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중령 예편 켄스턴 이씨
“자살충동”에 감옥서 병원 이송
한인 1.5세 가장이 아내와 10대 딸을 살해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훼어팩스 카운티 경찰은 “한인 켄스턴 이(Kenston K. Yi·49·한국명 이강선)씨가 부인 현(Hyon C. Yi·47)씨와 딸 조이 자현(Joy Jahyon J. Yi·15·사우스 카운티 고교 9학년)양을 14일 아침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아침 로턴에 있는 자신의 콘도에서 범행을 벌인 뒤 포트 벨보아에 소재한 육군 병원에 가 사건을 설명한 뒤 입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대신 두 건의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15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색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씨는 병원에서 목사와의 상담을 요청했으며 이 자리에서 “아내와 딸을 목을 졸라 죽였다”고 고백했다. 또 이씨는 목사와 만나기 전에 의사에게 자신이 수면 안정제의 일종인 ‘Ambien’을 먹었으며 자신을 자해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씨는 한 때 모 한인교회에 출석했으나 근래에는 미국교회를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평소 이씨 부부가 자녀 양육 문제로 자주 다퉜다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 많아 이번 사건도 두 사람이 언쟁을 하던 중 이씨가 홧김에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경찰은 15일 이씨 부인과 딸의 시신을 검시소로 옮겨 조사를 벌였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건 당일 신고를 받고 오전 8시30분 경 로턴에 소재한 이씨의 콘도에 도착한 경찰은 이씨의 부인과 딸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두 사람의 몸에서 둔탁한 것으로 맞은 듯한 외상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씨의 부인은 구타를 당해 사망했으며 조이 양은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포트 벨보아 소재 드윗 육군병원(DeWitt Army Community)으로부터 “환자 중 한 명이 사건에 연루된 것 같다”는 전화를 받고 긴급 출동했으며 병원 관계자로부터 “이씨가 오전 8시24분 경에 나타나 주소를 주면 그곳에 가면 뭔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제보를 들었다.
강한 자살 충동 의사를 나타낸 후 감옥에서 병원으로 옮겨져 감시를 받고 있는 이씨는 현재 국선 변호사를 선임 받은 상태다.
79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하이트 고교를 졸업하고 ‘웨스트 포인트’를 나와 IT 전문가로 일해 온 이씨는 지난 해 8월 30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알링턴에 소재한 방위군 정보국에서 스탭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씨는 주한미군으로 파견 근무 중 8군에서 근무하던 아내 이씨를 만나 결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결혼생활 후 아이가 안생기자 한국에서 딸을 어린나이에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또 이씨 부부는 지난 10여년간 부동산업에도 종사해온 이씨 부부는 최근 경기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기 전까지는 꽤 활발하게 사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훼어팩스 카운티에서 3채의 집을 사고 팔았으며 어떤 경우는 집을 구입한 지 두 달도 안돼 매각하면서 29만3,000달러가 넘는 수익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서 96만4,000달러에 구입한 집은 3년 뒤 매각하면서 95만달러를 받고,, 로턴에서 2004년에 구입한 집은 2009년 10월에 팔 때 오히려 5만5,000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센터빌에 있는 타운하우스는 2005년에 구입할 때 43만2,500달러였으나 현재 시가는 30만달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씨 부부와 가까이 지내온 지인에 따르면 현재 새 집을 건축중이었으며 콘도에는 임시로 살고 있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딸 조이 양의 친구 30여명과 인근 주민들이 사건 다음 날인 15일에도 현장에 몰려와 대화를 나누며 큰 슬픔을 나타냈다. 조이 양이 재학했던 사우스 카운티 고등학교의 친구들은 “이런 끔찍한 일이 조이에게 발생했다니 믿을 수 없다”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워싱턴 포스트 등 지역 미국 언론들도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질 때마다 속보를 전하며 근래에 드물었던 살인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병한 기자>
-딸 친구들의 증언-
한국식 자녀교육
부모가 매질...
자주 부부 싸움도
한인 1.5세 가장이 아내와 딸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은 전형적인 한국식 자녀 교육이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씨 가정을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내온 C모 씨에 따르면 부인 현 이 씨가 자녀 양육에 매우 엄격했으며 이들 부부는 특히 조이양이 틴 에이저가 되면서 모양을 내고 엄마에게 대들기도 해 자주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이씨는 딸에게 6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가르쳐왔으나 그의 실력에 만족해하지 않았으며 학교 성적이 떨어지면 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달리 조이 양과 동급생으로 절친한 친구인 오스틴 군은 “지난해 아버지가 조이를 구타해 당국에서는 한 번 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면 감옥에 보낸다고 통보한 일도 있었다”면서 “당시 그녀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집으로 가는 선택을 받았는데 조이는 집에 머무르는 것을 선택했었다”고 말했다.
오스틴 군은 이어 “그녀의 부모는 모두 엄격했으며 그녀에게 기대가 많아 어머니는 조이가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 학교에서 온 후 2시간씩 바이올린 연습을 시킬 정도였다”면서 “그녀는 그런 이유에서 어머니 보다는 구타한 아버지를 더 좋아했다”고 말했다.
오스틴 군은 “최근 그녀는 스트레스가 많았고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그녀는 부모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이 양과 친하게 지냈다는 주리(가명) 양은 “조이는 학교에서는 항상 명랑했지만 가정적으로 힘들어 했다”면서 “조이는 엄마에게 구타도 당했으며 조이가 구타를 당할 때 그녀의 아버지는 엄마 편을 들었고 그녀의 부모들은 자주 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인 제이슨 군은 “조이 부모님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조이는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성적도 좋고 친구도 많았으며 성격도 밝았다”고 말했다.
이 양의 콘도 앞에는 이웃에서 가져다 놓은 장미꽃과 이 양의 친구들이 갖다 놓은 편지들이 놓여 있었다.
서신에는 “너희 아버지는 너에게 나빴다.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보내라. 너를 잃어 슬프다” 등이 적혀 있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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