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결혼 사진을 찍는다. 이혼한 부모를 모시고 올리는 결혼식 사진도 찍는다. 형편이 안되는 가난한 연인들의 결혼 사진도 찍는다. 그리고는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을 살펴본다. 그중엔 이혼한 부부도 있고, 교통사고로 사별한 부부도 있다. 다시 재혼하는 부부의 결혼 사진도 찍었고, 세번째 결혼하는 사람들의 사진도 찍었다. 이혼한 부모를 모시고 올리는 결혼식엔, 사진찍기가 힘들 때도있다. 결코 두사람이 가까이 서려고 하질 않는다. 사랑에 곰팡이가 쓸어 증오로 변했나보다.
결혼식엔 주례가 신랑 신부 양쪽에게 “괴로우나 즐거우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에도, 풍족할 때나 가난할 때에도, 죽음이 갈라 놓을 때까지 동고동락할 것이냐?”고 묻는다. 신랑과 신부의 답은 “그러겠습니다. (I do!.)”이다. 그 약속이 언제까지 지켜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사랑은 개개인의 결단이다.
결혼을 하면, 빨래해서 잘 개어주시고 밥해주시던 부모 곁을 떠난다. 그 무한정 사랑을 베풀어 주시던 부모의 역할을 배우자가 떠맡아서 해주기를 바란다면, 파란만장한 결혼 생활이 예고된다. 자신이 배우자의 부모님 역할을 대신 해야된다고 생각하면, 잘 내디딘 결혼 생활의 첫걸음이다.
결혼은 동업이다. 동업자 간에는 신뢰가 있어야한다. 어느 두 사람이 동업해서 조그만 식품점을 운영했는데, 그 중 한사람은 자기 자녀가 가게를 찾아오면 사탕, 과자에다 아이스크림까지 마구 공짜로 쥐어준다. 그 사람의 동업자는 급기야 불평을 하게되고 가게를 팔게 되었다. 동업자 사이에 한쪽이 이기심을 내세우면, 동업이 될 수가 없다. 부부 간에는 신뢰가 있어야하며, 특히 재정 문제에 있어서는 교회보다도 더 투명해야 한다. 이혼 법정에서 보면, 서로 한푼이라도 더 가져 가려고 다툰다. 이혼할 때, 재산의 반을 가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변호사와 함께 각각 삼등분된다. 악덕 변호사를 만나면, 자신의 지분이 그 마저도 안된다.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보다는 자신이 먼저 변하려는 노력이 더 쉽다. 항상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가정이 삐걱거리게 된다. 나의 가슴에 상대방도 함께 숨쉴 틈을 허용해야할 것이다.
부부 간의 대화에서도 신혼 여행 때의 말투를 그대로 지닐 수만 있다면, 항상 신혼의 결혼 생활을 누릴 수있을 것이다. 매일 결혼 반지를 보며, 결혼식 때 서로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던 모습을 상기시킨다면, 주름진 배우자의 얼굴이 아직도 청순해보이지 않을까? 신혼 여행에서 돌아와서 첫 다툼을 할 때, 신혼의 꿈은 깨어진다. 이제 갈등의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결혼 서약을 지킵니다 (I still do!)”라는 결혼 세미나에 참석했었다. 젊은 부부, 늙은 부부할 것없이 만원이었다. 세미나가 끝났을 때에는 참석자들에게 차창에 부칠 “I still do!”라는 스티커를 하나씩 나눠줬다. 그 후로, 운전할 때면 한번씩 쳐다보게 되었다. 직장 동료들이 차를 타면, 그 스티커를 보고 “아직까지 무엇을 한다는 말이냐? (What do you still do?)”라며 놀린다.
인터넷의 “나는 당신을 나의 아내로 맞이하여 / 내가 기쁘고 즐거워서 삶이 아름다울 때 뿐만 아니라 / 내가 슬프고 괴로워서 삶이 지겹고 원망스러울 때에도 / 내가 편안하고 안정되어 내 생활이 만족스러울 때 뿐만 아니라 / 내가 어렵고 낙심되어 내 생활이 힘겹고 부끄러울 때에도 / 젊고 건강한 당신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때 뿐만 아니라 / 늙고 병든 당신의 주름진 두손을 잡을 때에도 / 생기있고 밝고 맑은 당신의 두눈을 보고 있을 때 뿐만 아니라 / 삶에 지쳐 힘들어 우울함에 눈물이 고인 당신의 두눈을 바라볼 때에도 / 어떠한 시간, 어떠한 환경, 어떠한 모습에든지 / 나의 하나님이 나의 삶 속에서 그러하시듯이 동일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 동일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품어주며, /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당신과 함께 할 것임을 / 하나님과 회중 앞에서 엄숙히 서약합니다.” 라고 한 어느 신랑은 “ 4년이 지나서도 잘 지켜지고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그런데, 결혼 후 수십년 지난 우리는 한바탕 크게 싸우고 나니, 그 “I still do!”라는 스티커가 마누라 차에서 자취를 감춘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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