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비를 나와 동쪽 근처의 대통령 집무처와 정부 청사가 산재 해 있는 Quirinale 광장으로 갔다. 1,000명도 더되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그 말썽 많던 Napolitano 대통령을 청사 안에서 만난다며 입장을 대기하고 있었다. 수많은 이태리 국기가 찬란하게 펄럭이는 넓은 광장에는 철창 스크린은 달지 않았지만 몇 대의 버스 안 가득 전경들이 타고 있었다.
다시 서남쪽에 있는 신전인 Pantheum으로 걸었다. 가는 길옆으로 몇 세기의 역사를 자랑 한다는 성도 이름도 모르는 대학교를 지나며, 대화의 광장이나 쉼터, 나무, 잔디도 없는 캠퍼스를 카드만으로 출입하는 학생들이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에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리란 생각도 든다. 13세기에 지었다는 로마대학의 채플도 이곳에 있다고 들었다. 신전에는 뒷켠 쪽으로 도착했다. 이곳은 우중충한 돌담과 밑으로 푹 패인 배수로가 있었다. 원래 있던 신전을 헐어 버리고 CE 2세기에 새로 지었고 그 후 여러 번 개축해 지금은 교회당으로 쓰이는 이 신전은 이태리인은 물론 세계인의 보물이다.
반 바퀴를 돌아 정문 쪽으로 오니 주위가 산만하고 깨끗치 못한 환경이 2,000년의 귀중한 유물을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는 합당 하지 못한 것 같다. 건물 자체는 어찌나 어마어마한 지, 누르고 있는 돔의 규모도 교황청의 Peter 돔보다 더 크다고 하며 지름이 43미터나 된다고 한다. 가볍고 장력에 강한 로만 콘크리트가 없었다면 두께가 평균 2미터가 넘는 이 거대한 돔을 만들 수 없었을 듯 하다. 정교하고 정확한 반구로 밑의 원통과 오차 없이 만난다고 하며 천정 꼭대기에 뚫린 9미터의 환기구멍으로 햇빛도 들어와 내부를 밝게 한다. 비는 어떻게 막았을까? 이 신전에는 몇 사람의 왕들, 유명한 화가도 묻혀있다고 했다. 신전에서 서쪽으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Navono 라는 로마의 다른 광장들보다 훨씬 큰 규모의 직방형의 광장이 있다. CE 1세기경에 시민들의 운동 경기를 위해 세웠다고 한다. 세 군데의 원형으로 된 아름다운 조각들과 분수대 등이 어슬렁거리기에는 좋은 곳이었으나 마나님도 나도 피곤하여 호텔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
지도를 보니 호텔로 걸어서 한시간 거리일 듯하고 또 저녁 7시에 호텔에서 있을 여행사에서 마련한 모임과 와인파티도 있어,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 정거장 바로 뒤에 옛날에는 왕궁, 근년에는 독재자 무솔리니(Mussolini)의 근거지, 지금은 별 볼 것 없는 박물관이 된 Braschi 궁이 있어서 이를 둘러 봤다. 강 건너 바티칸(Vatican) 쪽에서 오는 버스를 차표 없이 탔다. 호텔을 나오며 그 근방으로 다니는 버스가 베네치아(Venezia) 광장을 들린다는 것을 알았기에 먼저 이 광장으로 가는 버스를 탄 것이다. 베네치아 광장에는 18세기에 세운 순국한 이태리인의 충혼을 기리고 근세기 이태리의 왕 Vittoriano를 기리는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은 장엄한 아름다움이 근방의 파괴된 유적지와 잘 비교 되어 이태리 근대 건축물의 대표작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내일 Forum에 갈 때 다시 올 예정이다. 근방의 담배 가게에서 버스표를 사고, 로마에서 제일 잘 꾸며졌다는 Salaria 가를 버스 창문으로 보며 호텔 근방까지 왔다. 피자 한쪽으로 점심을 때웠기에 시장은 하나 여행사에서 알리는 참고 사항을 안들을 수도 없다. 팁에 관한 안내도 있었고, 모임이 끝난 후 무료로 제공된 종류도 이름도 모르는 와인을 몇 잔 마셨다. 마나님도 이태리 와인은 드라이니 푸룻티니 하면서 맛보는 체 하며 야금야금 마시는 게 두잔은 되니 적어도 이틀치 팁 값은 될 모양이다. 옛날에는 반주는 한잔이고 두잔 이상 마시면 양반 취급 못 받았는데. 호텔 뷔페는 비싼 편이었으나 음식이 다양하고 시장도 해 눈이 가물가물 거리고 취해 왔지마는 돌아가면서 빠뜨리지 않고 다 맛을 보았다.
깨끗하고 조용한 방에서 잘 자고 나니 아침도 상쾌하고 날씨까지 청명하다. 뷔페 조식 후 환전소에 가 400달러를 주니 260유로 정도 준다. 십여년전 로마에서 거의 1:1 로 환전한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생산성이 미국보다 훨씬 떨어진 나라인데도 통화 가치가 계속 올라가는 유로존에 왜 남아 있어
야 하는지, 설마 미국에서 오는 우리 같은 관광객의 등에 의지하려고 유로존에 남아있지는 않겠지. 오늘은 바티칸 박물관을 위시해 로마제국의 유적지를 종일 돌기로 하고 우선 어제 못 본 근방의 Borghese 미술관으로 갔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모아 놓은 아름다운 미술품, 조각품 또 모자이크 등을 바쁘게 감상 했다.
공원을 돌아 바티칸이 종점역인 만원의 트램을 탔다. 바티칸의 베드로 광장은 종점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먼저 박물관을 들릴까 하다가, 십년전에 유숙한 근방의 호텔 생각이 나 한번 둘러보고 가기로 해 바티칸 외벽을 따라 St. Angelo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지금도 호텔이었고 생각한 것보다 한 세기는 더 오래된 것 같이 보인다. 로마에서 세 밤을 자면서 온 로마를 쏘다닌 기억이 새롭다. 그때 지금보다 많이 몰랐어도 로마를 훨씬 즐겁게 본 게 틀림 없으리라.2세기 때 죽은 왕을 기리기 위해 지은 Angelo 성은 외관만 장엄 해 보이나 실속은 별로 볼 것이 없는 곳으로 기억 된다. 그곳으로 통하는 티베(Tiber)강 위의 2,000년이 된 아름다운 Angels 다리를 멀찍이서 보며 다시 바티칸시로 발길을 돌렸다.
세계인의 보물인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판테온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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