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비후 역습이냐, 정면 맞대결이냐’
네덜란드 작전선택에 흐름 달라질 듯
지난달 11일 남아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스테디엄에서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으로 대망의 막을 올린 2010 남아공월드컵이 오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 ‘무적함대’ 스페인의 결승 대결로 지난 한 달간 지구촌을 열광시킨 축제의 막을 내린다.
총 32개국이 본선 무대에 도전장을 냈지만 62게임을 거친 뒤 이제 단 두 팀에게만 영예의 FIFA 월드컵을 치켜들 기회가 남았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총 18번 개최된 월드컵에서 한 번이라도 정상에 올라본 국가는 유럽 4개국(이탈리아, 독일, 잉글랜드, 프랑스)과 남미 3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단 7개국뿐인데 이제 네덜란드나 스페인 중 한 팀이 11일 영광의 ‘월드컵 챔피언 클럽’에 8번째 멤버로 가입하게 된다.
화려한 축구역사에도 불구, 월드컵 정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첫 경기에 스위스에 0-1로 덜미를 잡힌 뒤 다음 5경기를 승리하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마지막 4경기를 모두 한 골차로 승리, 어떻게 보면 아슬아슬한 행진을 해왔지만 실제로는 예술의 경지에 달한 환상적인 볼 컨트롤게임으로 경기를 완전 지배해 단연 이번 대회 최고의 팀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맞서는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6게임에서 전승을 거둔 유일한 팀으로 월드컵 역사상 통산 6번째 전승우승에 도전한다. 비록 공격 스타일 포인트에서 스페인에 뒤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대회 12골을 터뜨려 독일(13골)에 이어 득점랭킹 2위에 오르는 등 골을 뽑아내는 효율성은 오히려 스페인(7골)을 능가한다. 특히 스페인이 7골 가운데 5골을 다비드 비야 한 명에게 의존한 데 비해 네덜란드는 비야와 득점랭킹 공동 선두를 달리는 웨슬리 스나이더(5골) 외에도 아르옌 로번(2골)과 더르크 카위트, 로빈 반 페르시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양팀은 뛰어난 테크닉과 조직력으로 미드필드에서 볼을 지배하며 플레이를 하지만 이번 결승에선 아무리 네덜란드라도 볼 장악력이 예술의 경지에 달한 스페인에 밀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도 화려한 패싱과 중원 장악력에 비해 양쪽 날개를 활용해 필드를 넓게 쓰는 면에서는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 외에는 그다지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탄탄한 네덜란드의 중앙 디펜스를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스페인의 또 다른 고민은 부상 후유증으로 이번 대회에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를 다시 한 번 비야의 투톱 파트너로 내보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4강전에서 토레스를 빼고 페드로를 측면 미드필더로 내보내 짭짤한 재미를 봤지만 이 경우 원톱으로 중앙에 포진하는 비야의 파괴력이 토레스와 함께 투톱으로 나서 왼쪽 측면에서 움직일 때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 경기는 네덜란드가 과연 어떤 자세로 나서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처럼 사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알론소 등 초특급 미드필더진을 앞세운 스페인의 미드필더 우위를 인정하고 중원을 내준 채 수비벽을 두텁게 쌓은 뒤 역습을 노리는 작전으로 나설 것인지, 아니면 독일식 어프로치로는 승산이 희박하다는 전제하에 로벤과 스나이더, 반 페르시, 카위트 등 특급 플레이메이커들을 앞세워 맞불을 놓는 작전으로 나설지, 선택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스페인의 16강(포르투갈), 8강(파라과이), 4강(독일) 경기처럼 또 다시 1-0 승부로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네덜란드의 선택에 따라선 예상 밖의 3-2 같은 난타전 스코어가 나올 수도 있다. 화끈한 경기가 된다면 이는 대회 최고의 명승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한 월드컵 결승 매치업이다.
<예상 스페인 2-1>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카를로스 푸욜(5번)에게 축하를 보내는 사비(8번)와 이니에스타(6번). 사비와 이니에스타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움직이는 더블엔진이다. (AP)
아르옌 로번(왼쪽)과 더르크 카위트가 이끄는 네덜란드의 화력은 막강 전력의 스페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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