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기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기사들은 주택시장 안정세의 근거로 각종 조사기관들이 발표한 주택시장 관련 지수를 인용한다. 가장 최근 발표된 지수로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가 있다. 7월 중 지수가 3개월 연속 올라, 전달 대비 약 1.6% 상승했다는 내용이다. 내용으로만 미뤄보면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것 같은데 선뜻 감이 오지 않는다. 가격이 아닌 155나 160 등의 숫자로 표시되는 지수 내용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다우존스, S&P, 나스닥 지수 등이 주식 시장의 이해를 돕는 것처럼 주택시장의 흐름을 한 눈에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지수들이 있다. 주택시장의 이해를 돕는 여러 지수들의 의미와 산출법 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
대도시 대상 거래가격 추적 비교
현재 가격은 2003년 가을 수준
■ 주택시장 신뢰지수
7백여 건설사 설문 조사해 산출
1월 바닥친 후 낙관론 증가세
■ 주택구입 용이도
중산층이 매입 가능한 주택 숫자 비율화
주택가격·이자율 하락 덕 수치 급상승
주택 건설업체 대상 설문 조사를 통해 산출되는 HMI를 통해 향후 건설 업계의 동향과 잠재 구매자의 활동을 예측해 볼 수 있다.
◇S&P/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
주택의 실가치와 가격 동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수다. 80년대 초 지수 산출 방식을 고안한 경제학자 칼 케이스와 로버트 실러 등의 이름을 따 케이스-실러 지수로 부르고 있다. 현재 신용등급 평가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정보기술 업체 파이서브(Fiserv)사가 지수를 공동 산출해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전국 20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두번 이상 거래된 단독 주택의 판매 가격을 추적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지수가 산출된다. 증여나 상속이 아닌 일반 거래를 통해 매매된 주택의 가격 차이를 조사한 뒤 다른 조사 대상 주택의 가격 차이와 함께 가중치를 계산해 지수화하는 방식이다. 20개 대도시별 지수, 10대도시 종합지수, 20대도시 종합지수, 전국 지수 등 이 있는데 20대 도시 종합지수가 자주 사용된다.
87년1월 10대 도시 종합지수가 처음 산출되기 시작했고 20대도시 지수는 2000년 1월 등장했다. 2000년 1월을 기준 지수 100으로 정하고 월별 지수 등락을 그래프화해 주택 가격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수가 150을 기록했다면 2000년 1월 주택 가격에 비해 주택 가격이 50% 상승한 것으로 보면된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지수를 살펴보면 7월중 10대 도시 지수는 155.85, 20대 도시 지수는 144.23을 기록했다. 주택 가격이 최고였던 2006년 2분기에 비해 각각 약 33.5%, 32.6%씩 하락해 2003년 가을 수준으로 되돌아 간 상태다. 하지만 7월중 20대 도시 종합지수는 전월대비 1.6% 상승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에따라 주택 시장이 최악의 부진을 탈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주택시장 신뢰 지수(HMI: Housing Market Index)
전국 주택 건설업 협회(NAHB)와 웰스파고 은행이 건설업체 약 700여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산출하는 지수다. ‘주택 시장 지수’ 또는 ‘주택 경기 체감 지수’ 등 으로도 불리지만 주택 건설 업체들의 주택 시장에 대한 신뢰 지수로 부르면 이해가 쉽다.
지수는 신규 주택 시장 현재 판매 조건 지수, 향후 6개월간 판매 기대 지수, 잠재 구매자 활동 지수 등을 먼저 산출한 뒤 각 지수의 가중 평균치를 구해 산출된다. 응답자들은 현판매조건지수와 향후 판매기대지수에 대해서는 ‘개선’ ‘적정’ ‘악화’ 등으로, 잠재 구매자 활동 지수에 대해서는 ‘(매우)높음’ ‘평균’ ‘(매우)낮음’으로 답할 수 있다. 지수의 범위는 0~100까지며 만약 전체 응답자가 (매우)높음으로 답하면 해당 지수는 100을, 전체 응답자가 (매우)낮음으로 답하면 0을, 답변이 반으로 나뉘면 50을 기록하게 된다. 따라서 지수가 50 이상이면 주택 건설업체들 사이에서 주택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임을 의미한다.
