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머가 있었다. 어떤 사람이 로토를 한장 사서 하나님께 “만약 이 로토가 당첨되면 상금의 반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겠습니다.”라고 기도했었다. 그런데, 이 로토가 당첨이 되었으나, 이 사람은 갑자기 생각이 달라졌다. “교회를 가봐도 모두가 고급차를 타고 오고, 쇼핑 몰에 가봐도 모두 나보다 더 좋은 옷을 입고 다니니, 정말 가난한 사람은 바로 나”라는 것이다. 남을 도울 의지를 가지고 정말 주위를 돌아보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능력이 안돼서 가난한 사람들도 있고, 환경이 가난하게 만든 사람들도 있다.
유명한 사람들 뒤엔 꼭 숨어서 뒷받침해준 사람들이 있음을 본다. 유명한 부흥사 드와이트 무디 (D.L. Moody) 목사 뒤엔 그가 소년 시절 구두방에서 일할 때 복음을 전한 킴볼 목사가 있다. 성경의 사도 행전에서 사울이 직가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후, 아나니아에게서 세례를 받았다. 무디 목사나 사울 (바울)에 관해서는 잘 알려졌으나, 그들을 뒷받침해준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잡지에서 아름다운 경치 사진을 보며, 나도 가서 찍고싶다는 충동을 느끼고 그 촬영 위치에 대해 알아보면 쉽게갈 수 없는 곳이 많다. 누군가가 그곳으로 안내했기 때문에 지구 어느 구석의 아름다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주의 사진작가인 지미 켓즈 (Jimmy Katz)나 카 클맆톤 (Karr Clifton) 같은 사람들이 소개하는 많은 풍경 사진들의 이면에는 켈리 칼라패티치 (Kelly Kalafatich)라는 여성의 도움이 스며들어있다. 그녀는 래프터로서 (rafter) 세상의 유명한 강은 거의 모두 섭렵했을 정도이다. 그녀는 앨라스카의 탓셴쉬니-알섹 강에서 수많은 래프터들을 인도한 경력이 있으며, 폴 손과 함께 2007년 이 강을 레프팅함으로써 이 지역의 사진들이 한국일보 독자들에게 “앨라스카를 가다”를 통해 소개될 수 있었다.
몇년 전,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 나일강은 오염이 되었으니 손이나 발도 담그지 말도록 주의를 받았었다. 킬리만자로 산의 눈이 녹아 정북쪽으로 흐르는 이 나일강물에는 기생충들이 서식하고 있다. 켈리와 몇명의 모험가들은 2004년 에티오피아의 블루 나일강을 탐험하면서 태나 호수 (Lake Tana)에서 수영을 했었다. 한데 이곳에서 주혈협충 (Schistomiasis) 이라는 기생충이 그녀의 피부를 뚫고들어가 잠복하다가 급기야 척추로 침범해서 하반신이 마비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16세부터 강을 따라 산 그녀는 지금까지 독신으로 40대 후반을 살고있다.
그녀와 수많은 강을 레프팅했던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그녀를 돕고자 성금을 보내고 있으며,. 강 사람들의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다. 그래도 엄청난 치료비는 감당못할 정도로 치닫고 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새크라멘토 인근의 조그만 타운인 콜로마 (Coloma)에서는 전 주민들이 지난 시월 모금 행사를 벌였으며, 새크라멘토 비 (Sacramento Bee) 신문은 8월 24일자 기사에 그녀의 상황을 소개했었다.
폴 손도 그녀를 위해 사진 강습회를 12월 12일 상항의 차이나타운에서 연다. 생활도 어려운데다, 혼자서 재활하려는 그녀의 강한 의지는 다른 사람에게도 용기를 줄 뿐아니라, 그녀의 도움으로 세상의 많은 숨은 지역들이 사진으로 노출될 수 있었기에 더욱 값지다.
우리가 주류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주류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해야한다. 정치 활동도 한인들만의 표로는 이기기 어렵다. 이제 한인들도 그 활동 영역을 넓혀야한다. 많은 시선이 이 조그만 타운으로 집중되고 있을 때, 우리 배달민족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할 것 같다.
지난 11월 14일, 상항의 엠바카데로와 마켓 스트릿에서 있었던 사진 강습회에 참여해서 불우 이웃을 도우는 초석이 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불경기 속에서도 우리보다 더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여유가 복이라고 믿는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바로 그리스도께 한 것이라는 말을 되새기는 감사의 계절이다. 켈리가 다시 재활할 수 있기를 빌며, 우리 한인들도 남을 돕는 큰손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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