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애인과 친해질 무렵, 복권을 한장 사서 당첨이 되면 놀라게 해주고 싶었다. 애인에겐 복권에 대해서는 한마디 없이, 오는 월요일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더니, 그날 헤어지자는 선언을 할까봐 걱정스러운 눈빛을 했다. 이 정도로 따라오는 애인에게, “자기 엄마와 내가 물에 빠지면 누구 먼저 건질꺼야?”하고 애꿎은 질문을 던졌다. 잠시 망서리다 “자기를 먼저 건질꺼야”한다. 그러나, 내 인생의 행복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결혼 후, 자녀가 태어났다. 내가 아버지가 된 것이다. 한데, 아내의 모든 관심이 자녀에게로 집중된다. 섭섭해서 다시 물어본다. “아들과 내가 물에 빠지면?” 생각했던대로 “당연히 아들이지”한다. 아파서 누운 아내더러 아들이 “엄마,.배고파”하면 어디서 힘이 나는지 일어나 진수성찬을 차려준다. “나도 배고픈데..”하면, “아무거나 찾아먹어!”한다. 그렇다. 아내와 아들은 서로 피가 섞였어도, 아내와 남편은 영원한 남남이다. 오직 파뿌리될 때까지 함께 살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퇴색해가는 약속 밖에 없다.
누가 그랬던가? 남녀가 서로 만나면, 처음 석달은 서로를 더 알기위해 시간을 보내고, 그 다음 삼년은 서로 열렬히 사랑하는 시간을 가지며, 그후 삼십년은 인내의 시간으로 보내고, 그 다음에는 서로 체념한다고…
어느 날,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했다며 새벽에도 기도요, 밤에도 기도다. 이 시각부터 부부간의 대화가 없어진다. 그리스도에게 아내를 빼앗겼나? 어이가 없어, “그리스도와 내가 물에 빠지면?”하고 물었더니, “당연히 그리스도지!”한다. 얄팍한 성경 지식으로 마태 복음 24:15을 펴고 “그리스도는 물에 안빠지고, 물위로 걷기도 하는데?”라고 말해도 막무가내다. “그래도, 그리스도를 먼저 건져야지!”
여자의 위력은 가히 파괴적이다. 남편인 아담을 시켜 선악과를 먹게 만들었다. 그것도 창조주가 직접 먹지말라고 한 것을 감히 남편더러 먹게 한 장본인이다. 게다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을 때, 로마군의 창과 칼을 두려워 않고 십자가 앞으로 간 사람들도 여자요, 무덤으로 제일 먼저 찾아간 사람들도 겁없는 여자다.
에베소서 5:22에는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주께 복종하다보니 남편에게 복종할 시간조차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당신만을 미치도록 사랑하신다면, 당신만 창조해서 딘둘이서만 오손도손 함께 살것이지. 왜 아담과 하와를 만들어 가정을 꾸리도록 하셨나?”고 한마디 던진다. 혹시 복많이 받으려고 그런다면, 무엇이 복인지를 알아야한다. 그리스도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은 경건해진다 (holy)고 하셨지,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happy) 하시지 않았다. 경건한 사람들은 가정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침례받는다며, 외간 남자인 목사와 단둘이서 물에 빠진다. 이제, 내가 누구를 먼저 건져야하나? 그리고는 목사는 성경을 적어도 한번 완독했든지 말든지 집사로 임명한다. 교인들도 집사 임명이 무슨 가문의 영광처럼 여긴다. 지난번 칼럼에 소개한, 교인 앞에서 무릎 꿇은 목사는 집사 추천서에 배우자의 추천 서명이 없으면, 집사가 될 수 없도록 했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이 집사가 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께 누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아내 혼자, 남편 혼자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아랑곳 않고 모두 집사로 임명하는 일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일까?
올해 이 칼럼을 시작할 때, 가정나고 교회났지, 교회나고 가정나지 않았다고 썼었다. 교회는 가정을 지키도록 가르쳐야한다. 크리스챤의 이혼은 덕이 되지 못한다. 순종, 봉사 보다도 더 시급한 것이 가정을 회복하는 것이다. 평신도들이 각성해야한다.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드리는 목장/구역 예배에, 혼자 교회다니던 한 여성은 자신의 집에서도 할 차례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남편더러 하루 종일 골프치러 나갔다 오라고 했다. 주인없는 집에 모여서 성경읽고 찬송부르고 눈 감고 기도하는데, 자꾸 전화가 왔다. “이제 다 갔느냐?”는 남편의 전화였다. 정말 아버지는 이래저래 찬밥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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