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즉 치주질환이 성인병 중 하나라는 사실을 대개 잘 모른다. 속으로 앓고 있는 줄 모르다가 증상이 오래돼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주성 치주질환 전문의는 “성인 35세 이상 100명 중 65~70명 가량은 대개 치주염 때문에 이를 잃게 된다”며 “문제는 통증이 없다 보니 치아를 잃게 되는 대형사고가 날 때까지 악화돼서야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다”고 지적했다. 정주성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치주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치태·치석 방치하면
치은염·치주염 발병
악화될때까지 통증없어
발견 늦으면 치아 빼야
1년에 1·2번 정기검진
‘3-3-3 칫솔질’로 예방
#치은염과 치주염은 무슨 차이
염증이 심해져 바람만 들어도 이가 시려 풍치로도 불리는 치주질환은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은 초기단계로 잇몸에만 국한된 질병이나, 치주염은 이를 지탱하고 있는 치조골, 잇몸 뼈, 잇몸 자체, 뿌리 등 4단계의 조직에 다 염증을 일으킨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치아에 생기는 치태다. 치태가 딱딱해지면 치석이 되며, 치태는 칫솔질과 치실을 꾸준히만 잘 해도 제거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이가 아프지 않아 결국 마지막 단계까지 심해질 때가 돼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 정 전문의는 “아프지 않아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마지막 단계에 병원에 오면 결국 발치밖에는 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1년에 적어도 1~2번 정도는 주기적으로 치과에서 X-레이 사진을 찍고, 탐침으로 잇몸 깊이를 재는 등 정기 종합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증상이 있나
치은염은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잇몸이 붓지만 이가 시린 증상은 없다. 치주염이 심해지면 바람만 들어도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이 시린 증상이 나타나면 심각하다. 또 잇몸에서 피가 나기도 하며 잇몸이 들떠서 단단한 것을 먹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굉장히 시리고 이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이 틈새가 벌어져 음식물이 많이 낀다. 잇몸에만 국한된 치은염은 스케일링하고, 관리를 잘 하면 저절로 대부분 낫는다. 치주염은 잇몸이 벌어져서 뼈 속까지 뼈가 녹아내리고, 치석이 잇몸아래 생기고, 뿌리가 변성이 되는 등 증상이 생기면 외과적인 수술 치료방법이 필요해진다.
#잇몸병이 잘 생기는 사람은
잇몸병이 잘 생기는 체질이 있다. 당뇨병 환자가 대표적. 당뇨환자는 잇몸병 증상 악화가 되기 싶고, 발병을 잘 일으키고, 치아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가족력도 영향이 크다. 국물을 같이 떠먹는다든지, 칫솔 및 치약까지도 같이 쓴다든지 등 사소한 습관으로 특수한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가족 간에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잇몸병이 심하고, 부모가 틀니를 한 사람은 자녀 역시 잇몸병 위험이 커지므로 개인위생은 철저히 하고, 국물을 같이 떠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구강 미생물은 19가지가 발견됐지만 병원성 세균은 아직 안 밝혀진 것이 많다. 입 속이나 잇몸, 잇몸 뼈 깊숙한 곳, 목구멍 등은 세균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이 된다. 입안 세균의 영양분은 바로 단당류인 설탕. 세균이 늘어나면 우리 몸 면역반응이 일어나 독소가 나오고, 독소 때문에 뼈가 녹고 잇몸이 붓고 충치나 풍치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된다. 그래서 치아 위생은 잇몸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음식을 먹은 뒤 3분 이내 빨리 이를 닦아야 하는 이유는 세균들이 식사 후 5~10분 뒤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수십 배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칫솔질을 게을리 하면 치태가 끼고, 박테리아가 자라는데, 이를 잘 닦지 않으면 염증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되거나 생긴 증상을 더 심해지게 한다.
잇몸병은 항생제 먹고 균이 없어졌어도 위생을 게을리 하거나 원인 모르게 다시 1년 뒤나 3~4년 후 재발하기도 한다.
치은염은 보통 10대 후반에 발병하기 쉬우며, 치주염은 25~35세 시작하는데, 흡연자는 구강환경이 악화돼 더 빨리 시작되기도 한다. 흡연 자체가 잇몸병의 원인은 아니지만 잇몸병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치주 질환은 증상이 악화되고 오래될 때까지 속으로 앓고 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정주성 치주 전문의가 잇몸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치실로 매일 이빨사이 청소해야
45세 이후는 대부분 성인들이 1~2개씩 치아를 잃어버리기 시작하는데, 충치는 신경 치료하는 등 대부분 살릴 수 있지만 풍치는 증상이 심해 잇몸 뼈의 약 70~80%를 잃으면 재생이 안 돼 결국 발치하는 수밖에 없다. 정 전문의는 “중년 이후 잇몸병 증상 악화 및 예방을 위해서는 35~45세 이후부터는 일 년에 최하 1번은 잇몸 검사를 받아 남아 있는 뼈의 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 치주낭(periodontal) 검사를 하며, 잇몸병의 발병여부 및 증상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 예방 조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치료
치은염은 치태 치석 제거 스케일링, 칫솔질 및 치실, 구강 세정제 등 사용으로 예방 치료를 한다.
