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을 해서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주위에서 하라는 사람보다는 말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만큼 동업이란 힘든 것입니다. 동업을 해서 사업이 안되면 서로 상대방을 탓하기 마련이고 잘되면 서로 공을 차지하느라 다투게 됩니다. 세상 일이란 근본적으로 칼로 자르듯이 옳고 그름, 공평과 불공평을 분별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음을 인정해야합니다. 그런 것들이 자로 재듯이 항상 명확하게 구분된다면 이세상은 갈등도 없고 분쟁도 없고 모두 평화롭게 살수있는 세상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세상 사는 항상 각자가 선 입장에 따라 달라보이게 마련입니다. 다르게만 본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거기에 더해 이기적으로 태어난 인간은 모든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을 하게됩니다. 바로 이러한 인간의 근본적 문제로 인해 동업은 어렵고 가능한 피해야 할것이 되는것 입니다. 한국에서 동업으로 성공한 기업은 LG와 삼천리 그룹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사정이 생겨 파트너가 회사에 일시적으로 공헌을 적게해도 내가 더 열심히 일해서 파트너의 몫까지 감당하겠다는 각오가 없다면 이런 성공은 꿈도 꿀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동업은 여려운 일입니다.

최선을 추구하다 안되면 포기해버릴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차라리 차선이라도 달성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분쟁없이 동업하는것이 인간 본성상 힘들다면 제도적인 방법으로 보완해서 차선의 형태로 운영해 볼수도 있습니다. 현실세계에서 동업을 함에있어 사전에 치밀한 계약서를 만들어 놓지않는 것은 남침반없이 세계일주 항해에 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계약서는 여러가지 용도가 있습니다. 흔히 계약서는 법을 통해 상대방을 옭아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신데, 맞는 생각이긴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사람의 기억력이란 묘해서 같은 과거의 일이라도 기억은 다 각각입니다. 파트너간에 분명히 합의한 내용인데 문서로 남겨놓지 않으면 자기에게 유리한것만 생각나고 불리한 것은 도대체 생각나지않는 것이 사람의 모습입니다. 아무리 양심적인 사람에게도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납니다.

계약서가 효력을 발휘하는 또 다른 상황으로는 불명확하고 혼돈된 머리를 정리해준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들어 제가 친구와 이번 주 금요일 저녁 El Camino의 한식당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친구와 만나지못하고 서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섭섭해 할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그 친구와 금요일 저녁에 A식당에 6시경에 만나서 저녁을 먹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번에도 변함없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기다렸는데, 친구는 그 옆 B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유인즉은 지난번 만났을때 친구가 새로생긴 B 식당에서도 밥을 한멉 먹어 보자고해서 제가 건성으로 그래 거기서 한번 밥먹자라고 말한것을 친구가 이번주에 거기서 밥을 먹자고 약속한것으로 오해한것 입니다. 동업관계에서 이런 일은 믿지 못할정도로 많이 일어나며 동업이 깨지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입니다. 그냥 대강 말로 합의하면 다들 남도 나처럼 생각하겠지라고 속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에 이해 관계가 달린 문제가 생겨서야 서로 동상이몽을 하고 있었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순간부터 상대방이 양심도 없고 경우도 없는 괴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계약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로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의사결정문제입니다. 아무리 비지니스에 통달한 분이라도 사람과 사람 간의 첨예한 이해 관계가 달린 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고민하며 연구한적은 많지 않으셨을 겁니다. 따라서 사업을하다 파트너간에 전혀 예상치 않는 상황이 생기면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 합니다. 예를 들어 둘이 사업을 하다 한명이 몸이 아퍼 한달간 일을 쉬게 된 경우, 일을 쉬는 사랍은 그동안 회사에 공헌 한것이 많고 당장 자신이 없어도 회사의 수입에 영향이 없으니 한달 정도는 쉬어도 이익을 전과 같이 분배받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반면, 상대방은 일년 이익의 12분의 1은 지급해 줄수 없다고 생각할수 있습니다. 각자가 선 입장에 따라 두가지 주장이 다 맞게 들릴 수있습니다. 한국 전래 동화에 나오는 서로 밤에 몰래 자기 볏단을 상대방에게 옮기다 논두렁에서 만나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형과 아우처럼 상대방을 극진히 아끼는 마음이없다면 이런 사소한 일로 파트너간의 사이는 멀어지고 사사건건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리 이런 상항을 예상하고 그럴때는 이렇게 하도록 하자고 계약서에 명시해 놓았다면 쓸때 없는일도 사업체가 망가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동업계약서를 작성하다 보면 많은 한국분들이 계약서의 중요성을 우습게 보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개 사업초기에 작성하기 때문에 그때는 파트너간에 너무 사이가 좋고 상대방을 위해 대신 죽어줄 각오라도 되어있는 듯보입니다. 그래서 변호사가 앞으로 예상되는 갈등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그때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시겠냐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왜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냐는 표정을 지으십니다. 계약서는 좋은 날을 위해 있는것이 아니라 최악의 날에 대비해 만들어 놓는다는 것을 잊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입니다.

동업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으시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공헌을 항상 고마와하고 상대방때문에 사업이 지탱된다는 겸손한 마음입니다. 그다음에 중요한것은 꼼꼼한 계약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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