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올라가고 임대료는 떨어져
당분간 회복 어려워 사무용 빌딩 최악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적어도 내년까지는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표상으로 침체속도가 더뎌지고 있지만 침체의 골이 깊어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2분기 상업용 부동산 선행지수(CLI)는 101.5를 기록, 지난해 2분기의 117.6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올해 1분기(101.5)에 이어 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 전망을 예측하는데 사용되는 CLI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산업생산 등 13개 지표를 종합해 산출한 지수다.
지수는 조사가 시작된 1990년 1분기를 100으로 보고 분기별로 비교하는 방식인데 2007년 2분기 가장 높은 120.2를 기록한 뒤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한 현재까지 계속 하락추세다.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지수 상승을 가로 막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특히 산업생산량 감소로 인한 내구재 수출 감소, 소비자 지출 극감에 따른 도소매 판매량 감소, 상업용 부동산의 마이너스 투자 수익률, 실업률 증가 등을 지수하락의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로렌스 윤 NAR 회장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이전 경기 회복은 여전히 가시밭길이지만 미국 경제 위기가 6개월 내로 끝날 전망이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또 다른 지수인 SIOR 상업용 부동산 지수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수는 10분기 연속 하락한 끝에 올 2분기 중 36을 기록했다. 지수는 업계 내 분야별 전문가 6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산출하는데 지수가 100일 경우 시장이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커머셜 얼라이언스의 로버트 투테이커 회장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융자시장에 돈이 돌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투자 회수율이 좋은 건물들도 재융자가 힘든 상황이어서 거래량은 제자리걸음이고 신규 개발은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간자산 유동화증권 대출창구(TALF) 프로그램을 내년 6월까지 연장키로 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최근 결정이 꽉 막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숨통을 다소 트이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봉책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기간을 좀 더 연장할 필요성 있다고 지적한다.
분야별로는 실업률 증가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사무실 건물의 공실률 하락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NAR의 조사에 따르면 15.5%를 기록한 올 2분기 사무실 건물의 공실률은 내년 2분기에는 18.8%로 껑충 뛰어 오를 전망이다. 이를 면적으로 계산하면 올해 약 7,500만평방피트의 사무실 공간이 텅 빈 채로 임대시장에 남아있게 되며 내년에는 약 4,720만평방피트의 공간이 같은 처지를 맞게 된다. 렌트비의 경우 올해와 내년 전년 대비 각각 14.1%와 10%씩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반면 아파트 임대 시장의 공실률 하락폭은 사무실 건물에 비해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올해 2분기 약 7.4%였던 공실률은 내년 같은 기간 7.1%로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렌트비는 올해 약 1.5% 정도 하락한 뒤 내년 약 0.8% 오르고 공실률 면적은 올해 약 16만8,300유닛에서 내년 약 6만4,600유닛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2분기 약 11.7%로 조사된 소매업소 건물의 공실률 역시 내년 2분기 중 약 12.9%를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렌트비는 올해 약 6.1%, 내년에는 약 4.9%씩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준 최 객원기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돼 공실률은 늘고 렌트비는 하락하는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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