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불경기에는 사십대가 한번 직장을 잃으면 새 직장을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직장잃은 사십대가 이년 내에 이혼할 확율은 아주 높다고 한다. 직장잃고, 마누라잃고 건강까지 잃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나의 사십대를 돌아보면, 150여명이나 되는 근무 부서의 엔지니어들이 몽땅 노스 캐롤라이나로 옯겨가야했다. 인구 오만명되는 소도시인데, 그곳의 한 사립 학교에 전화했더니, 동양인 학생은 중국계 학생이 두명있었는데 나갔다고 했다. 아내도 전문직이라, 그곳에서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꿈일 뿐이었다. 가족들을 위해 결정을 내려야했다.
많은 대학생들의 최고 선망의 대상이라는 회사에서 나가야 했던 것이다. 그래도 실리콘 밸리이니까 다른 걸 해서라도 먹고 살겠지 하는 생각에, 안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결정만 내렸지, 다른 곳에서는 쓸모가 없는 특수 분야의 직장 생활을 한 덕분에, 뽀족한 수가 없었다. 사방을 다 돌아봐도 모두 직장가진 사람들 뿐인 것같아 마치 나 혼자 세상을 외롭게 떠나는 기분이었다.
소속된 교회의 당시 피터 윌크스 (Peter Wilkes) 목사에게 가서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기도를 부탁했었다. 파란 눈의 이 영국인 목사는 어깨에 손을 얹고는, “하나님, 이 사람을 통해서 영광받으실 때가 왔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소서. 이 사람의 고통이 심하면 심할 수록, 하나님께서는 더 큰 영광을 받으실 줄 믿습니다.” 라고 기도했다. 내가 듣고싶은 “직장을 구하도록 도와주소서”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돌아서서 나오는데 나의 귀가 그렇게 편하질 못했었다.
먼저, 자녀들을 당시 다니던 기독교 사립 초등학교에서 공립 학교로 전학시키기로 했었다. 교장 선생님은 말리면서, 결혼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를 결혼 사진찍도록 추천하겠다며, 먹고 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했었다. 마지막으로, 아들이 웅변 대회에서 일등을 해서 학부형들 앞에서 발표회를 하는데, 눈시울이 그렇게 뜨거울 수가 없었다. “더 이상 아들을 못밀어 줄 수도 있겠구나”하고 생각하니 정말 아버지의 눈물이 흘렀다. 이것이 부성애인가?
그 와중에서, 평소에 나를 위해 많은 기도를 했다며, 사업을 같이하자는 사람이 나타났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일주일 후, 연락이 왔는데 다른 동업 희망자가 나타났으니 빨리 결정해달라고 재촉했다. 인생길에서 선택을 해야한다면, 하나님의 길을 택하면 문제가 없다.
모든 걸 접고, 다시 성경으로 돌아갔다. 네비게이토 선교회에서 (The Navigators) 배운대로 정말 침상을 메고 일어나는 (요한 복음 5:8) 자기 훈련을 시작했었다. 창세기 22장을 두고, 삼일 금식을 했었다. 아브라함과 아들 이삭이 모리아 산으로 사흘 걸려서 올라간다. 하루, 이틀, 그리고 사흘째 되는 날, 성경에서 빠진 이야기를 하나 발견했다. 이 아버지와 아들이 하산할 때의 장면인 것이다. 아브라함은 얼마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아들의 손을 잡고 기쁘게 내려왔을까?
갈라디아서 1:9을 보면,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하랴 하나님께 좋게하랴”는 말씀이 있다. 내 귀를 즐겁게 하는 기도는 나에게 하는 기도요, 당신의 귀를 즐겁게 하는 기도는 당신께 드리는 기도이다. 하나님의 귀를 즐겁게 하는 기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며 하나님께서 직접 응답하신다.
이 과정에서, 사도 행전을 공부하려고 전체 28장을 한칸씩 띄어서 다 한글 타자로 찍었었는데, 처음엔 두 손가락으로 천천히 찍기 시작하다 나중에는 자판을 다 외워서 자유롭게 찍게되었다. 이것이 지금 이 칼럼을 매주 송고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몇년 후, 이 베이 지역에서 빌리 그레이엄 전도 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전도 대회 본부에서 간증과 인터뷰를 거쳐 한국어 강사로 임명되었다. 평신도라고, 윌크스 목사가 이 전도 대회를 유치하게된 내막을 모르는 한인 목사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모든 언어권에서 유일한 평신도 강사로 봉사했었다. 아버지들이여, 힘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하는 기도를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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