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앞둔 장치본 목사, 교회 사회적 기여 강조
“교회는 사회에 공헌해야 합니다.”
4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온 삶을 바쳐온 목회 일선에서 물러나는 노목사는 교회의 사명에 대한 경계를 여전히 늦추지 않았다. 오는 20일 은퇴를 앞둔 장치본 목사(70, 사진)는 한인이민 초창기인 1980년대 초반부터 볼티모어지역에서 목회의 한 길을 걸어온 교계의 원로이자, 지역사회 봉사도 계속해온 올드 타이머이다.
193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에서 출생한 장 목사는 서울 경동고로 유학하면서 기독교를 처음 접했다. 1964년 감리교 신학대 졸업, 68년 감리교 남부연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으며, 1972년까지 육군에서 군목으로 복무하다 대위로 전역한 후 노스 캐롤라이나의 명문 듀크 대학원으로 신학 전공으로 유학을 왔다. 듀크 및 렉싱턴 신학대학원에서 석, 박사 학위를 취득한 장 목사는 노스캐롤라이나 한인교회 담임을 거쳐 1981년 볼티모어로 옮겨와 볼티모어한인봉사센터 총무를 맡았다. 1983년 장 목사 자택에서 6가정이 모여 김경락 목사를 초대담임으로 해 타우슨한인교회를 시작했고, 2년 후 김 목사가 델라웨어로 옮겨가면서 장 목사가 맡았다.
장 목사는 목회 방향을 이민 초창기 한인사회에 맞게 교회를 중심으로 봉사, 친교, 전도하도록 잡았다. 교회가 한인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목사는 한인들이 초기 정착과정에서 언어 불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녀 입학, 노인 복지, 병원, 주택 등의 해결을 도왔고, 주정부 및 연방정부 공인 통역 자격을 갖고 법정통역도 했다. 한인 변호사가 거의 없던 시절이어서 비즈니스하면서 발생한 크고 작은 분쟁에 대해 법정에서 한인들을 대변했다.
장 목사는 1985년까지 볼티모어 한인봉사센터 총무로 한인사회에 직접 봉사했다. 장 목사는 이 당시 한인회관을 구입할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봉사센터를 중심으로 노인들이 펩시콜라에서 실시한 병뚜껑 모으기 대회에 참가, 단체 1등을 하면서 상금으로 1만5,000달러를 받았다. 이 돈은 한인회관 매입에 쓰였다. 장 목사는 봉사센터가 한인사회의 유일한 봉사기관인데 한인들의 이해와 협조가 적어 아쉬웠다고 회고했다.
장 목사는 또한 85년 티모니움 소재 덜레니 벨리 공원묘지에 한인들을 위한 무궁화 동산을 조성했다. 양지바른 남향 언덕 위에 조성된 이곳에 100여명의 한인이 장지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했다.
타우슨교회는 88년 현재의 자체 교회를 마련하고 이름을 에덴감리교회로 바꿨다. 장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이 교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한인들이 많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 교회를 시 외곽으로 이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이민교회는 신앙도 중요하지만 교인들이 화합하고 친목을 나누는 쉼터이자 어렵고 힘든 일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덴교회는 ‘선교하는 교회’를 목표로 아프리카 세네갈을 비롯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과 한국으 어려운 교회 등 12곳에 선교지를 두고, 매월 선교헌금을 보내고 있다. 또 볼티모어 평화나눔공동체와 함께 흑인돕기에도 열심이다. 장 목사는 목회 중 보람됐던 일로 지난 1997년 한인들의 총기범죄 피해가 잇따랐을 때 한, 흑, 백인 3인종의 교회 지도자들을 모아 함께 예배를 가지며 한, 흑 갈등 해소를 시도한 일을 꼽았다. 이 예배는 미국 언론의 관심을 모아 TV에 전 과정이 방송됐다.
장 목사는 “퇴임 후 계획은 기도 중에 있다”며, “교회에서 돕고 있는 외국 선교지를 방문하고, 가능하면 한국의 농촌 어린이들에게 영어 교육을 자원봉사로 할 수 있는 지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외국 단기선교도 구상 중이다.
장 목사는 한인들이 서로 정직하고 신뢰하며, 한인끼리 뭉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수민족의 틀을 벗고 안목을 넓혀 주류사회에 참여하고, 자녀들에게 꿈과 비전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목사는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함께 해온 교인들에게 자신이 도움을 주기보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후임자와 계속 신앙에 정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지형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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