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10 NFL 정규시즌 결산
▶ 패스 못하면 성공할 수 없는 시대 열려
타이탄스 잔슨 NFL 신기록
러싱/리시빙 합계 2,509야드
“Pass or Fail.”
3일로 막을 내린 2009~10 NFL 정규시즌 결과를 보면 시대가 바뀐 사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강한 러싱공격과 탄탄한 디펜스가 우승의 필수조전으로 꼽히던 시대는 지나고 패스를 못하면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을 보면 쿼터백이 시시한 팀이 하나도 없다. 페이튼 매닝(인디애나폴리스 콜츠), 필립 리버스(샌디에고 차저스), 탐 브레이디(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 브렛 파브(미네소타 바이킹스), 드루 브리스(뉴올리언스 세인츠), 토니 로모(달라스 카우보이스), 커트 워너(애리조나 카디널스), 애런 로저스(그린베이 패커스), 다나븐 맥냅(필라델피아 이글스) 등 수퍼스타 쿼터백들이 총출동한다. 2년차 조 플라코(볼티모어 레이븐스)도 스타덤이 예약된 패서며, 뉴욕 제츠의 마크 산체스도 작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종합 5번으로 지명된 기대주로 관심을 끈다.
반면 러싱 랭킹 1, 2위 러닝백을 가진 테네시 타이탄스(크리스 잔슨)와 세인트루이스 램스(스티븐 잭슨)는 둘 다 탈락했다. 디펜스도 16위 차저스, 18위 콜츠, 25위 세인츠가 플레이오프에 오른 반면 5위 피츠버그 스틸러스, 7위 덴버 브롱코스, 8위 캐롤라이나 팬서스, 10위 워싱턴 레드스킨스 등은 시즌을 마감했다.
양대 컨퍼런스의 탑시드를 따낸 콜츠와 세인츠에 대해 생각하면 매닝과 브리스의 터치다운부터 떠오른다. 패스 오펜스 랭킹 탑10 중 1위인 휴스턴 텍산스와 9위 스틸러스는 타이브레이커에서 밀려 아깝게 탈락했지만 나머지 8개 팀들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러싱 오펜스 탑10 중에서는 테네시 타이탄스, 캐롤라이나 팬서스, 마애미 돌핀스 등 2, 3, 4위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NFL은 전통적으로 공격 시간을 컨트롤하는 러싱공격(NFL에서는 패스가 땅에 떨어질 때마다 시계가 멈추는 이유)과 철벽 디펜스 없이는 우승할 수 없는 리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한 방이 없으면 안 되는 것. 패스 오펜스는 화려하기만 할 뿐 실속이 없다는 말은 옛말이다.
이제 300야드 패싱은 기본으로 패이트리어츠도 전승 우승 신화의 문턱까지 간 2007년 시즌 브레이디와 와이드리시버 랜디 모스가 온갖 패싱과 리시빙 신기록을 다 갈아치웠다. 콜츠와 세인츠도 이번 시즌 매닝과 브리스를 앞세운 패스 오펜스로 전승기록을 위협했다.
이번 시즌은 초반부터 300야드 패서의 승률이 80%를 넘었다. 시즌 5주까지만 해도 300야드 패싱을 기록한 팀이 23승(5패)를 기록했는데 일라이아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이는 역사상 가장 빠른 페이스였다. 그 전에는 5주 동안 15승이 최고였다. 잭슨빌 재규어스 와이드리시버 토리 홀트는 이에 대해 “팀에서 항상 밸런스를 강요하지만 기록이 패스 오펜스의 효과를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300야드 패싱은 진 경기의 상징이었다. 계속 추격전을 펼쳐야 했기에 패스를 많이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2001년부터의 기록을 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난 9년 동안 진 경기에서 300야드 패서가 나온 적이 더 많았던 시즌은 2003, 2004, 2005년밖에 없다. 특히 그 후로는 300야드 패서의 승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2007년에 53%였던 승률이 작년에는 63%, 올해는 80%를 육박하고 있다.
패스 오펜스가 화려하지 않고도 플레이오프에 오른 팀은 벵갈스와 제츠뿐이다.
지난해 준우승 팀 카디널스의 켄 위즌헌트 감독에 따르면 이는 리그에 특급 쿼터백이 많아진 결과다. 벤 로슬리스버거(피츠버그 스틸러스), 리버스(차저스), 일라이 매닝(자이언츠)가 한 해에 나왔고, 작년에는 맷 라이언(애틀랜타 팰콘스)과 조 플라코(볼티모어 레이븐스)가 루키 시즌부터 팀을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리는 등 리그에 “한꺼번에 일류 쿼터백이 이렇게 많았던 시대가 기억에 없다”는 것.
존 블리츠의 유행 때문에 숏패스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상대 수비수들이 ‘전선’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정면충돌을 시도하느니 빠르고 짧은 패스로 압박 디펜스를 이겨낸다는 것. 예전에는 50야드를 던져야 50야드 패스 플레이가 나왔지만 이제는 리시버들이 짧은 패스를 받아 50야드를 달려 50야드 패스 플레이가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편 2009~10 NFL 정규시즌의 가장 빛나는 개인 기록은 타이탄스의 2년차 러닝백 크리스 잔슨이 세웠다. “50m 스피드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다”고 주장한 잔슨은 NFL 역사상 단 6번째로 싱글시즌 2,000야드 고지를 돌파했고, 리시빙까지 합쳐 2,509야드 전진은 1999년 마샬 포크의 2,429야드를 넘어선 NFL 신기록이다.
<이규태 기자>
위쪽부터 필립 리버스(차저스), 페이튼 매닝(콜츠).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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