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싱가포르 일 년의 날씨를 물으면 세 종류의 날씨가 있다고 표현한다고 했다. 바로 hot, hotter, hottest. 아마도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를 묻는 사람에게는 마크 트웨인 작가의 묘사로 알려진, “The coldest winter I ever spent was a summer in San Francisco."의 표현이 가장 적절하지 않은가 한다. 자신이 겪었던 가장 추운 겨울은 샌프란시스코의 여름 이었다라고. 사실 이 표현의 출처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실제 샌프란시스코 여름 날씨가 알라스카보다도 지금은 겨울인 호주보다도 추울 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바닷가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난주는 정말 추운 날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연중 서늘하고 시원한 날씨가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이다. 그런데 어제와 오늘 보기 드문 더운 날씨에 당황스럽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적응하는 일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제 전 지구가 겪고 있다고 하는 이상 기후가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님을 감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구가 전체적으로 따뜻해지면서 세계 각국에 이상 기후 현상이 보이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은 대기와 대양의 온도, 빙하의 분포 정도, 해류, 식생, 화산 분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구 환경을 구성하는 이러한 요소들 간 에너지 순환을 불균형하게 만들고 급격한 기후 변화를 불러온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온도는 평균 0.7도가 올랐다. 만약 지구 온도가 2도가 올라도 빙하의 소실과 함께 지구의 자전 주기의 변화, 급격한 해류의 변화 등 예측할 수 없는 대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한다. 지구 온도는 지난 10여 년 동안 특히 가파르게 올랐고, 그에따른 폭우, 폭설, 가뭄, 사막화, 오존층파괴, 산성비, 생물종 감소, 해수면 상승, 물 부족, 질병 등의 기상이변을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겪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 기후 협약도 그렇다만할 구체적인 성과를 보지 못하고 마무리 지었다. 지구적 환경 문제의 시급성을 하루 빨리 전 세계적으로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그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전 지구촌 마을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우리들의 자각일 것이다.
불교의 자비는 바로 동체대비에서 비롯된다. 즉, 다른 생명과 나와 한 몸이라는 생각에서 비롯한 자비의 마음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준다는 마음, 받는 다는 마음이 없이 자비를 실천한다. 내 몸이 병들어가고 있는데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묻고 누구에게 그 해결책을 물을 것인가!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를 다른 사람이나 국가에 미루지 말고, 우리는 자신의 작은 노력에서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 영향이 비미해도 괜찮다. 다만 한 생명을 이루고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나의 책임을 다할 뿐이다.
자비를 실천할 때 나는 ‘힘 미치는 대로’ 라는 소태산 대종사의 말을 떠올리곤 한다. 세상에서 내가 하늘과 땅과 세상의 수많은 생명들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고자 할 때, 소태산 대종사는 내가 은혜 입은 내역을 자상히 알고 내가 은혜를 갚고자 할 때 ‘힘 미치는 대로’ 최선을 다해서 보은을 하라고 당부한다. 내가 현재의 자리에서 힘이 닿는 것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는 것이다.
‘힘 미치는 대로’ 실천하는 것에는 변명이나 다음으로 미룸이 없다. 그냥 지금 현재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다. 수도꼭지의 물을 함부로 틀어 놓고 물을 쓰지 않고, 가능한 내가 사용하는 에너지양을 줄이고, 이면지를 사용하고, 분리수거를 잘하고, 가능한 일회용을 쓰지 않고, 가능한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나 도보로 움직이고, 가능한 적당히 먹는 일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현재에 실천하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행해지는 저탄소 성장 운동에 관심을 갖고 어떤 일들이 탄소량을 줄일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오늘도 ‘힘 미치는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 지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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