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에서 사진작가로 변신한 이상벽씨와 홍익대 미대 교수이며 서울미협 이사장인 이두식씨의 작품전이 10월29일부터 11월14일까지 갤러리 웨스턴(대표 모니카 이)에서 열린다. ‘내안에 나무이야기’란 제목의 이 초대전은 이상벽의 사진에 이두식이 그림을 덧입힌 특별한 사진회화작품을 소개하는 ‘우정의 전시회’로, 두 사람은 이와 같은 개념의 작품전을 지난 4월 서울 김영섭화랑에서 가진 바 있다. 이상벽과 이두식은 홍익대 미대 65학번 동기이며 ROTC 7기도 함께 한 절친한 친구사이다. 지난 40년 동안 한 사람은 한국화단에서 우뚝 선 화가로, 또 한 사람은 인기방송인으로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도 언제나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해왔다.
이상벽(오른쪽)과 이두식. 40년 우정으로 사진과 회화작품을 빚어냈다.
이상벽 사진에 이두식 화백 그림 덧입혀… 갤러리 웨스턴서 29일부터
이두식 교수는 “이상벽은 워낙 재주가 많은 친구다. 학창시절엔 얌전한 디자이너 지망생이면서도 ROTC 훈련장에선 휴식시간을 휘어잡는 천하의 입담꾼이었다. 뿐만 아니라 교내 응원단장에 학예부장, 그리고 일찍부터 방송활동을 병행한 예비스타였다”고 회상하고 “그의 사진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나무가 주제지만 당장 앵글부터가 여느 작품의 그것과 뭐가 달라도 다르다. 우선 자신감이 있고, 섬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답다.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찾아내는 이상벽만의 특별한 솜씨와 깊은 심미안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KBS ‘아침마당’을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25회 한국방송대상, 대통령상, 자랑스러운 홍익인상 등을 수상한 이상벽이 마이크 대신 카메라를 잡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초. 마침 방송생활이 40년이 되면서 오래 꿈꿔왔던 사진가의 길을 위해 3년여를 꼬박 몰두했다.
“동트기가 무섭게 카메라가방을 둘러메고 하루에도 몇 구비씩 산허리를 돌아 개울을 건너 다니며 쉴 틈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제법 등산이랍시고 십 수년을 했음에도 발에 물집이 잡히고 사타구니엔 번갈아 가래토시가 섰다”고 고백하는 그는 구식 수동카메라 하나를 들고 국토 곳곳을 순례하며 대한민국의 나무란 나무는 모두 찍고 돌아와 2007년 첫 번째 개인전 ‘내안에 나무이야기’를 서울 갤러리에서 가짐으로써 사진작가로 데뷔했다. 이어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초대전, 2008년 6월 뉴저지 리버사이드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졌고, 코리아 아트페어에 초대되기도 했던 그는 지난 7월에는 서울 부남미술관에서 ‘2009 지구치유프로젝트’ 사진전을 갖기도 했다.
“나에게 나무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 나무이야기를 사진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그 중에 어떤 나무는 자다가 뛰어나가기도 했고, 해가 꼴깍 넘어간 시간에도 허겁지겁 달려간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만큼 자연 속에서 만들어지는 사진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하는 이상벽은 아직도 필름 작업을 좋아하고 초기의 사진기술인 장노출을 통해 회화적으로 재조합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세상에 수동 카메라를 고집하며 포토샵은커녕 결코 트리밍을 하지 않고 필터와 후드조차 사용하지 않는 그는 거짓을 배격하는 올곧음과 함께 일부러 쉬운 길을 버리고 어려운 길을 가는 구도자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두식과의 합동작업에 대해 이상벽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두식 교수와 함께 전시를 계획하면서 그의 작업과 어울릴만한 회화적인 이미지를 생각했다. 생철지붕이 있는 뒷담에 나무 그림자가 물려있는 장면을 보면 어릴 적에 자치기 하던 소리, 계집애들 고무줄놀이 하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 것들이 나무가 들려주는 소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무 주변에서 들리던 소리를 찾아보고자 했다. 사진에 흔들림이 있는 것도 소리의 파장을 연상한 것이다” 그의 설명대로 그의 사진은 회화 같은 느낌이 많이 묻어나있다. 카메라를 인위적으로 흔든 것같이 자연스러운 흔들림이 있고 역광에서 한번, 순광에서 다시 한 번 찍는 다중촬영으로 그만의 독특한 색감과 느낌을 도출해내고 있다.
소박하면서도 다채로운 풍경들이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상벽은 저서로 ‘이상벽의 연예수첩’‘부리로 선 앵무새’‘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등을 냈으며 2008년 사진에세이 ‘내안에 나무이야기’를 발간했다. 이상벽씨가 참석하는 전시회 오프닝 리셉션은 29일 오후 6시.
Gallery Western 210 Western Ave. #201 LA, CA 90004,
문의 (323)962-0008
홈페이지 www.gallerywestern.com
(파킹은 웨스턴과 베벌리의 중앙은행에 할 수 있다)
<정숙희 기자>
이상벽의 사진 위에 이두식이 그림을 입힌 작품(위쪽)과 나무에 관한 이상벽의 사진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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