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을 살까, 렌트로 살까” 주거비용 비교
‘렌트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큰 맘먹고 집을 한채 구입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바이어들이 많다. 이들은 늘 주택 가격과 이자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택 구입시기만 저울질 한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바이어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최근 발표된 자료(도표 참조)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 하락 폭이 커 주택 소유시 드는 비용이 렌트비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피츠버그 등 일부 지역 구입하는 게 저렴
남가주서도 ‘구입-렌트 비용’ 격차 줄어
집값 하락으로 바이어 구입능력도 높아져
비즈니스 위크 닷컴이 부동산 시장조사기관 ‘레이스’(REIS)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2분기 동안 디트로이트와 피츠버그 지역에서는 주택을 구입할 경우 렌트 시 들어가는 비용보다 오히려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가주에서는 리버사이드 지역의 주택 구입 비용과 렌트비용 간의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리버사이드 지역의 경우 2분기 주택 소유 비용과 임대 비용간의 비율이 132%로 조사됐다. 비율이 100%면 두 비용 간의 차이가 없음을 의미하며 100%보다 낮으면 주택 소유에 따르는 비용이 렌트 비용보다 낮음을 나타낸다. 금액으로 따지면 리버사이드 지역의 주택 소유 비용(재산세 및 기타 관리비용 포함)은 연간 약 1만5,794달러로 연간 렌트비용인 1만1,940달러보다 약간 높았다.
주택 소유 비용은 100% 융자(30년, 5.5%)를 하는 조건으로 계산됐기 때문에 다운페이먼트 금액을 포함시키면 렌트 비용보다 훨씬 낮아지게 된다. 주택 차압률이 높은 리버사이드 지역의 지난 5월중 중간 주택가격이 약 18만달러(데이터퀵 자료)였던 점을 감안하면 20% 다운페이먼트 금액이 그다지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볼 수 없다. 올 상반기중 주택17채 중 1채꼴로 차압당한 것이 이 지역에서 주택 가격 하락을 불러온 가장 큰 요인이었다.
디트로이트 지역에서는 주택을 소유하는 편이 렌트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중 이 지역의 소유/임대 비율은 약 94%로 주택을 렌트할 경우 연 약 9,072달러의 비용이 드는 반면, 소유하게 될 경우 비용은 약 8,519달러로 연간 약 5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피츠버그도 주택 소유비용이 렌트비용보다 낮았다. 같은 기간 피츠버그의 렌트 비용은 연 약 9,252달러로 조사된 반면 소유 비용은 약 8,947달러였다.
주택 가격 하락에 따라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능력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지난달 19일 발표에 따르면 바이어들의 주택구매능력을 측정하는 ‘주택구입 능력지수’(HOI)는 올 2분기 중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에서 72.3%로 크게 상승해 18년래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HOI는 조사기간 거래된 신규 및 기존주택 가운데 중간 소득 수준의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숫자를 비율화한 지수다. 2분기중 전국 중간 소득은 연간 약 6만4,000달러였으며 HOI는 월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보험료 등이 소득의 28%를 넘지 않도록 조사된다.
전국에서 HOI가 가장 높은 지역은 인디애나주의 코코모로 2분기 중 지수가 97.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코모의 중간 소득은 연간 약 6만1,800달러, 중간 주택가격은 약 7만9,000달러로 조사됐다. 가주에서는 마데라-초우칠라(84.4%), 머시드(84.3%), 모데스토(83.6%) 지역의 HOI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NAHB의 조 롭슨 회장은 “첫 주택 구입자에게 주어지는 세금 환급 프로그램 등의 혜택으로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능력이 개선되고 있다”
며 “특히 젊은 층과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 하락과 낮은 이자율, 정부의 각종 보조 프로그램 등으로 과거에 어느 때에 비해 주택 구입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다이아몬드 바에서 거주하는 노성구씨도 조만간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다. 이동조립식 수영장을 제조 및 납품하는 ‘이지업풀스’(EZ Up Pools, Inc.)를 운영하는 노씨는 지난 1월 자녀들의 학군 등을 고려해 오하이오에서 다이아몬드 바로 이사했다. 노씨는 당시 가주지역의 집값이 좀 더 내려갈 것으로 판단돼 우선 집을 렌트하기로 했는데 임대계약이 만료되는 12월 이전에 이사갈 집을 구입할 계획이다. “가주 지역의 렌트비가 생각했던 것 만큼 만만치 않다”는 노씨는 “이 비용으로 우리 식구가 살 집을 구입해도 비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씨가 이사 갈 지역으로 첫 번째로 꼽은 지역은 인근 치노힐스다. 다이아몬드바보다 주택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교육환경과 주거환경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현재 렌트하고 있는 주택과 비슷한 조건의 매물이 치노힐스에서는 약 50만달러 초반의 가격대를 이루고 있다.
노씨가 집값의 20%를 다운페이한다면 월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은 현재 렌트비보다 낮아지게 된다. 노씨가 30년 고정, 5.16%(프레디맥, 8월20일 현재) 이자율을 적용받아 40만달러 융자할 경우 월 페이먼트가 약 2,187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렌트비인 2,450달러에 비해 매달 약 250달러 이상 절약되는 셈이다. 재산세, 보험료, 관리비 등 기타비용을 따져봐야겠지만 세금 혜택과 투자 가치 등 주택 소유에 따르는 이점을 고려하면 손해보는 계산이 아니라고 노씨는 판단하고 있다.
주택 가격 하락, 낮은 이자율, 정부 보조 프로그램 등으로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주택 소유비가 렌트비보다 저렴한 지역이 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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