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직장을 구해 지난번 직장에서 저지른 실수를 다시 범하질 않기를 기대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마음 상태로 근무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재혼을 하는 부부가 서로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다가, 곧 자신들의 본성을 드러내는 일도 다반사이다. 구관이 명관이라했던가?
경인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무언가 희망적인 새로운 것이 나를 기다릴 것으로 생각되지만 쉽게 풀리지 않을 일들이 눈 앞에 있음을 본다. 행복은 남이 가진 것이라고 위로해보지만, 내가 가지고있지 않은 행복이라 질투도 난다. 주위에서 직장잃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로인해 자신들의 집이 은행에 차압되는 일들을 작년 초보다도 더 듣는다. 2009년은 더욱 더 추운 인생의 한파를 남기고 떠났다.
수년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 (National Geographic Society) 에서 전세 제트 비행기로 20일동안 전 세계의 꼭 가봐야하지만 가기 힘든 곳만 골라서 안내하는 여행 상품을 내놓았었다. 참가비는 일인당 삼만불이었다. 평생에 한번있는 기회라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보아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이 참가할까 생각해보니 그 부류에 속하지않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지금도 신문의 쿠폰을 가위로 잘라서 일불이라도 아끼고자하는 자신이고보면, 참가자들은 금액의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는 부류인 것 같았다.
나의 깃털은 그들의 깃털과 달라 어울리지 않음을 알고는 포기했다. 흥청망청 소비하던 시절도 옛이야기가 되었다. 그래서 졸라매는 허리띠가 더 큰 고통을 준다.
새해에 바람이 있다면, 화목이다. 불경기로 가정도, 정부도, 교회도 온통 재정난에 봉착해있다. 고난이 닥칠 때, 우리는 비로소 숨은 자신을 드러낸다. 모두들 성인 군자같지만 고난을 거치는 과정 속에서 인생의 가면이 벗겨짐을 본다. 그러나 상대방의 벗겨진 가면을 못본 척 상대방에게 다시 덮어줄 수있다면, 화목으로 이 추운 계절을 따뜻하게 보낼 수있지않을까?
제일 먼저, 새해엔 가정의 화목을 빈다. 부부 간에 서로 너무 잘안다고 헐뜯으면 집안 기둥이 무너진다. 요즘은 이혼해도 실업자 만날까 재혼도 못한다. 이럴 땐 차라리 집안 기둥 보수공사라도 하는 게 낫지않을까? 서로 허물기위해 결혼하는 게 아니라 서로 세우기 위해 결혼한다. 백짓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하지않는가?
다음으론, 우리 교민 사회의 역사와 함께해 온 교회들이 화목하길 빈다. 해마다 교회 내의 분쟁을 목격해왔다. 정말 그리스도의 사신들이 모여 “아멘 아멘”하는 교회라면, 화목하여 본을 보여주기 바란다. 집사, 장로와 목사의 엉킨 싸움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참 의미가 희석되지않기 바란다. 거기다, 작년에 있은 타 지역 교회의 심한 분쟁으로 헌금이 변호사비로 쓰였다는 소식에 우리 자신들이 스스로의 하나님이 되어있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올해엔 글자 그대로 “거듭나는 교회”가 되어 화목하길 간절히 바란다.
또, 한인 사회의 여러 단체들도 화목하길 기대해본다. 앞뒤가 안맞는 장부 정리로 투명성과 신뢰가 상실되고 서로 손가락질하는 한인 사회가 아니라, 서로 화목하고 돕는 한인 사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한인 단체는 감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류 사회에서 한인의 권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우리 조국의 국호는 “대한민국”이다. 땅덩어리는 작아도, 큰 뜻을 세계만방에 펼치고자하는 큰 대(大)자로 시작하는 국가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하는 짓을 보면, “좁쌀민국”이다. 서로 상대를 헐뜯어야 자신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299개의 좁쌀들이 국회의사당에서 이리저리 섞여서 싸운다. 새해엔 묵직한 큰돌들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서로 쉽게 흥분하지않고 조용히 앉아 화목하는 국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나만의 소원일까?
우리는 혼자 살 수없음을 잘 안다. 서로 화목하는 것이 우리들 스스로를 위해 좋다. 서로 돕고 베풀며 화목하는 새해가 된다면, 올해 말 겨울이 다시 와도 훈훈한 겨울을 맞이하지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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