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대통령 재선에 도전한 레이건은 73세의 고령이 시빗거리였다. 경쟁자인 먼데일 민주당 후보가 TV 토론에서 이 문제를 먼저 건드렸다.
먼데일-“대통령의 나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레이건-“나는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
먼데일-“그게 무슨 뜻입니까?”
레이건-“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모든 청중이 박장대소했으며 먼데일도 결국 함께 웃었다고 한다.
먼데일은 다시는 나이를 문제 삼지 못했다.
또한 미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인 링컨은 사실 그렇게 호감이 가는 얼굴은 아니었다. 의회에서 한 야당 의원이 링컨에게 악의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링컨이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라는 것이었고 여기에 링컨은 대답했다. “만일 나에게 두 얼굴이 있었다면 왜 이런 중요한 자리에 하필 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대답이 좋으면 질문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여유는 조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도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지금 한국은 세종이란 이름으로 전쟁 중이다. 정부에서 보면 여기저기 전부 적군뿐이고 아군이 없다고 한다. 충청도 출신의 국무총리가 임명되고 말도 많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두고 의외로 호응이 좋다고 한다. 사과는 사과이고 앞으로 정말 손해를 보더라도 백년대계를 위해 일하면 되는 것이다. 대개의 대한민국 국민과 충청도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종시가 수도를 어느 정도까지 흡수할 수 있는 기틀이 잡히면 그때 개발에 박차를 가해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는 지금 교통 공해 속에 살고 있다. 복잡한 도심에서 육체는 고단하지만 심리는 만성이 되어 도시는 “그러려니” 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사람들은 삶에 가장 중요하다는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도시에서만 살아가야 할까? ‘내가 집권하는 임기 중에’ ‘내가 사는 시대에’ 필히 수도를 옮겨야 한다는 것은 욕심이고 무리이다. 나는 30년 후에라도 미국에 한국인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1,000만명 이민운동을 비롯한 온갖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목표를 1,000만명이라고 하니까 무리라면서 깎아서 500만명만 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백년대계’란 말 그대로 100년 뒤를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우리 시대가 아니라 후손이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세종시는 말 그대로 세종대왕의 정신을 기리는 대서 발상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당시 세종대왕도 한글을 만들 때 유림과 사대부, 왕실 등 대부분의 강력한 반발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훗날인 지금에 한글의 위력이 어떠한지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단일민족의 긍지뿐만 아니라 IT산업에 지대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데 고마움을 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에는 세종대왕이 외롭게 밀어붙인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상상해 볼 수 있다. 우선 대신이라는 자들도 새롭게 배우거나 바꾸기 싫었을 것이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빙자해 반대를 했을 것이다.
지금 충청도에 설립될 ‘세종시’ 역시 부분적으로 수도를 옮기려는 마음을 성급하게 먹을 필요는 없다는 사람이 많다. 몇 개의 부처가 옮겨 가는 것은 긴급 국정업무에는 효율적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고 실제 업무를 본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그렇다면 그렇게 믿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10년만 더 가면 서울이 복잡하다고 아우성을 칠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빠져 나갈 수도 있다. 지금의 서울은 인근지역이라는 위성도시만 잘 정리가 되고 도로만 잘 만들어지면 서울을 옮길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닐까. 지금은 아이들도 적게 낳고 외국으로 많이 빠져나간다. 기업이 꼭 서울 인근에 있으란 법도 없어졌다. 아니면 통일이 되거나 20~30년 후가 되면 틀림없이 달라질 것이다. 그때는 수도를 두개로 나눌 고민이 아니라 중앙부처를 몽땅 옮겨 어디든 피난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때는 아주 자연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지금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당과 특정 지역들의 욕심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여러 가지로 멀지 않아 수도를 옮겨야 할 때가 온다. 그때 부산으로나 대구, 목포로 옮겨질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때를 위해서 지금의 세종시는 탄탄하고 완전하게 여유로운 도시계획을 어떻게 세우느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부동산 개발은 지역의 유력 인사의 파워나 민심에 관계없이 실용과 편리 위주로 펼쳐져야 한다. 그때는 여야가 따로 없이 서로 양보하고 합심을 해야 할 것이다. 당파싸움이나 자신의 눈앞에 이익만 바라보는 졸속정책이 아니길 바란다. 타협하는 민족, 미래를 걱정하는 여유 있는 정치가 되었으면 한다.
조크가 필요한 시대이다. 언제까지나 편 가르기 식은 좋은 것 같지 않다. 미국의 부동산은 흐름에서 미래를 볼 수 있게 해 준다. ‘어바인’이라는 계획도시를 하나 만들기 위해 50여년 가까이 흘렀다고 한다. 도시를 계획하고 대학교를 유치하고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하면서 미래에 경쟁력이 있는 도시가 될 것인가 진단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뉴스에서 인천 송도 신도시가 엄청 어렵다고 한다. 유령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세종시가 제2의 유령도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기분과 정치적 결정보다는 국민적 흐름과 모든 이의 합의도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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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기 / 뉴스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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