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피겨여왕이자 전설로 등극한 김연아의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들이 함께 했다.
김연아는 7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 이후 세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해왔지만 동시에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은퇴를 생각할 만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고비마다 훌륭한 지도자와 든든한 지원을 만난 덕에 김연아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피겨 여제’를 향해 달릴 수 있었다.
지금의 김연아를 만들어낸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은 역시 브라이언 오서(49) 코치다.
현역 시절 남자 싱글 무대를 휩쓸었던 오서 코치는 지난 2006-2007 시즌부터 김연아를 지도하면서 코치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오서는 김연아의 장점을 제대로 키워내고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그랑프리 파이널 3회 우승(2006년, 2007, 2009년)과 더불어 그랑프리 시리즈 7개 대회 연속 우승과 4대륙 선수권대회(2009년) 및 세계선수권대회(2009년) 우승의 빛나는 업적을 합작했다.
오서 코치는 우선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라 불리던 현역 시절 별명답게 김연아의 점프 연기를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음악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김연아가 예술성을 높이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연아는 오서 코치의 조련을 받으며 피겨스케이팅의 즐거움을 느끼고, 연기를 펼치는 데 더욱 자신감 넘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김연아 역시 “오서 코치와 처음 만났을 때 쑥스러움을 많이 탔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성격도 바뀌었다. 지금은 많은 사람 앞에서 연기하는 게 좋아지고 익숙해졌다. 그래서 표현력도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오서 코치의 영향을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오서 코치는 단순한 코치를 넘어 김연아의 ‘멘토’로서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줬다. 특히 오서 코치가 현역시절 세계 최고의 선수로 활약하면서도 정작 동계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경험이 오히려 김연아에게는 ‘약’이 됐다. 19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에서 스캇 해밀턴에 이어 은메달에 그친 오서는 자신의 모국인 캐나다에서 벌어진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온 캐나다의 희망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꼽히는 ‘브라이언의 대결’에서 미국의 브라이언 보이타노에게 아슬아슬한 차이로 금메달을 내주고 통한의 눈물을 흘린 바 있다.
그 경험을 통해 오서 코치는 올림픽 무대가 주는 중압감은 물론 한 나라의 희망과 기대를 짊어지고 아이스에 나서는 김연아의 심정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고 김연아가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때 경기를 앞두고 심한 부담감을 느끼던 김연아에게 오서 코치는 “어머니도 트레이너도, 이 경기장의 누구도 지금 네가 얼마나 큰 중압감을 느끼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고 말해 안심시킨 것은 그의 역할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잘 말해준다. 이틀전 숏프로그램에서 바로 앞서 출전한 아사다 마오가 자신의 시즌 최고점을 세우며 기세를 올리자 긴장한 김연아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며 안정시킨 것도 오서 코치였다.
세계적인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 코치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윌슨은 사샤 코헨(미국)과 조애니 로셰트(캐나다)를 비롯해 에밀리 휴즈, 앨리샤 시즈니(이상 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안무를 담당해온 베테랑인 윌슨 코치는 시니어 무대 데뷔때부터 김연아와 함께 하며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김연아의 장점을 짚어내 가장 어울리는 음악과 음악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안무 등을 만들어내 연기력을 극대화하는 데 일조했다. 2007-08 시즌 김연아의 숏프로그램이었던 ‘박쥐 서곡’, 2008-09 시즌 프리스케이팅 ‘세헤라자데’, 이번 시즌의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피아노협주곡 F장조’ 등 팬들이 최고로 꼽는 명연기들이 모두 윌슨 코치의 도움으로 완성됐다.
사상 최고의 점수가 선언되는 순간 김연아와 오서 코치가 환호하고 있다. (AP)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왼쪽), 조애니 로셰트와 함게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