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흩어진 로만시대 흔적·역사 잘 보존해
다시 카펫을 많이 파는 시장통을 지나 높은 시계탑과 분수가 치솟는 큰 길로 나오니 한시간이 지났고 약10분간 대로변의 시민들의 표정도 보고 사진도 찍고 또 불란서 식민지 시대 때 지은 건물 중 제일 큰 것으로 남아있는 디폴 성당안도 보았다. 이 성당에는 불란서의 외인부대에서 이름도 모르게 죽어간 튜니시아인의 무덤도 있다고 했다. 택시운전수는 우리들의 머리수를 세
고 그곳에서 멀지 않는 바르도 (Bardo) 박물관에 가 우리를 내려놓고는 2시간의 여유를 주며 다음 행선지는 카르타고 (Carthage) 루인스 (Ruins)지라고 알려준다.
이 바르도 박물관은 벽화의 인물화는 물론이고 벽, 천정, 마루 등에도 색깔 다른 네모진 돌이나 사기들을 붙여 아름답게 장식한 내부 장식품과 모자이크 된 예술품을 모아둔 좀 특이하고 이 분야에서는 으뜸간다는 박물관이다. 화폭을 보는 듯 사실적으로 조형된 이 예술품들은 보존이 영구적이며 특히 로만들은 실내장식용으로 많이 사용한 모양이다. 600년의 로마제국 지배하에 있던 이곳은 모자이크 예술이 크게 발전한 곳이라고 하며 실제로 2,000년 전의 생활상을 증언 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이슬람뿐만 아니라 초기 기독교의 예술작품도 소장하고 있다. 건물은 18세기에 튜니시아를 지배하던 오토만 왕국의 총독관저라는데 규모도 컸지마는 석고로 조각된 돔의 천정과 벽 등 내부를 수려하게 꾸며 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어제 월요일은 문을 닫았다니 하루일찍 왔으면 좋은 구경 못하고 갈뻔 했네.’
자기들 것이나 침략자의 것이나 사방에 흩어져 있는 흔적과 유물을 잘 보존함을 보면 튜니시아는 역사의 인식이 타 아랍국이나 아프리카국보다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을 했다. 택시는 튜니스를 빠져 나와 카르타고 왕국의 도읍지인 카르타고 루인스에 왔다. 카르타고 왕국은 서남부 지중해의 큰 해양국으로 두개의 인공 항만도 만들고 도시를 둘러싼 성곽도 지었다. 6세기에 걸친 몇 번의 큰 전쟁으로 이 카르타고국은 다 파괴 되었고 우리는 이 폐허를 구경차 왔다. 입장료는 카메라 반입료와 같이 달러로 표시하고 표는 현지 돈 디나를 주고 사야하니 매표소 옆에 있는 상점에 가 줄을 서고 환전을 하는데 환전한 달러가 매표소에 표시된 달러수보다 훨씬 많았다. 바르도 박물관에서도, 터키의 에배소에서도 같은 식이였다. ‘오토만국의 터키인들로 부터 배운 모양이네.’
광활하고 황량한 역내는 포에니 지역과 로마 지역으로 구별되어 있는 모양이고 2,000년 동안 부서진 채 남아있는 궁궐과 집터와 여기저기 서 있는 기둥들을 멀리서 본다. 이곳에서 나온 돌들은 튜니스와 다른 도시들의 건설에 쓰였다고 하니 몇 천 명의 노예들이 몇 백 년간 고통 속에 채석한 것들이 귀한 초석으로 쓰여져 다행이다. 1985년에 로마 시장과 카르타고 시장이 2100년만에 처음으로 평화조약에 서명 했다고 하며 베를린 (Berlin) 시장은 자기는 반달족 후손
이 아니라며 사죄의 발을 뺐다고 한다.
택시는 카르타고 신 시가지 외곽에 있는 대통령 관저를 지나 또 다른 카르타고 왕국의 유물인 인공의 둥근 테 (Annulus)형의 전함항과 직방형의 상업항이 있는 곳에 왔다. 현지의 모형도와 남아있는 둥근 수로를 보니 당시의 카르타고 전함 규모나 그 수가 대단 했음을 알수있고 여기는 질서 있고 좋은 피항지가 될 수 있었겠다고 느꼈다.카르타고시에서 북쪽의 해변에는 시디부사이드 (Sidi Bou Said)라는 소읍이 있고 지중해를 높은데서 보고 있는 수목이 울창한 이곳은 경치가 수려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란다. 운전수는 마지막 한시간을 주며 상가와 음식점이 많은 복잡한 길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좁은 코블스톤의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해변 쪽으로 올라오니 아프리카보다는 지중해변에 있다는 생각이 더 들고 유럽풍 우아한 빌라들이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희랍의 산토리니처럼 건물 색깔은 흰색 대문과 창문의 셔터는 청색이 주종이나 집이 크고 대문과 창문의 창살 등이 분홍으로 장식돼 있었지마는 이쪽이 덜 인상적이다. 유럽에서 거장의 화가들이 자주 찾아와 명화들을 많이 생산한 곳이란다. 기념품점이 많았고 남아있는 디나를 다 주고 사막의 장미라는 사하라에서 나오는 돌덩이장미 하나를 받았다.
색깔은 멕시칸 같고 몸집은 유럽인 같은 운전수가 야자대추 말린 것을 나눠 줘 앞니로 깨물어 보고 먹었다. 넓직하게 잘 포장된 제법 신호등도 많은 길로 배가 있는 부두로 돌아오니 3시 반이 넘었고 우리는 2유로나 달러를 더 거둬 운전수에게 팁으로 주었고 운전수의 입은 함박같이 벌어졌다. 튜니스는 아무래도 우리가 생활하기에는 불편한 곳이나 전국에 흩어져 있는 로만시대 때에 이미 융성하던 도시들도 많고 또 잘 보존 되어 있으며 사막에서만 찾을 수 있는 풍경들도 많고 수많은 야생의 꽃들과 새들, 야자수 등 열대자연의 신비로움을 찾아보기에는 좋은 곳이라 생각되며 한번 더 올수 있기를 바랬다. 배는 4시 반 정각에 다시 시칠리의 팔레르모항을 향해 출발 했고 9층의 풀장 옆에서는 튜니시아 음식의 뷔페를 차려 놓아 우리도 가서 먹었는데 팔마의 음식과 무엇이 다른지 구별이 잘 안된다. 8시에 있는 색소폰 독주를 들었다. 내일 팔레르모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마나님과 의논하니 이번에는 성당이다 궁궐이다 루인이다 박물관은 그만 보고 시외로 나가 사람 사는 모습이나 보자고 한다.
그래도 나는 성당 두개를 더 볼 참이다. <계속>
튜니스의 바르도 박물관은 벽, 천정, 마루에 색깔 다른 네모진 돌과 사기들을 붙여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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