 리틀리그 팀메이트였던 제이슨 강(22·한국명 강현주)도 지난 6월 초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된 후 3개월 만에 트리플A까지 오른 초고속 승격으로 메이저리그 진입 가능성을 밝혔다.
꼭 야구선수로 커서 메이저리그에서 만나자던 두 꼬마의 꿈이 현실화되기 직전까지 온 것으로 이들은 말 그대로 빅리그 ‘최-강 대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회사원인 아버지 강형범(55) 씨와 어머니 강순복(50) 씨의 3남 중 둘째인 제이슨 강은 대학부터 갔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최현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 이유는 본의 반, 타의 반이었다. 제이슨 강은 최현처럼 어렸을 때부터 체격이 크질 않아 금방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현처럼 하이스쿨을 졸업하면서 당장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뽑히지도 않았고, 스포츠로 유명한 메이저 대학의 장학금 제안이 쏟아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학업에도 충실했던 덕분에 포모나-핏저 칼리지로 진학, 대학교육부터 받으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이어갔다. 그만큼 야구가 좋다고.
‘디비전 3’ 대학야구에서는 팀의 간판타자에 클로저로도 발군의 활약을 펼친 스타 플레이어로, 제이슨 강은 결국 레드삭스 스카웃의 눈에 띄어 지난 6월 드래프트 45라운드에서 지명됐다. 그리고는 3개월 만에 트리플A까지 오르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제이슨 강은 스피드와 수비가 좋은 재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3개월 만에 트리플A까지 승격된 비결은.
▲올해 레드삭스에 전체적으로 부상이 많았다. 하지만 능력이 안 되는 선수를 올려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레드삭스에서는 내야수로 키운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는데 투수에 대한 미련은 없나.
▲길게 보면 내 포지션은 내야수가 맞는 것 같다. 체인지업이 좋지만 빅리그 타자를 압도할 만한 스피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말은 하나.
▲다 알아듣고 조금은 읽고 쓸 줄도 안다.
-한국 음식은 좋아하는가.
▲두부, 갈비, 냉면 등 한국음식을 아주 좋아 한다.
-최현과의 관계는.
▲8살 때 처음으로 만났고 최현의 아버지가 우리 팀의 코치였다. 12살 때 서부 리전 결승까지 올라 화제가 됐고, 우리를 꺾은 워싱턴주 뱅쿠버 팀이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나갔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좋은 부모를 둔 덕분이다.
-최현과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맞붙을 날을 기대하는가.
▲어렸을 때 서로 항상 하던 말이다. 꿈이 이뤄지면 좋겠고, 둘 다 아메리칸리그 팀 소속이라 가능성은 있다.
-자신을 어떤 선수라고 평가하는가.
▲어렸을 때부터 내가 베이스에 오르면 최현이 한 방으로 불러들였던 것처럼 나는 내 스피드를 이용, 자주 출루하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여러 포지션을 뛸 수 있는 것도 내 장점이다.
-다시 해도 대학부터 가겠는가.
▲당연하다. 대학교육도 일생 한 번의 기회로 특히 나는 대학이 신체적인 조건이 좋아졌다. 또 야구선수로 대성하지 못해도 좋은 졸업장이 있다. 여러 모로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경험을 했다고 본다.
-야구선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노력은 기본으로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인 의견에 신경 쓰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특히 나는 항상 체격이 작아 “안 된다”는 소리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박찬호와 추신수에 어떻게 생각하고 WBC 때 한국팀에 대한 인상은.
▲박찬호가 한국인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그리고 추신수는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잘 하는 선수로 한국인 포지션 플레이어의 성공을 본 기분이 너무 좋다. WBC에서 한국팀을 보고 받은 가장 짙은 인상은 그들의 ‘사이즈’였다. 한국 선수들의 체격이 그렇게 좋을 줄은 미처 몰랐다.
<이규태 기자>
리틀리그 때 최현(왼쪽)과 제이슨 강의 모습.
제이슨 강이 레드삭스 산하 트리플 A 포터켓 스피너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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