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생활은 크레딧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수에 따라 크레딧카드에서 자동차 융자, 모기지 대출까지 승인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며 적용되는 이자율도 천차만별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크레딧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고의 크레딧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노하우와 크레딧 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굿 크레딧 비결 따로 있나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에 거주하는 60대 딕·브랜다 휴즈맨 부부의 크레딧 스코어는 818점. 모두가 부러워하는 꿈의 점수다. 남편은 공군에서, 아내는 교직에서 은퇴한 이 부부의 크레딧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페이먼트 청구서는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납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크레딧 스코어 구성 비율 중 페이먼트 납부 기록은 가장 큰 비중인 35%나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좋은 크레딧을 유지하려면 페이먼트를 꼭 제 때 납부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크레딧 스코어가 750점이 넘는 소비자도 한 번만 연체하면 100점 가량이 마이너스된다.
이 부부가 중시하는 또 한 부분은 크레딧 리밋. 절대로 크레딧카드 상한액의 10% 이상을 지출하지 않는다. 크레딧 카드 상한액이 3만달러라면 3,000달러 미만의 부채를 유지하는 셈이다. 크레딧 리밋은 크레딧 스코어 구성 비율 중 3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도 요즘 같은 신용위기 시기에는 10%가 가장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말한다. 어쨌든 비교적 좋은 크레딧을 유지하려면 20%는 넘지 말아야 한다.
크레딧 스코어가 806점인 40대 의사 리랜드 림의 경우 2년 전 홈에퀴티론을 재융자하면서 크레딧 스코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새로운 것도 알게 됐다. 바로 부채의 종류에 따라 크레딧 스코어에 반영되는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갚아나가는 몇십만달러의 모기지를 페이오프하는 것보다 매월 주기적으로 납부하는 크레딧카드 부채 몇 천 달러를 상환하는 것이 점수 측면에서는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25만달러 모기지를 다 갚았다면 크레딧스코어는 5~10점이 추가되지만 몇천달러 크레딧카드 부채만 다 갚아도 100점이 상승된다.
크레딧 스코어가 818점인 딕 브렌다 휴즈맨 부부는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크레딧을 체크하고 크레딧 리밋의 10% 이상은 지출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 크레딧 스코어는 어떤가.
크레딧 스코어는 트랜스유니온, 에퀴팩스, 익스피리언 등 3대 크레딧 기관이 각 개인들의 신용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이를 토대로 점수화 한다. 최저 300점, 최고 850점에서 결정된다.
‘FICO’ ‘카드레이팅스 닷컴‘ 등에 따르면 점수대별 인구 비중은 750~800점이 19%로 가장 많으며 최상위 800~850점도 18%나 된다. 700~750점(16%), 650~700점(12%), 600~650점(12%), 550~ 600점(10%), 500~550점(9%) 순이었으며 500점 미만도 7%로 집계됐다.
크레딧카드, 자동차 융자, 모기지 대출 등의 승인 여부와 이자율 책정은 모두 크레딧 스코어에 달려 있다. 부문별 커트라인을 보면 자동차 융자의 경우 500점(이자율 19.1%), 모기지 대출은 620점(이자율 5.9 %), 크레딧카드 승인은 660점(20%)이다. 자동차 융자의 베스트 이자율로 여겨지는 5.3%를 받으려면 720점은 되어야 하고 740점인 소비자는 7.5%대 크레딧카드 이자율이 가능하다.
크레딧 스코어에 따른 이자율 차이는 얼마나 될까. 예를 들어 740점과 660점의 경우 크레딧카드 이자율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머니 매거진에 따르면 30만달러를 30년 고정 금리로 대출 받을 경우 크레딧 스코어 최상위층은 한 단계 낮은 소비자에 비해 1만4,200달러, 두 단계 낮은 소비자에 비해서는 2만5,600달러를 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 등 대출기관들이 요구하는 크레딧 스코어는 더 높아지는 추세다. 요즘의 750점은 2~3년 전 700점과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탑클래스의 크레딧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다면 만점인 850점까지 받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모기지 렌더 ‘에퀴티나우’의 관계자는 “사실 780점 이상이면 모두 같은 이자율을 적용는다”고 말했다.
▲크레딧 관리 및 복구
크레딧 스코어를 결정짓는 항목은 과거 상환기록(35%), 현재 부채(30%), 크레딧 히스토리(15%), 신규 크레딧과 크레딧 보유종류(각 10%) 등 크게 다섯 가지다.
이런 점에서 ‘굿 크레딧’을 유지하려면 앞서 언급한 페이먼트 제 때 납부와 크레딧카드 상한액의 10% 미만 지출 외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크레딧 히스토리의 경우 언제부터 크레딧을 유지하고 있는지, 또 보유한 계좌 전체의 평균기간 등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오래 보유하고 있는 크레딧카드라면 좋은 크레딧 유지 측면에서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게 바람직하다.
소비자들은 보통 에퀴팩스, 익스피리언, 트랜스유니온 등 3개 크레딧기관의 크레딧 스코어를 갖게 되며 모기지 융자를 할 경우 렌더들은 이 세 곳의 크레딧 리포트를 모두 체크한다. 하지만 이들 세 곳의 스코어는 동일하지는 않으며 대략 15~20점 내외 차이가 난다.
신분도용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에서 정기적으로 크레딧을 체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연 1회 웹사이트(www.annualcreditreport.com)를 통해 무료 크레딧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다. 이 때 액수나 연체 등과 관련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각 크레딧 기관에 서면으로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
크레딧 스코어는 고정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거래하는 은행이나 금융기관들은 수시로 소비자 정보를 업데이트하기 때문이다. ‘에퀴팩스 스코어 워치’ 프로그램의 경우 월 13달러만 내면 크레딧 스코어에 변동이 생기는 경우 즉각 이메일 등을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한편 차압과 파산의 경우 보통 7년간 크레딧 리포트에 기록이 남는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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