85년부터 시작돼 월스트릿의 투자회사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등에서 향후 신규 주택시장의 흐름과 건설업계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로 사용돼 왔다. 85년 1월 50에서부터 시작된 지수는 98년 12월 78로 최고를 기록해 당시 주택시장에 활황이 올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올 1월 8까지 떨어졌다가 4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9월중 19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구입 용이도(HOI: Housing Opportunity Index)
주택 구입 용이도는 일정기간 매매된 전체 주택 가운데 중간 소득대의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의 숫자를 비율화 한 것으로 지역별로 집계된다.
따라서 주택 가격이 하락하거나 가구의 소득이 증가하면 용이도가 높아져 가구들의 주택 구입 능력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웰스파고 은행이 공동으로 집계하는 이 지수의 주 요소는 소득 수준과 주택 구입 비용이다. 소득의 경우 연방주택개발국(HUD)이 집계하는 중간가구 소득의 약 28%를 주택 구입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가정한다. 예를 들어 약 6만4,000달러로 조사된 올 2분기 전국 중간가구 소득 중 약 28%인 1만7,920달러를 주택 구입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월별로 환산한 월 1,493달러가 지수 산출 때 소득 자료로 사용된다.
주택 구입 비용의 경우 퍼스트 아메리칸 리얼에스테이트 솔루션이 집계하는 신규 및 기존 주택 매매 자료와 연방주택금융위원회(FHFB)가 제공하는 이자율 등이 지수 산출 자료로 쓰인다. 주택 구입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기지 금액은 주택 가격의 90%로 가정하며 재산세, 주택 보험료(모기지 보험 제외) 등도 주택 구입 비용에 포함시킨다.
8월 발표된 올해 2분기 전국 HOI는 72.3%로 조사가 시작된 1991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HOI가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72.5%를 기록한 바 있는데 이는 아무래도 소득 증가보다는 주택 가격 하락과 낮은 이자율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탓이 크다. NAHB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중간 주택 가격과 30년 고정 이자율은 각각 17만7,000달러와 5.03%로 조사됐다.
한편 올 2분기 중 HOI가 가장 높은 지역은 인디애나폴리스 지역(95%)인 반면 가장 낮은 지역은 뉴욕-화이트 플레인스-웨인 지역(21%)이었다.
◇ 주택 구입 능력 지수(HAI: Housing Affordability Index)
HOI와 마찬가지로 가구의 주택 구입 능력을 측정하는 지수로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월별로 집계한다. HOI가 주택 구입 비용에 재산세와 주택 보험료 등을 포함시킨 반면 HAI는 모기지 상환 능력만을 소득과 비교하는 점이 다르다.
NAR은 매월 연방센서스국으로부터 중간 가구 소득 자료를 받아 자체 조사한 기존 중간 주택 가격과 비교해 지수를 산출한다. 우선 모기지 금액은 주택 가격의 80%로 정하고 연방주택금융위원회(FHFB)가 집계한 이자율을 적용해 중간 가격대의 주택에 대한 월 모기지 상환액을 구한다. 모기지 상환액은 전체 소득의 25%를 넘지 않도록 가정하고 전체 소득을 역산한 뒤 연방센서스국이 조사한 실제 중간 가구 소득과 비교해 지수가 산출된다.
예를 들어 지수가 100이면 중간 가구 소득과 중간 가격대 주택에 대한 모기지 상환액이 일치함을 의미한다. 지수가 120을 나타내면 소득이 월 모기지 상환액 보다 1.2배 높은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지수가 높을 수록 가구들의 모기지 상환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된다.
올해 8월 중 HAI는 159.1로 조사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조사된 실제 중간 가구소득(6만415달러)이 중간 가격대(17만7,500달러) 주택에 대한 모기지 상환에 필요한 소득(3만7,968달러)을 약 0.5배 웃돌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주택시장 관련 각종 지수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최악의 부진을 탈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준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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