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케이스-실러’지수 도시별 분석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가 7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번 발표로 주택 시장이 장기간 침체를 끝내고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반면 주택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4월중 주택 가격 상승은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실시 효과로 미래 주택 수요가 4월에 앞당겨진 것에 기인한 점이 크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다시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현재 주택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접어든 지역도 있다. 케이스-실러 20대 도시 주택 가격 지수를 통해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과 하락세인 지역을 살펴 본다.
샌디에고 전년 12% 상승 선두
마이애미·뉴욕 하락세 못벗어나
<맑음>
◆ 샌디에고
케이스-실러 지수 20대 도시 중 주택 가격 회복세가 가장 뚜렷한 지역이다. 샌디 에이고의 경우 지난 12개월 연속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주택 거래가 한산한 겨울철에도 주택 가격이 하락하지 않아 주택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로 돌아섰음을 알 수 있다. 케이스-실러 지수에따르면 4월중 샌디에고 지역의 주택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약 12% 상승했고, 3월에 비해서는 약 0.7% 올랐다.
샌디 에이고 지역이 이처럼 주택 시장 침체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은 타지역에 비해 주택 과잉 공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주택 시장 활황기에도 주택 공급이 과잉되지 않아 최근에는 주택 공실률이 5%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샌디에고 지역에서는 일부 저가 주택 매물을 중심으로 오퍼가 여러개 제출되는 ‘복수 오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 달라스
달라스 지역은 현재 전국에서 가장 탄탄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이같은 안정적인 경제를 바탕으로 주택 시장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스-실러 지수에 따르면 달라스 지역의 4월 중 주택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약 3.3%, 전달에 비해서는 약 2% 상승했다.
달라스 지역의 경우 고용 시장 성장을 바탕으로 개인 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전국에서 몇 안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의 통계에따르면 3월중 약 8,2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1분기중 고용시장 성장률은 전국 평균의 약 2배인 1%를 기록했다. 달라스는 금융산업, 에너지 및 오일 산업, 정보통신 산업 등 첨단 산업이 골고루 밀집해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달라스 지역의 주택 가격이 안정적인 이유는 주택 시장 침체기 이전 주택 가격의 급등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침체기를 지나면서도 주택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름 약간>
◆ 덴버
덴버 지역의 4월중 주택 가격은 전달 대비 약 1.7%, 전년 동기대비 약 4.4%씩 각각 상승했다. 덴버 지역의 주택 가격도 주택 시장 침체기를 거치며 비교적 큰 폭의 하락폭을 경험했다. 하지만 최근 지역 경제가 다시 살아나면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덴버와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재활용 에너지 산업과 헬스 케어 산업이 부활하면서 주택 시장 회복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고용 시장을 살려내고 있다.
주택 과잉 공급이 없었던 점도 덴버 지역의 주택 시장이 타 지역에 비해 침체기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 라스베가스
높은 주택 공실률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택 가격이 깜짝 상승했다. 케이스-실러 지수에 따르면 라스 베가스의 4월중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약 0.2% 상승했지만 1년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8.5% 하락한 수준이다. 라스베가스 지역 주택 시장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집 건너 한집 꼴로 텅빈 집이 많은 데다 주택 단지 개발용 부지도 타지역에 비해 풍부해 주택 가격이 조금만 상승세 보이면 다시 주택 과잉 공급이 우려되는 지역이다.
<흐림>
◆ 마이애미
마이애미 지역의 주택 시장은 여전히 흐리다. 케이스-실러 지수 4월 조사에서 전국 20대 도시중 유일하게 가격이 떨어진 2곳 중 한 곳이었다. 4월중 마이애미 지역의 주택 가격은 2009년 4월보다 약 0.5% 하락했고 전달에 비해서도 약 0.8%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마이애미 지역의 이같은 주택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회복세로 돌아서기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마이애미 지역의 주택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주택 공급이 과잉됐다는 점이다.
특히 거주용이 아닌 ‘별장용’ 콘도가 무분별하게 건축돼 현재도 텅빈 건물이 즐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달러 약세’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이들 별장용 콘도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주택 가격을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 뉴욕
뉴욕 지역의 주택 가격은 4월 중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케이스-실러 지수에 따르면 이 지역의 주택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약 1% 하락했고, 전달 대비로는 약 0.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 지역은 중심 산업인 금융 산업이 타격을 받은 뒤로부터 주택 시장에까지 그 충격의 여파가 미쳤고 그나마 주택 가격을 지탱해 주던 외국인 바이어들의 매입 열기도 최근에는 시들어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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