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찾다보니 은행 매물이나 숏세일이 눈에 띈다. 시세보다 20~30% 낮은 가격이다. 반드시 사고 싶다. 건물의 상태가 일반 매물에 비하여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리 한다 하더라도 정말 싸고도 좋은 매물이다. 다운페이할 수 있고 크레딧이 좋은 바이어들은 꿈을 꾼다. 불과 몇년 전의 부동산 신화, 몇달 만에 수십만달러가 남고 누구누구는 빈손에서 부동산 재벌이 됐다느니 하던 기억과 함께 주위에서는 지금 부동산을 살 때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싸고도 좋은 은행 매물이나 숏세일 매물을 제대로 산 사람들이 주위에 별로 없다. 모두들 ‘은행 매물 사세요’하는데 왜 정작 산 사람은 없고 또 오퍼를 써도 번번이 놓칠까? 에이전트가 능력이 없어서라고 다른 이를 찾아도 역시 소용없다. 에이전트의 잘못이 아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지역에 따라 다르나 실제로 은행 매물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 경기가 나쁘고 실업률이 높아 사람들이 집 페이먼트를 못한다는데 왜 은행차압 매물이 많지 않는 것일까? 집 페이먼트를 못하는 집이 열 집 건너 하나이지만 대부분 페이먼트를 낮추기 위해 은행과 협상하거나 숏세일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많은 은행들이 차압으로까지 진행시키지 않고 있다. 현재 악성 채무주택을 모두 차압 부르고 은행 스스로 팔기 위해서 시장에 쏟아 내놓을 경우 그 여파가 두려운 탓이다. 어느 큰 은행의 경우 숏세일 진행 중인 주택이 7만채라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둘째, 어쩌다 시장에 나오는 소위 정말 싸고도 좋은 은행 매물은 누구 손으로 가는가? 그것은 소위 꾼들의 몫이다. 여기에서 꾼이라 함은 전액 현금 지불할 정도의 재력이 있는 투자가, 여기에 더하여 매물의 진정한 값어치에 대하여 귀를 기울이고 에이전트의 지역 전문 소견을 따르는 바이어들이다. 무조건 더 싸게 사고 싶거나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조금만 더 쓰고 싶은 우리 소박한 희망을 가진 일반 바이어들은 지는 게임이다.
너무 싸니까 10명, 20명의 바이어와 그 오퍼들이 들어왔고 가격이 경쟁적으로 올라가고 있으며 그 중의 절반은 전액 현금 지불 오퍼인 상황에서 더 깎아서 사고 싶은 바이어는 사지 못한다.
융자가 될지 어떨지, 집에 큰 하자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 라는 심정으로 너무 겁내는 바이어 역시 사지 못한다. 내가 봐도 좋고 싼 매물은 역시 수백명의 다른 바이어들의 눈에도 싼 매물이다. 하여 경쟁이 붙다보니 결국 줄 가격 모두 주고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셋째, 그렇다면 숏세일은 어떨까? 숏세일의 리스팅 가격은 실제 리스팅 가격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오퍼가 있어야 셀러의 은행에 숏세일을 신청할 수 있다. 일단 시세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바이어를 찾는다. 여러 개의 오퍼가 들어오면 그 중에서 제일 높고 재정 조건이 좋은 한 바이어의 오퍼를 은행에 제출하게 된다. 은행의 승인 여부를 떠나 지금 바이어들의 오퍼 중에서 일단 최고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는 은행의 결정을 마냥 기다려야 한다. 길게는 1년여, 짧아도 에스크로 열기 전에 3~4개월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 이미 승인을 받았다는 숏세일의 경우 기다리던 바이어가 지쳐서 다른 집을 이미 샀거나 마음이 변한 경우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장에서 좋은 집을 싸게 사는 방법은 없을까? 은행이나 숏세일이 아니어도 일반 셀러들이 팔려고 내놓은 싸고도 좋은 매물이 얼마든지 많다. 그런 매물들이 비싸다는 선입견을 버린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것을 모르는 셀러는 없다. 에이전트를 잘 활용하자.
은행이나 숏세일이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만큼 가격을 올리고 융자 등의 조건을 가능한 한 쉽게 한다. 숏세일에서 리스팅 가격대로 오퍼 쓰지 않는다. 에이전트가 제시하는 가격에 오퍼를 쓰든지 아니면 아예 쓰지 않는다. 에이전트가 일을 쉽게 하려고 혹은 가격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오해는 금물이다. “되지도 않을 거, 은행 물건이 싸다고, 숏세일이라고 오퍼를 쓰면 뭐하냐고?”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은 부동산을 살 때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818)317-8525, sunnyms@pacbell.net
서니 김 <리맥스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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