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서 처음 배운 단어 중에는 “바디 샾 (Body Shop)” 이라든지 “레이오프 (layoff)” 등이 있다. 당시 한국에서는 차가 귀할 때라 차체 수리소가 흔하지 않아서, 단어는 다 알겠는데 합쳐놓으니 도무지 감이 안잡혔다. 바디 샾이라, 대체 이 몸둥이를 가지고 어떻게 하는 곳이란 말인가?
그런데 레이오프라는 단어는영한 사전을 찾기 전에 이미 실감할 수있어서 설명이 필요없는 단어였다. 해마다 년말이 오면 반갑지않은 이벤트가 바로 이 레이오프란 행사이다. 사람 짜르기로 유명한 GE사의 잭 웰치 (Jack Welch)가 회장으로 있었던 1981년부터 2001년까지 근무했었기 때문에 이 레이오프라는 단어의 의미를 확실히 알고있다. 그가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에는 41만 천명이었던 직원 수가 5년 내에 29만 9천명으로 줄었다. 많은 회사들이 그의 사업 모델을 따라서 감원을 시작했었는데, 새해 감축 예산 책정을 위해 감원을 꼭 년말 이전에 실시해서 너무도 추운 크리스마스를 맞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해마다 직원을 A,B,C 등급으로 나누고 20%를A등급으로, 70%를 B 등급으로, 나머지 10%를 C등급으로 매겨서 C 등급인 사람들을 축출시키고서, 그 이듬해에 다시 이러한 방법으로 직원들을 등급으로 나눠 축출시켰다. 그가 은퇴할 때까지 살아 남았으니 “나는 잭 웰치의 독재로부터 살아 남았다 (I survived from Neutron Jack’s Tyranny)”라는 티-셔츠라도 만들어 입어야할 판이었다.
한국에는 눈이 쏟아져서 언덕으로 차가 올라가지 못해 팽개치고 가는 사람들도 등장했나하면, 견인 트럭도 감히 언덕으로 올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추위에 몸과 마음이 다 얼어붙어 남을 생각할 겨를도 없으니 정말 삭막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국내에서도 도처에 눈이 쏟아져서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없으면 꺾이게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설상가상 (雪霜加霜)이라고 이 겨울에 실업율이 10%대에서 맴돌고 있으니 올 겨울은 유난히 더 춥다.
다니는 교회에 형사가 한 사람있다. 그의 이야기로는 요즘 무척 바쁘다고한다. 경기가 나쁘고 실업율이 올라가서 범죄율이 높아 사건해결에 눈코뜰 새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불우 이웃 돕기 사진 강습회라도 열고 싶었다.
1976년에 미국으로 와서 아시안으로서 IT업계에 세계적인 신화를 창조한 후, 2007년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아내와 세 아들과 함께 영구 귀국한 스티브 김이 한 말이 더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젊어서는 버는 돈이 내돈이지만, 늙어서는 쓰는 돈이 내돈”이라고 한 그는 한국과 연변 지역의 조선족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불하고 있으며, 제3세계에 도서관과 교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형편될 때 남을 도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자.
올해가 작년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져보지만, 확신은 없다. 남편이 직장을 잃었다는 어느 가정의 소식을 들은 지 얼마 안되어서 아내마저 직장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는가하면, 병이 재발해서 다시 들어눕게된 이웃에다, 신문 지면으로만 보던 차압 소식이 바로 이웃에게 닥쳐온 것을 알고는 한치 앞을 볼 수가 없다. 옛날 시카고에서 학교 다닐 때, 강풍에 흩날리는 눈발때문에 앞은 안보이고 깜박이는 트럭의 뒤 비상등만 짐작으로 따라가던 시절을 떠올린다.
기후도 춥지만, 사람들의 쌀쌀함은 매서운 추위를 느끼게한다. 사람들은 여유가 없으면, 더욱 더 자기 보호의 본능을 드러낸다. 가뭄에 식수를 배급줄 때에도 서로 먼저 받으려고 싸우는 것을 TV 뉴스에서 많이 보았다.
요즘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생각없이 낭비했었던 옛날을 돌아보면 후회도 막급하다. 매일 생각없이 외식하던 버릇, 세일 광고를 보면 필요하지 않아도 싼 맛에 사는 습관 등등, 불경기의 추위가 이제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한다. 통계에 의하면 냉장고의 음식중 15%는 쓰레기 통으로 간다고 한다. 얼마나 허리띠를 느슨하게 풀고 살았는지 돌아보고, 정신차려 이 혹한을 이기자. 가계가 어려울수록 가족들은 힘을 합쳐야한다. 불평만하면, 되는 일도 없이 추위만 더 느끼게 된다. 그래도 가족이 있어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음을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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