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동갑내기 라이벌’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세계 피겨스케이팅 여왕자리를 놓고 숙명의 대결을 펼쳐온 한국과 일본의 두 수퍼스타가 오늘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만난다. 23일 오후 4시30분(LA시간) 밴쿠버 퍼시픽 콜로시엄에서 시작되는 숏프로그램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놓고 펼치는 역사적인 운명의 한판승부의 1막. 메달 색깔을 결정한 최종 2막인 프리스케이팅은 오는 25일 펼쳐진다.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와 아사다는 한국과 일본 관계만큼이나 ‘숙명의 라이벌’이었다. 주니어 시절을 포함, 김연아와 아사다는 총 11차례 맞대결을 펼쳤는데 결과는 김연아가 6승5패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다. 사실상 백중세다. 주니어 때는 트리플 악셀의 판정이 다소 느슨해 아사다가 김연아보다 조금 나은 성적을 거뒀지만, 시니어 무대로 올라서면서 ‘교과서 점프’를 앞세운 김연아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2004-05시즌부터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나란히 데뷔해 2004년 12월 헬싱키에서 치러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첫 대결에선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앞세운 아사다가 총점 172.83점을 받아 김연아(137.75점)를 크게 앞서는 성적으로 우승했고 이어진 2005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179.24점으로 김연아(158.93점)를 또 한 번 이겼다. 그리고 이 우승으로 아사다는 세계주니어 챔피언 자격으로 김연아보다 1년 빠른 2005-06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올라서 1년간 김연아와 아사다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듬해 아사다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다시 나오면서 두 라이벌은 1년만에 다시 맞대결을 펼쳤고 이번엔 김연아(177.54점)는 트리플 악셀을 실패한 아사다(153.35점)를 누르고 세 번째 맞대결 만에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이후 한일 ‘피겨 요정’의 치열한 승부는 김연아가 2006-07 시즌 시니어 무대로 올라가면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2006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펼쳐진 아사다와 시니어 무대 첫 맞대결에서 김연아는 184.20점을 얻어 트리플 악셀 실패에 발목이 잡힌 아사다(172.52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하며 첫 시니어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일본 도쿄에서 치러진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극심한 허리 통증 때문에 진통제 투혼을 벌였지만 안도 미키와 아사다에게 금, 은메달을 내주는 아쉬움을 맛봤다.
심기일전한 김연아는 2007-08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를 눌렀지만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고관절 부상의 여파로 동메달에 머물면서 아사다에게 우승 메달을 건네줬다. 이어 2008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김연아가 점프 실수를 범하며 186.35점에 그쳐 188.55점을 얻은 아사다에게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내주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지난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를 꺾은 데 이어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펼쳐진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 메달을 목에 걸면서 아사다와의 통산 맞대결 전적을 5승5패, 동률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역대 최고점(210.03점)을 경신하며 점프 난조에 빠진 아사다를 눌러 상대로 통산 전적 6승5패로 마침내 첫 맞대결 리드를 잡았다. 따라서 이번 12번째 맞대결은 김연아가 마침내 아사다에게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첫 찬스이기도 하다.
두 선수의 역대 최고점에서 김연아는 역대 최고점 기록인 210.03점으로 아사다(201.87점)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는 곧 메달 색깔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21일 공식연습에서 함께 30분간 훈련을 하면서도 서로에게 단 한 번도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오직 자신들의 연기에만 집중,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끝까지 당겨진 활시위는 이제 놓여 질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숏프로그램 경기는 오후 8시부터 채널 4(NBC)를 통해 녹화로 중계된다.
김연아(앞쪽)와 아사다가 21일 공식 연습에서 서로를 외면한 채 연습에만 몰두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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