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시절 어느 대위가 사병들과 사담을 하던 중,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돼야한다”는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왠일인지 오늘날까지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사회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사회 봉사가 절실히 요구된다. 지금까지 자원 봉사를 한 것 중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일로는, 아홉명의 백인들과 함께 멕시코로 가서 집 두채를 지은 일이다. 여행 경비는 물론이고, 건축 자재까지 자비 부담이었다. 지역 경제를 위해서 건축 자재도 불량품이지만 현지 조달을 했다. 집 한채의 크기는 열두자에 스물 넉자되는 방 두칸짜리이다. 함께 간 사람들은 팔로 알토 경찰서 소속 형사도 있었고, IBM사의 매네저, 목수, 터마이트 전문가, 복덕방 등등 다양했다. 기초 공사부터 지붕까지 모든 공사를 했었는데, 그 보상은 대단했다. 나의 집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된 것이다.
첫번째 집을 지을 때에는, 입주할 가족 중 안주인이 입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번째 집을 다 지은 후, 다시 그 첫번째 지은 집으로 갔을 때에는 퇴원한 안주인이 영어는 못하지만 창을 통해 감사하다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평생 잊지못할 장면이다. 매일 공사를 마친 후, 저녁의 성경공부에서 리더는 “오늘 우리들의 마음과 생각과 행동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셨는가?”는 질문을 던졌다. 정말 크리스찬이라면 누구든 뼈저리게 매일 자신에게 물어야하는 질문이다.
또 기억에 남는 일은, 어머니날 일주 전 토요일날, 형편이 안되는 독신모들의 차를 고쳐주는 행사에 참여했었다. 그해 일월부터 광고를 해서 접수를 받아 교회에서 추려낸 후 행사날 차를 가져오도록 했다. 당일 소요되는 부품은 자동차 부속상을 하는 한 사람이 모두 부담하기로 했었다. 평소 가족들의 차를 모두 정비하고 있어서 참여했었다. 열개의 텐트가 쳐있었는데 각 텐트에는 전문 머캐닉이 수리된 차를 검사했었다. 그날, 네대의 차를 혼자서 고치고는 상당히 기쁜 마음으로 귀가했다. 남을 도운 것도 도운 것이지만, 사고 위험을 안고 길거리를 질주하는 차 네대를 안전한 차로 만들어 사고의 위험을 줄였다는 것이 더 기뻤다.
직장을 다닐 때에는 무숙자 보호소인 EHC (Emergency Housing Consortium)에서 목요일마다 무료 급식을 했다. 여섯명이 한 팀인데, 준비부터 급식, 설겆이에다 마무리 청소까지 한 후 귀가했었다. 때로는 병원이나 청소년 보호소에서 통역을 하면서, 이 지역의 많은 동포들이 아직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혹시 예수 그리스도께서 눈물을 흘리고 계시지는 (요한 복음 11:35) 않은지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자. 자신이 제일 가난해보여서 별로 할일이 보이지 않는다면, 세컨드 하비스트에 가서 극빈층에 나눠줄 식품들을 분류하는 일도 보람있는 일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된다. 안해본 사람들은 이번에 꼭 한번 동참하길 권한다. 또 한가지, 년말 통조림 수집에 적극 참가하자. 하지만 자신이 먹지 못할 것이나, 유효 기간이 지나서 버릴 통조림을 내는 얌체는 되지말자. 그것은 오히려 악한 일이다.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들고 가오리다”라는 찬송은 부르면서, 너무 양반 행세를 하는 크리스찬들이 많다. 이제 그리스도를 교회 건물 안에 가두지 말고 함께 밖으로 나와야할 때가 아닐까? 미국의 실업율이 높아, 현재 여덟명 중 한명은 굶주린다고 한다. 얼마 안있어 추수감사절이 온다.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것인가? 성경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바로 그리스도에게 한 것이라고 했다 (마태 25:45). 올해엔 한인 교회들도 우리끼리만 터키 요리를 먹는 일을 멈추고, 나눔의 삶을 살았으면 한다. 그래서 한가지 제안을 하는데, 이 지역의 어느 한인 교회이든 제일 먼저 시월 말일까지 사천불을 무숙자 급식소에 (Rescue Mission, Second Harvest, EHC, City Team, Soup Kitchen 등등) 기부하겠다면, 나의 호주머니에서 천불을 털어 함께 오천불의 기부를 하자. 기부는 영어로도 기부(give)다. 우리는 육이오 동란 이후, 미국 사회에 많은 신세를 졌다. 이제 되갚아야할 때인 것같다. 우리 열심히 이 불경기에 사회가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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