치주염은 항생제 치료를 하거나 심한 경우 잇몸 수술해서 뿌리에 달라붙은 치석을 떼어내고, 뼈가 모자라면 인공 뼈 이식을 하거나 흔들리는 이를 고정하는 시술을 해야 한다. 잇몸 뼈가 뿌리 전체 길이에 비해 50%가 남아 있으면 치아를 살릴 수는 있다.
#구강 청결에 신경 써야
칫솔은 부드러운 것으로 치약은 ADA 마크가 부착된 것을 고르며, 부드러운 것을 선택한다. 잇몸이 아주 약한 사람은 돼지털 같은 자연모로 만들어진 칫솔을 사용한다. 칫솔은 3~4개월에 한번 정도 교체해 준다.
또한 치약은 미국 치과의사협회에서 공인된 ADA 표시가 된 것을 고른다. 정 전문의는 “ADA 마크가 없는 한방 치약은 효과가 증명된 바 없으며 오히려 앨러지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입자가 고운 베이킹파우더 치약도 좋다. 소금은 입자가 날카로워 잇몸에 상처를 입히거나 자극을 주고 거칠게 하며, 음식 찌꺼기에 대한 세정작용이 없어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하루 1회 치실은 꼭 사용해야 한다. 연구에 의하면 하루 1회 만이라도 치실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위생 효과가 충분한 것으로 나왔으며, 칫솔질과 치실을 일주일에 1~2회 사용하지 않으면 염증이 생기거나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정 전문의는 “치태, 치석 방지를 위해 개인위생 관리 중 60%를 차지하는 것이 칫솔질, 나머지는 워터픽, 치실 사용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케일링은 꼭 필요한가?
치은염은 스케일링이 훌륭한 예방방법이 된다. 하지만 치주염이 중증이나 아주 심한 경우는 스케일링만 하면 오히려 병을 숨기게 하고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치아를 건강하게 관리한다고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정 전문의는 “X-레이나 탐침 검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케일링만 하면 박테리아가 줄고 순간적으로 증상이 좋아지지만 잇몸 병 진단 기회나 증상을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잇몸이 건강한 경우 6개월에 1회 스케일링을 하는 것은 효과가 있다. 흡연을 심하게 하는 사람은 3개월에 1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잇몸 병 동맥 경화 유발할 수 있어
치아 건강과 심장병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미 심장협회 및 치과의사협회 공동 연구에 따르면 잇몸병이 심한 사람은 구강 내 박테리아가 많다. 균이 돌아다니면서 심장 근육 속에 박히면 심근경색 같은 심장병을 일으킬 확률이 정상인 보다 20배가 높다. 구강 내 병원성 세균이 많이 돌아다니고 감염이 심한 사람은 입 속 세균이 혈액을 타고 심장까지 가서 염증을 일으켜 심근 내막염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
단 음식 피하고 담배는 ‘잇몸의 적’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잇몸 튼튼하게 하기
-333 요법을 기억하자. 하루 3회,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 칫솔질을 꼼꼼히 한다. 칫솔질을 하기 힘든 직장인은 점심식사 후 구강 세정제를 이용해도 된다.
-하루 1회 치실을 사용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꼭 치실로 치아 틈새 끼인 음식물과 치태를 제거한다.
-혀도 꼭 닦는다. 혀에 백태가 끼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기 쉽다. 혀 전용 클리너로 꼭 잊지 않고 닦도록 한다.
-틀니, 브리지 등을 사용하는 노인의 경우는 강력한 수압으로 치아 사이 음식물을 제거하는 워터 픽 같은 세정기를 써서 치아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워터 픽은 월마트나 세이본, 월그린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보통 35~50달러 선. 깨끗한 물이나 구강 세정제(mouth rinse)를 넣어 사용한다.
-구강 세정제로 입을 헹구는 것도 도움 된다.
-음식도 조절한다. 과일주스나 소프트드링크 등 단당류는 되도록 피하고, 음료를 마신 후에는 물로 헹구거나 이를 닦도록 한다. 또한 초컬릿, 아이스크림도 먹은 후에는 이를 닦는 것이 좋다. 잇몸병이 심하거나 생기기 쉬운 사람은 빨대를 이용해 단당류가 입안에서 남거나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본다.
-담배는 되도록 끊는다.
-35세 이후는 적어도 1회 X-레이를 찍고 잇몸 검사를 해 본다.
<정이온 객원기자>
치은염에 걸린 젊은 한인 환자의 치아 모습. 치태와 피가 보인다(위). 치주염에 걸린 환자의 치아 모습. 치태와 치석은 치주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치태와 치석을 방지하고 잇몸을 튼튼히 하려면 양치질과 치질 사용을 철저히 해야 한다(가운데). 흡연자의 치아 모습. 흡연은 치주 질환을 생기기 쉬운 환경으로 만들며, 증상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