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국 예술의 전당에서 한시간 30분짜리 대작을 발표하셨다는데 그 작품에 대한 소개는?
국립합창단에서 기획하여 작품을 위촉한 곡으로 제목은 칸타타 ‘푸른편지’이다. 일제시대 34살의 짧은 생을 살았던 서덕출 시인의 일생을 그가 남긴 70여편의 동시와 수필 중 30여편을 바탕으로 4계절로 엮어서 극작가 이강백씨가 쓴 대본에 내가 곡을 붙여 만든 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칸타타이다. 국립합창단 128회 정기연주회를 통해 소프라노 박정원과 테너 이원준 그리고 코리안심포니의 협연으로 초연 되었고, 평단으로부터 한시간 반에 걸친 연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은 성공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내년에 서덕출 시인의 고향인 울산을 기점으로 계속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작곡가로서의 작품활동은.
90년대 초 당시 국내 정상의 기량을 자랑하던 수원시립합창단과의 인연으로 합창음악과 주로 연관을 가지게 되었다. 2001년도에 2002년 수원 월드컵을 위한 주제음악을 작곡함을 계기로 그 후로부터 현재까지는 거의 관현악 반주가 딸린 합창곡들을 주로 의뢰받아 작곡해왔다. 이후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위촉으로 만든 4악장의 심포니칸타타 ‘일어나 빛을 발하라(2003),’ 창원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에 의해 2004교향악축제에서 초연된 ‘고향의 봄 주제에 의한 합창환상곡(2003~4),’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추모음악회에서 초연된 ‘Petite Requiem(2004)’,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칸타타 ‘외솔의 노래(2005)’등이 있다. ‘외솔의 노래’는 평단으로부터 ‘한국칸타타의 부활’이라는 호평과 함께 창작칸타타로서는 보기드문 성공사례를 남기게 되었고 이로 인해 올해 ‘푸른편지’를 또 위촉받은 것 같다.
-교회음악 작곡가로서도 상당한 양의 작품을 쓰셨다고 알고 있다. 교회음악 작곡을 시작한 동기와 활동내역,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관객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한 현대음악과 씨름 하던 작곡가인 나를 감동으로 이끌어 주던 음악이 매주 하나님의 전을 수놓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느 주일 예배찬양을 지휘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매주 성가대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찬양이 어찌 그리 격조있고, 감동스럽고, 아름다웠던지, 그러던 중 기도 중에 깨달음을 얻고 예배를 위한 음악을 많이 만들기로 서약을 하였다. 그 일을 계기로 봇물처럼 떠오르는 악상을 주체 못하고 1년 여 만에 약 30
여곡의 예배합창음악을 만들어서 미국과 한국에서 다 출판을 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중앙성가를 만드는 중앙아트출판사를 통해 ‘주님 나라 이루게 하소서’라는 제목의 작곡집으로 출판이 되었고 여기에 수록된 곡 중 ‘참 좋으신 주님’같은 곡은 여러 교회에서 잘 불려지고 있다. 출판 후에는 다른 창작활동으로 예배음악을 소홀히 한 경향이 있어서 요즘 그것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긴 하다. 이제 슬슬 기지개를 피고 내년에 또 한권의 책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현재 맡고 있는 케임브리지 교회에서도 최근에 음악회를 가졌다고 들었다. 그 교회의 음악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보스턴의 명문음대에 재학 중인 음악도의 상당수가 케임브리지교회에 출석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오케스트라가 구성이 되었고 성가대에도 상당수의 성악전공자들이 함께 함으로서 예배마다 수준높은 찬양으로 봉사할 수 있었다. 성가대와 오케스트라가 매주 드리는 웅장한 감동의 찬양, 그리고 이를 듣는 케임브리지교인들 외에는 이 아름다운 음악을 접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여긴 많은 분들의 배려와 성원으로 올해부터 정기연주회를 갖기로 결정하고 그 첫번째 연주회를 지난 11월 6일에 가졌다. 세속음악과 종교음악을 잘 배분하여 프로그램을 짰고 반응도 무척 좋았다. 내년에는 재능있는 Soloist들을 중심으로 봄에는 선교음악회를, 늦가을에는 올해와 같은 정기연주회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 교회의 위상을 드높이고 또 음악을 통한 선교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매주 주일마다 가슴벅찬 찬양으로 봉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은 모든 대원들이 잊지 않고 있다.
한편 작곡가 김기영은 한양대학교 음악대학과 보스턴 대학에서 수학하였고, 보스턴의 현대음악연주단체인 ALEA III에서도 활동하였다. 수원시립, 울산시립 합창단 그리고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전임작곡자, 코리안심포니, 서울심포니,
MBC관현악단, 창원시향, 수원시향, 국립합창단, 서울시립합창단 등의 전문 연주단체의 객원작곡자로 다수의 공연작품을 작곡했다.이 모든 곡들은 현재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Oregon Bach Festival, 워싱턴 D.C.의 Oak Crest Hall, 그리고 보스턴의 Jordan Hall 등에서 연주되었다. 현재는 보스턴의 케임브리지한인교회에서 음악감독으로 재직하면서 작곡생활에만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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