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새해의 첫 아침이 밝았다. 지난 한 해 정말 어려운 고비들과 굴곡을 넘어 새해 첫 아침까지 왔다. 경기침체의 혹독한 한파는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할 수 있다는 부푼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희망대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새해의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2010년은 또 다른 10년을 시작하는 의미 있는 해이다. 21세기를 연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한 마디로 미증유의 사태들로 점철된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는 온 세계를 경악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테러는 지우기 힘든 상흔을 남겼으며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또 갑작스럽게 세계를 덮친 경기침체의 한파는 수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지만 언제 또 다시 위기가 닥칠지 알 수 없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가슴을 활짝 편 채 다가오는 10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지난 10년이 우리에게 던져준 교훈과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고통스러웠던 경험들은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고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이런 시간을 거치면서 우리는 좀 더 강해졌고 좀 더 현명해졌다.
올 한해를 떠올리기만 해도 저절로 신명이 솟아난다.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할 스포츠 축제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이웃나라인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는 모국인 한국의 선전이 기대된다. 전통적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은 물론이고 동계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의 우승이 예상된다. 그녀가 우승한다면 우리의 자긍심을 한껏 높여주는 쾌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쾌거도 월드컵의 열기에는 비할 바 아니다. 오는 6월 온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월드컵으로 한인사회는 또 다시 들썩이게 될 것이다. 목이 쉬어라 외쳐 댈 ‘대~한민국’의 힘찬 함성이 벌써부터 들리는 것 같다. 하나 됨을 확인하는 것은 벅찬 감격이 아닐 수 없다.
축제가 선사하는 신명은 삶에 에너지가 된다.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2010년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우리에게 안겨 줄 신명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새해를 맞는 행복감은 어느 때보다도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신명을 삶의 현장으로 이어가야 한다. 올해 미국 경제는 3% 내외의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장밋빛은 아니지만 비관적이지도 않다. 조급함을 버리고 차분히 상황을 살펴가며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나친 낙관도, 또 비관도 금물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땀은 결코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믿음과 신명은 척박한 이민 환경 속에서 한인사회를 지탱시키고 성장시켜 준 원동력이 돼 왔다.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2010년에는 미국사회의 장래와 관련해 대단히 중요한 백년대계 아젠다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의료개혁이다. 날로 무보험자가 늘고 있는 현실은 세계 최강대국임을 자부하는 미국으로서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한인사회도 깊은 관심을 갖고 필요할 경우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의료개혁이 워싱턴에 맡겨진 과제라면 센서스 참여는 우리에게 맡겨진 과제이다. 센서스 참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센서스에 성실히 응하는 것은 미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면서 동시에 소수민족인 한인들에게는 권리이기도 하다. 센서스를 통해 드러날 한인사회의 현황은 곧 정치력이자 한인사회에 배정될 예산의 액수를 뜻하기 때문이다.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는 우를 반복해서는 커뮤니티의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 모두는 지금 새해의 출발선에 서 있다. 다가올 미래의 도전은 결코 녹록치 않겠지만 이것을 맞이하는 우리의 각오 또한 만만치 않으니 두려울 것은 없다. 비록 과거는 힘들었을지라도 새로운 희망이 있기에 출발선에 선 두 다리에는 불끈 힘이 솟는다. 이제 그 발을 힘차게 내디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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