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최덕광 박사가 피자 한쪽으로 점심을 때우며 발품을 팔아 바티칸 벽화와 베드로 성당, 콜로세움등 로마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지중해 크루즈 라인을 타고 11일간 이태리의 동쪽과 서쪽 8개국 24개 인류문화 발상지를 둘러보았다.모나코, 아테네, 바르셀로나, 시실리, 나폴리 등 역사, 인류, 문화, 건축 양식, 사람들이 살아온 스타일을 살펴보며 독자들에게 유익한 관광 정보를 제시하는 그의 지중해 연안 크루즈 여행기를 연재한다.
처음 3일은 로마에서
화창한 날씨에 산들바람까지 로마로 가는 길은 밝고 상쾌하다.
2009년 9월 23일 12시 반에 딸 부부인 Chris, Julie와 점심을 같이 하기로 해, 한시간 반 거리인 Stamford를 향해 10시 반경에 Windsor를 출발 했다.
하루를 두고 준비한 큰 가방 두개를 Chris 차에 실어 놓고 일식집에가 점심을 먹었다. 이번엔 사위인 Chris가 사는 차례인데 싼 점심이 걸렸다. 나는 늘 비싼 저녁만 사는 듯하나 오늘은 Chris가 JFK 공항까지 데려 준다기에 제일 싼 우동 한 그릇도 고맙게 먹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비행시간 두시간 전이다. Julie와 이메일로 자주 연락 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기기 고장이라나, DA의 Rome행 비행기는 무려 3시간을 연발하고 8시간을 날아가서 로마의 Fiumincino 공항에 도착하니 현지시각 오전 9시가 넘었고, 짐 찾는데 한시간, 입국수속 하고 공항의 전철역에 나오는데 한시간, 표 사고 기다리고 로마 기차역까지 오는데 또 한시간, 로마로 오는 길은 멀기도 하다.
Vantage 여행사에서 정해준 Albani 호텔이 역에서 얼마 안 되는듯 하여 짐이 크나 끌고 가기로 마나님과 합의하고 긴 역사를 빠져나와 찍어온 지도를 보며 걸었다. 울퉁불퉁한 바닥에 골목길보다 더 좁은 인도, 들쭉날쭉 높낮이도 일정치 않는 차도 옆의 커브, 담배꽁초와 휴지 등으로 지저분한 길을 무거운 짐을 끌고 가는 게 여간 고역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름에도 미숙하고, 건물 모퉁이에 보일 둥 말 둥 새겨놓은 Via 뭐라고 쓴 거리 이름을 살피기도 지겹게 느껴진다. 영어 쓸 수 있는 사람도 별로 만나지 못해 복잡한 차도를 필요 없이 몇 번 더 건넜던 것 같다. 대로에서 호텔로 들어가는 길은 오래된 성당과 공원의 돌담을 따라 가고 한쪽으로 빽빽이 주차된 차들로, 끌고 가는 짐과 일방통행으로 오는 주먹 만한 피아트(Fiat)가 겨우 비켜 지나가는 듯하다.
여행사에서 비행기표까지 사고 호텔까지 태움을 받는 것이 나았을까? 돈도 절약하지만은 르네상스풍 건물들이 즐비하고 간혹 로마(Roman)부터 비잔틴(Byzantine)과 게르만(Germanic) 제국의 통치 흔적이 배어 있는 길을 걸으며 긴 역사를 음미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며 마나님을 살살 꼬았으나 이 고역을 당하면서 참고 꼬일 마누라도 아니다.호텔의 내부는 별 네개짜리라서 깨끗했고 방은 유럽 특히 로마답지 않게 넓직하고 있을 만한 구비품들은 다 있었다. 신분증만 보여 주고 열쇠를 받았다. 짐은 그대로 두고 아래층 바에서 사온 피자와 콜라로 한 7시간 만에 요기를 했다. 근방의 Villa Borghese 정원 안에 있는 미술관을 가 볼 참으로 공원으로 빨리 왔지만 하루전에 예약이 필요하다기에 공원을 서성대다가 나왔다.
