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경제관련 뉴스에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끌던 주택차압절차 중단사태가 본격적으로 미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지난 주말,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모기지 체납자들에 대한 주택차압 절차 진행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BOA 측은 차압담당부서의 직원들이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일부 체납자들에 대한 주택차압 절차를 시작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전국 50개 주에서 진행 중인 차압절차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내부감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결국 지난해부터 주택차압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미리 예견한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고 한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한번 살펴보면, 모기지 은행에서 주택 압류시 서류처리를 규정에 맞추어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거나, 관련서류들을 절차대로 읽어보거나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증절차도 생략한 채, 서둘러 압류 처리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팔아버리는 일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차압담당 부서의 직원 한 사람당 한 달에 주택압류를 처리서류가 평균 7,000건에서 8,000건이었다고 하니, 이는 한 달에 휴일을 빼고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경우에 직원 한 사람당 하루에 350건에서 400건의 서류를 처리해야 했다고 한다. 이렇게 엄청난 업무량을 앞에 두고 어떻게 서류를 제대로 검토나 했었을까? 넘어오는 서류를 보지도 않고 사인만 했어도 시간이 모자랐을 것이다.

이는 BOA 뿐만 아니라, JP 모건 체이스와 GMAC 모기지 은행에서도 이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미 전국 각 주에서 수십만건에 이르는 주택 압류 절차가 전면 중단됐으니 기타의 수많은 소규모의 모기지 은행에서도 같은 유형으로 인한 차압중단 사태가 뒤따를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차압으로 주택을 잃어버린 수많은 주택소유주의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고, 주 검찰들이 같은 방법으로 모기지 은행들을 소송을 한다면 향후에는 결국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 차압을 실행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 발생의 원인 중 하나는 모기지 은행들이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손해를 줄이기 위하여 서류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속전속결방식으로 처리하였음에 있다고 보는 견해이어서, 법원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한다면 법원이 법원의 판결로 주택압류 절차를 무기한 중단시키거나 모기지은행에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을 판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은행자체의 손실도 손실이거니와 은행의 투자자들에게도 대단한 손실이 발생되게 되어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온 미국의 경제 회복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태에 대한 걱정도 걱정이지만 필자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내용에 대하여 항상 큰 불만이 있다. 몇 달전 부동산칼럼을 통하여 미국의 모기지 은행에 대한 주택압류에 대해 그 불만을 기고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평범한 월급 생활자인 개인에게 ‘주택’이란 단지 살고 있는 주거공간이란 개념을 넘어선, 가족 전체를 위한 유일한 휴식처이며 국가와 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한 생활 근거지이다.

이러한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하여 오랜 기간 저축해 둔 자금으로 가까스로 마련한 ‘정말로 귀하고 귀한 내 집’을 단지 3개월에서 6개월, 은행에 내는 월 페이먼트가 밀렸다고 해서 바로 주택자금을 빌려준 은행에서 그 집을 통째로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린다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은행은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국가가 인정한 고리사채대금업자라고 이야기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필자의 생각이 너무 한국식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화가 난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차압에 대한 절차가 잘못되었다고 부랴부랴 주 검찰을 동원하여 차압을 중단하고 분주하게 설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근본적인 모기지 시스템의 문제점을 처음부터 살펴서 불합리한 부분은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다음 주에는 주택차압 중단사태에 따른 영향이 우리들에게 어떻게 미칠 수 있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661)373-4575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