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으면 명작”이라는 사람들도 있고, “찍고보니 명작”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벌린 한판의 승부가 리치몬드 침례 교회에서 있었다. 그래서 교회측에서남녀 각각 청년층과 중년층을 대변하는 네분의 심사위원과 함께 동등한 비중으로 20 퍼센트씩 100점 만점으로 심사했었다.
전반적인 출품작의 느낌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내성적 경향을 띄고있었다. 자기 자신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고, 창작성의 결여로 “이 사진을 출품해서 무엇을 전하려는지” 의도가 뚜렷하지 못했다. 그리고 작품성에 있어서는 너무도 시야가 좁아 예술성의 사진보다는 그냥 찍어보았다는 정도였다. 거기다 어떤 사진은 날짜까지 들어있었는데, 규정을 읽지도 않고 낸 사진도 있었다. 또한, 작가는 주제에 촛점이 맞았나를 먼저 확인하기 바란다. 이것이 작가로서의 첫걸음이다.
명작의 사진을 찍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야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면 마음이 넓어야한다. 기가 세다든지, 남의 이야기는 전혀 안듣는 사람,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될 때에만 듣는 아부적인 사람들의 눈에는 세상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창작으로 연결해야되는데, 창작으로 연결하려면 성격이 유순하고 급하지 않아야한다. 성격이 급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세상을 더 오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출품작들의 구도를 보면, 불필요한 부분들이 제거되지않아 (crop out) 내성적인 사람들의 욕심이 엿보인다. 보는 이들의 눈길을 주제로부터 빼앗아가는 부제가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작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하겠다. 간결 명료하다는 말의 뜻을 새기기 바란다.
“꽃이 아름답다고 제일 먼저 말한 사람은 천재이지만, 덩달아 아름답다는 사람은 바보다”라는 말이 있다. 남이 발표한 작품을 유사하게 찍어 제출한 사람들은 창작성을 개발해야하겠다. 금문교 사진만 다섯장이나 있었는데 모두 모방작이나 유사 작품일 뿐이었다.
USA 투데이가 주최한 “아름다운 미국 (America the beautiful)” 사진 컨테스트에서 (지난 6월 25일 발표) 제일 많이 접수된 사진으로는 세인트 루이스의 게이트웨이 아치 (Gateway Arch)를 비롯하여 마운트 러시모어, 워싱턴 DC의 여러 사적지 사진들이었지만 이 중 한 작품도 수상권에 들지 못했다. 대상은 오히려 와이오밍에 있는 조그만 파인데일의 한 목장 사진이었다. 평범한 주제를 명작으로 못만든다면, 어디가도 명작을 못만든다. 이점 명심하기 바란다.
이번 대상 수상작은 순간 포착을 잘했다. 노출도 잘되었고, 어린이의 표정도 잘 포착된 사진이었다. 이 점에 대해선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일치했다. 그네 줄을 따라 자연스럽게 들어온 시선은 어린이의 얼굴에서 머물다 다리를 따라 화면으로 나가는 편안한 구도였다. 다시말해 인도선 (leading line)이 잘 시선을 이끌고 간다. 수상작이더라도 주최측에서는 상당 부분을 잘라내고 써야할 사진들이 있는데, 이 대상작은 있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금상 작품은 어린이와 수족관의 거북이의 만남인데, 세상은 넓어서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배움의 장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느낌이다. 구도에는 조금 신경을 써야했던 사진이다.
한가지 컨테스트에 응모하는 요령을 말하자면, 인물 사진과 풍경 사진이 경합을 벌리면 인물 사진이 유리하다. 풍경 사진 보다 사람 표정이 더 시선을 끌고, 오래 남는다. 결국 우리는 사람들이고, 사람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번 대회를 아마추어 및 프로들의 오픈 경쟁으로 정했었는데, 출품자 자신이 프로 작가이면 좀더 심각하게 고민하고 창작하며 출품하기 바란다. 프로 수준의 사진은 한장도 없었다. 아마추어라면, 자신의 표현력을 다듬기 바란다.
주최측에 의하면 앞으로도 계속 이 대회를 열것이라고 한다. 상금을 올릴 수도 있다고 한다. 내년도 대회를 위해 더욱더 기술을 연마하고 분발하기 바란다. 내년에는 심사 위원들도 고민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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