큰 공원에는 숲으로 우거진 오솔길이 인상적이었고 18세기에 새장으로 지었다는 사람 살기에도 육중한 건물, 아기자기 하게 생긴 작은 연못, 이 공원에는 어울리지 않는 원자력 발전에 공이 큰 로마 출신 Fermi의 동상 등도 서 있었다.CE 3세기 로마제국 때 북 이태리를 침범한 독일 계통의 반달(Vandals)족이 무서워 미리 쌓았다는 Aurelian 성곽을 지나남쪽으로 십여분을 내려 왔다. 별 볼것 없이 이름만 잘 알려진 Spanish Steps이 있다. 이는 불란서식 성당이 있는 위의 광장과 스페인의 교황청 대사관이 있는 아래의 광장을 연결하는 넓직한 대리석 계단이다. 16세기부터 교황들의 생각을 가시화 한 역사가 있는 광장으로 타국에서 온 사람들이 자주 모인 곳이라고도 한다. 십여년 전에 왔을 때는 7월이라 날씨는 찌는 듯 더웠고 구경군들은 많아 대강 보고 갔으나 이번에는 오르락 내리락 이 연결 계단을 잘 살펴 볼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타국인을 잘 포용하는 위쪽의 성당이 있어 멀리서 온 여행객에게 쉼터를 마련해 주었던 곳이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유럽의 고도에는 어디나 분수대가 많지만 로마같이 아름다운 조각과 함께 널리 퍼져 있는 곳은 없다. Naiadi, Mose, Tritone, Bacarccia, Trevi 등 수많은 분수대는 식수대도 있어 시민과 방문객의 갈증을 쉽게 해소해 주고 있다. 부근에 있는 큰 인어 동상의 입으로 솟아 나오는 물에 젖은 Tritone 이라는 분수대를 본다. 남쪽의 골목길을 따라와 트레비(Trevi) 분수대에 도착, 먼저
관람석에 있는 식수에서 마나님도 나도 목을 축였다. 알고 다니는 로마 길이라 이곳 저곳을 구경 다니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목마르고 다리 아픔은 여전하다. 비교적 근대인 18세기 말에 지었다는 이 분수대는 언제 봐도 아름다운 조각들이 인상적이다.
"여행지역 역사.정보 미리 알고가면 재미백배"
최덕광 박사와 아내 정효영 씨
“은퇴한 한인들이 해외여행을 많이 하고 있다. 이왕이면 많이 보고 배우면서 돈도 절약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어떤 지역을 갈 때 미리 역사적 지식과 관광 정보를 알고가면 시간도 알뜰하게 쓰면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커네티컷주 윈저(Windsor)에 있는 원자력과 화력발전소 설계와 부수 기기제작회사에서 35년간 연속 근무하며 한국의 초창기 원자력과 화력발전 사업에 이바지한 최덕광 박사, 2007년 얼스텀(Alstom)사 수석 컨설턴트로 은퇴한 후에도 컨설팅을 하느라 여전히 분주한 최덕광 박사가 지중해를 다녀오면서 여행기를 통해 해외여행을 앞둔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둘이서 같이 걸어 다니면서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운동도 되고 사이도 더 좋아진다”는 그는 아내 정효영씨를 ‘마나님’으로 모시고 다니며 세계 여행을 즐기고 있다.한편 1966년 미국에 온 최박사는 1969년 MIT 원자력 석사, 1973년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원자력학 박사, 1975년 커네티컷주 전문공학자 면허 취득, 미 원자력공학회의 원자로 격납고 규격심사위원 위촉, 1980년대초 미주 한국과학자협회 커네티컷 지부장으로 일하면서 커네티컷주 최초로 하트포드 지역에 한국학교 설립, 교장으로서 2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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