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상항 한국인연합감리교회가 2월 28일 가진 3,1절 기념예배시 박효원 담임 목사가 행한 설교문을 요약 정리한것이다. 박효원 목사는 이날 성경 시편 44편 1~26절을 근거로 ‘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Rouse Yourself! Why Do You Sleep?) 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민족이 위기에 처하면 하나님께 부르짖으라
상항한국인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교우들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처음부터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애족의 마음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믿음이 함께 출발했다는 점입니다.이 얼을 되살리고자 우리는 삼일절과 광복절을 기념하는 예배를 드리며, 우리의 신앙과 더불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점검해 봅니다.
백오십여년 전 한국은 열강의 침입으로 소란스러웠습니다. 열강의 세력이란, 중국의 마지막 왕조 청과 동쪽 끝으로 진출한 러시아와 근대화를 이룬 일본과 태평양으로 세력을 뻗은 미국이었습니다. 한반도를 위협하기는 영국, 독일, 불란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그중에서도 병인양요와 신미양요(洋擾: 서양 사람의 침입으로 일어난 난)가 조선에 가져온 충격은 컸습니다. 조선은 문에 빗장을 지르고 안으로 움츠러들었습니다. 막강했던 청나라가 열강에 농락당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은 서로 싸웠는데, 그때마다 한반도는 전쟁터가 되기 일 수였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가 백여년 전에 말할 수 없이 혼란스러웠으니, 한반도에 살고 있던 우리 조상들이 겪었을 어려움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한마디로, 조선이라는 왕조(혹은 1897년부터 부르기 시작한 대한제국)와 한민족의 앞날은 바람 앞의 등불이었습니다. 한국이 이런 상황이었을 때, 일부 한국 사람들은 기독교에서 희망을 찾으려 했습니다. 선교사들이 와서 전해준 성경 말씀이 희망이 되리라 믿었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성경말씀을 전해 주었던 선교사들 중에는 한국인의 염원인 독립을 위하여 함께 일했던 선교사가 많지 않았습니다. 즉 선교사 대부분은 한국의 독립보다는 개인구원에만 관심을 쏟았다는 말입니다.
저는 러시아에서 선교사 일을 한 적이 있어서 체치니아(Chechnya)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까프까즈(Caucasus)에 있는 체치니아는 늘 시끄럽습니다. 러시아에서 독립할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왔던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1863~1949)라는 선교사는 한국의 소원인 독립을 늘 도왔고 한국의 독립을 위한 일이라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들 중에서 한민족의 염원인 독립을 도왔던 이는 적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선교사들을 싸잡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을 믿는 신앙에 민족운동을 포함시키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말처럼 쉽지 않음을 우리가 알자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보건대, 조공을 바치며 살았던 적은 있었지만, 나라를 완전히 빼앗기고, 말까지 빼앗긴 적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5년 일본제국주의 시절을 빼고는 없습니다.
그렇게 한반도가 어려웠던 시절, 희망을 품고 미국 땅 샌프란시스코에 왔던 교민들과, 1910년 한일합방 이후 나라를 읽은 ‘망국의 한’을 품고 살았던 교민들이 모여 예배를 드린 교회가 바로 우리 교회입니다.그리고 우리 교회는 감리교회가 되었는데, 그렇게 된 것은 당시 미국의 감리교회가 선교의 사명을 활발하게 하면서 한국인 이민교회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우리 교회는 언제나 신앙과 민족을 별개로 보지 않고 연결시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인환 교우와 전명운 교우는 민족의 문제에 뛰어들어 일본을 위하여 일했던 미국인 스티븐스를 처단했던 것입니다.
오늘 읽은 시 44편은 고라자손들이 노래한 시입니다.
오늘 본문의 내용을 보면, 자기 민족이 또다시 위기에 빠지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주께서 우리를 버려 욕을 당하게 하시고, 우리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시나이다. 주께서 우리를 대적에게서 돌아서게 하시니, 우리를 미워하는 자가 자기를 위하여 탈취하였나이다.”(9~10절) 전쟁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하여 민족이 없어질 지역에 놓였노라고 탄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탄식하는 시에서 한 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그것은, 이 시에는 민족이 없어질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어느 민족이나 국가를 의지하자는 내용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대신 하나님만을 붙들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시에도 다른 민족을 붙들거나 의지하자는 내용은 없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백년 전인 1910년에 한국 사람은 나라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민족주의’는 대세에 영합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족주의는 대세의 흐름을 읽으나 민족의 자존을 세웁니다.쉽게 말하면, “어떤 나라도 내 나라와 민족을 도와줄 수는 없다.” - 이것이 민족주의의 출발점입니다. 민족문제에 관하여, 항상 구약의 말씀은 다른 민족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현실에서 잘 먹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백년 전 한국도 그와 같았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어느 나라가 한국을 도와주리라고 믿고 계시지 않습니까? 우리와 같은 신앙을 가진 기독교 국가는 다른 기독교 국가를 도와주지 않을까요? 역사가 증명하기를, 지난 수백년 간 가장 많은 식민지를 만들어 자기 나라에 복속시킨 국가는 불행하게도 기독교 국가였습니다.
내일은 삼일절 91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삼일절은 한국 사람들이 우리는 어느 나라에 속하지 않는 ‘자주국민’임을 만방에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한반도에 살고 있었던 한국 사람은 모두 거리로 나와, 대한민국이 자주국이고 자신들이 자주민임을 드러내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습니다.물론 이 운동은 실패했습니다. 이것으로 나라의 독립을 얻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1919년 3월 1일에 자신이 자주 국민임을 선언한 이후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독일 나찌에 맞섰던 불란서의 레지스땅스는 굉장한 것으로 여겨도, 한국민들이 독립을 위하여 뛰었던 피눈물나는 노력은 잘 모르거나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한국민들의 나라를 찾는 독립운동이 35년 동안 끈질기게 이어왔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비록 1945년 해방이 미국과 러시아가 일본에 이겼음으로 인하여 갑자기 오게 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자기 나라와 자기 민족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치열하게 투쟁했던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이 다시 독립국가 될 수 있었음을 알아야 합니다.또한 우리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암울했던 시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신앙으로 민족의 희망을 보며 끝까지 참아냈던 신앙인들을 본받아야 합니다.
오늘 말씀의 마무리입니다. ‘민족주의 신앙’과 민족주의 신앙이 아닌 것은 어떻게 구별될까요? 민족의 희망이 없어졌을 때, 전쟁에서 패배했을 때, 포로로 잡혀가고 욕과 수치를 당하여서 탄식이 터져 나올 때라도, 하나님만을 간절히 찾는 사람이면 ‘민족주의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찾는 대신, 다른 나라에 도움을 구하며 강대국을 따라가려는 사람이면 민족주의 신앙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민족주의와 신앙이 결합된 ‘민족주의 신앙’의 기초는 바로 이것입니다.“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영히 버리지 마소서.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가리우시고, 우리 고난과 압제를 잊으시나이까? 우리 영혼은 진토에 구푸리고 우리 몸은 땅에 붙었나이다.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주의 인자하심을 인하여 우리를 구속하소서.”
민족이 위기에 처하면 우리는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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