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의 ‘떨어진 별 1/5’(Fallen Star 1/5)는 지난여름 LA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렸던 ‘한국현대작가 12인전’을 보고 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고 좋아한 작품이었다. 한국인이나 타인종 관객 모두에게 가장 명료하고 파워풀한 이미지를 남겼으며, LA타임스는 이 작품과 서도호에 대해서만 따로 캘린더 섹션 커버스토리로 소개했을 만큼 범세계적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내년 중 UC샌디에고에 설치될 또 다른 ‘떨어진 별’(Fallen Star)이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바로 그러한 서도호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하고 강렬한 예술의 힘 때문이다.
‘한국현대작가 12인전’ 오프닝에서 ‘떨어진 별 1/5’ 앞에 선 서도호. <박상혁 기자>
서도호 ‘떨어진 별’ UCSD 설치
학생들 위한 특별한 휴식 공간
서도호는 집(home, house), 공간(space), 이주(displacement), 그리고 개인과 군중(personal and collective)에 관한 작품으로 세계 화단에서 우뚝 선 설치미술가로, 라크마에 설치됐던 작품이 한국의 집과 미국의 아파트가 공존하는 작가 정체성을 표현했다면 UCSD에 떨어진 별은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온 젊은이들, 대학이라는 거대한 캠퍼스와 네모난 기숙사 건물에 갇혀 살게 된 학생들을 편안하게 품어주는 작품이다.
말하자면 학생들의 마음속에 있는 집이 ‘오즈의 마법사’처럼 어떤 신비한 힘에 의해 날아와 학교 건물 옥상에 내려앉은 것이다. 그런데 그 집은 그저 상징적인 예술작품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실제로 들어가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으니 얼마나 근사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인가.
이 프로젝트는 서도호의 작품에 반한 메리 비비(Mary Livingstone Beebe) 스튜어트 컬렉션 디렉터의 노력으로 3년전부터 시작됐다. 비비 디렉터는 “1999년 서도호의 작품 ‘서울홈/LA홈’을 보고 너무나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고 “이후 그의 활동을 지켜보다가 3년전 연락해 UCSD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고, 캠퍼스를 둘러본 서도호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수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녀에 따르면 서도호 작품의 설치에 맞는 빌딩을 찾는 일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으며, 설치건물이 엔지니어링 스쿨(Irwine & Joan Jacobs School of Engineering) 본관으로 정해지고 난 후에도 대학 당국과 시 당국으로부터 수많은 건축 관련 코드에 맞추고 허가받는 일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다.
‘떨어진 별’의 프로젝트 매니저 매튜 그레고어는 “집은 미국 중서부의 전형적인 가정집과 같은 모양으로 지어진 다음 6층 건물 옥상의 한쪽 코너에 외팔보처럼 삐죽 튀어나온 형태로 설치된다”고 설명하고 “집은 실제 크기의 90% 정도로 지어지며 내부는 하나의 큰 공간이지만 일반가정과 같은 인테리어로 꾸며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건축을 위한 테크니컬 디자인을 거의 마친 상태이며, 내년 6월경 건축이 시작돼 빠르면 2010년 9월 새학기 전, 늦으면 연말 안으로 설치를 끝내게 된다.
비비 디렉터는 “떨어진 별은 학생들의 문화충돌을 완화하고 흡수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서도호의 모든 작품들이 그러하듯 누구나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경험과 이미지를 남기는 위대한 예술품이 될 것”이라며 크나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프로젝트의 예산은 100여만달러인데 현재까지 50여만달러가 모금된 상태다. 비비 디렉터는 “한인작가의 작품이고 UCSD에 한인 학생들이 10%가 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문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고 말하고 누구든지 도울 수 있다며 한인커뮤니티의 지원을 호소했다. 지원 방법은 체크를 스튜어트 컬렉션(Stuart Collection UC San Diego 9500 Gilman Drive La Jolla, CA 92093-0010)으로 보내거나 전화(858-534-2117)로 문의하면 된다.
<정숙희 기자>
학교 건물 옥상에 ‘떨어진 별’을 설치한 모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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