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임대료 보조 프로그램
불황탓 신규-고급 주택 참여 급증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빈 주택이 늘자 저소득층 임대료 보조 프로그램인 섹션 8 대상 임대주택들이 고급화되고 있다.
대개 섹션 8 프로그램을 통해 세입자를 찾는 임대주택 소유주나 투자자들은 지은 지 오래돼 주택이 낡거나 주택이 저소득층 밀집지에 위치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과잉 공급된 신규 주택을 구입했다가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인해 판매와 임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물주들이 섹션 8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도 세입자를 물색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섹션 8 대상 임대주택 매물만을 전문 알선하는 ‘고 섹션8닷컴’(www.gosection8.com)에 따르면 2004년 웹사이트를 처음 개설한 후 얼마전까지만 해도 웹사이트에 등록되는 매물은 한달 평균 고작 수백 채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 평균 약 700채 이상이 매물로 등록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섹션 8 프로그램 참가는 전적으로 주택 소유주의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데 일부 저소득층 세입자에 의한 주택 훼손과 이에따른 주택 가치 하락 우려로 그동안 신규 또는 고급 주택의 참여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섹션 8 프로그램 대상으로 선정되기위해서는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이 실시하는 건물 인스펙션을 통과하면 되는데 섹션 8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임대주택 건물주는 저소득층 세입자로부터 임대료의 일부를 받고 나머지는 정부로 부터 지급받는 형식이다. 섹션 8 주택을 임대하는 저소득층 세입자들은 대개 전체 가구 소득의 약 30% 정도만 임대료로 건물주에게 내면된다.
마약관련범죄가 증가하는 것을 우려해 최근 세인트루이스에서 라스베가스로 이사한 쇼네타 뉴번씨 가족도 섹션 8 프로그램을 통해 ‘꿈의 주택’을 임대하게 됐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소개했다.
전당포 캐시어로 시간당 10달러50센트를 지급받는 ‘싱글맘’ 뉴번은 주택시장 침체 덕분에 섹션 8 프로그램을 통해 전에 임대하던 집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고급 주택을 임대하고 있다. 침실 3개로 건평이 약 2,000평방피트인 뉴번씨의 임대주택은 새 가전 제품, 개스 벽난로, 워크-인 옷장은 물론 단지내에 수영장까지 있어 뉴번 가족의 삶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충분했다. 월 임대료가 약 1,400달러인데 뉴번씨는 이중 절반을 섹션 8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라스베가스 인근에 7채의 임대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아만 다브티얀은 아예 섹션 8 프로그램에 전적으로 의존해 세입자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 라스베가스 북부 지역에 침실 4개짜리 주택을 6만달러에 구입한 다브티얀은 섹션 8을 통해 세입자를 찾는데 성공했고 월 임대료 1,436달러 중 일부는 정부로부터 지급받아 연 약 1만5,000달러의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주택들도 섹션 8 프로그램에 대거 참여하면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일부 세입자들에 의한 밴달리즘과 소란 등이 지적되고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인근 안디옥 지역에서는 이사온 섹션 8 세입자와 기존 주민과의 마찰로 급기야 기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이웃 감시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됐다. 또 세입자는 경찰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2008년 경찰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임대료서 소득 30% 뺀 차액 보조
■‘섹션 8 프로그램’이란
섹션 8 프로그램은 저소득층, 노년층, 장애인 등에게 주택 임대료의 일부를 보조해주는 정부 프로그램으로 고 섹션8닷컴에 따르면 1974년 시작돼 현재까지 약 200만 가구에게 약 181억달러의 보조금이 지원됐다.
섹션 8은 각 지역 ‘공공주택국’(PHA)이 주관하는 데 PHA가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임대료 시세와 저소득층 세입자 전체 가구 소득의 약 30%간의 차액을 건물주에게 임대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세입자는 미국 시민권자이거나 일부 합법 체류 신분자이어야 하며 가구 전체 소득이 카운티 중간 소득의 50%를 넘으면 안 된다. 참여하려는 건물주는 각 지역 PHA에 연락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PHA 지역별 사무실 위치는 웹사이트 ‘http://www.hud.gov/offices/ pih/pha/contact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한 임대 주택 앞에 저소득층 임대료 지원 프로그램인 ‘섹션 8’ 대상임을 알리는 사인이 부착되어 있다. 최근 신규 주택이나 고급 주택 중에서도 섹션 8에 참여하는 주택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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