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화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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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 Jesus Christ, Son of God,
Have Mercy upon Me.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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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희랍정교 사원에 어느 젊은이가 들러 성찬식에 참가하던 중, 사도 바울이 테살로니아 사람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Pray without ceasing!”
중단 없이 기도하라. 쉴새 없이 기도하라.
“Pray without ceasing!” “Pray without ceasing!”
“Pray without ceasing!” 프래~이 위드아웃 씨~이징!
중단 없이 기도하라. 간단없이 기도하라. 쉴새 없이 기도하라.
끊임없이 기도하라. 중단 없이 기도하라. 간단없이 기도하라.
그 젊은이는 홀연 마음 속에 뭔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솟구쳐 올라옴을 느낍니다. 동시에 의문도 듭니다. 어떡하면 ‘쉴새 없이’ ‘간단없이’ ‘끊임 없이’ 기도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일일까? 열정과 갈등이 교차하는 묘한 느낌으로 성전을 나선 젊은이, 이제 끌 수 없는 화염으로 번져버린 ‘큰 의문’을 가슴에 담고 순례의 길에 오릅니다. Now, he is a pilg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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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 Jesus Christ, Son of God,
Have Mercy upon Me.
하느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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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젊은이는 마을과 마을을 지나 밤 늦도록 순례의 길을 걷다 잔뜩 지친 몸으로 어느 수도원에서 잠자리를 청합니다. 젊은 순례자의 사연을 들은 수도사가 곧 눈 밝은 선지식[善知識] 한 분을 모셔 옵니다.
“그래, 아주 큰 의문을 하나 들고 다닌다고 들었습니다.”
“네, 다름이 아니라, ‘끊임없이 하는 기도’란 어떤 것이고 또 그게 가능한지요?” 빙그레 미소로 잠시 순례자의 눈 속을 가늠하던 노수사 거침없이 말합니다. “참으로 고귀한 질문을 가져 왔으니 내 간단히 답해드리지요. ‘끊임없는 기도란 가능하고 그 방법 또한 그리 어렵지 않답니다.”
후에, ‘필로칼리아’[Philokalia, 아름다움 사랑]에서도 인용되는 그 ‘끊임없는 기도’의 내용은 실로 간단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흔히 ‘the Jesus Prayer’ [예수 기도]로 알려진 이 희랍정교 수도사들의 ‘간단없는’ 기도문은 곧 젊은 순례자의 가슴에 꽂혔고 이후 그는 평생 이 ‘쉴새 없는 기도’로 결국 ‘Theosis’ [떼오시스, 신과의 합일]을 이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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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 Jesus Christ, Son of God,
Have Mercy upon Me.
한/아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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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엔 여러 내용과 형식이 있고 또 그걸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말하자면 사뭇 진부한 쪽으로 흐르게 됩니다. 전문가들의 말은 다소 식상하기 마련입니다. 핵심을 피해 변죽 울리기에 바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의 경지를 넘어 다시 초심[初心]으로 회귀한 현자[賢者]들은 늘 쉽고 간단한 답을 줍니다. “그거? 이거지.” 그게 답입니다. 중언부언 이리저리 돌려 말할 시간이 없습니다. 질문이 식기 전에 바로 따끈한 답을 줘야 한다는 깊은 자비와 사랑으로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육조 혜능[六祖 慧能]은 금강경 한 마디에 홀연 발심해 결국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 외쳤고, 또 무애인(無碍人) 원효[元曉]도 어젯밤 단물이 오늘 아침 해골바가지 썩은 물과 다름 없음에 그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껄껄 웃지 않았던가요? 답이란 그토록 명료한 것을!
간단한 답을 명쾌히 전하는 게 현자들의 방식입니다.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자비를 구하던, 간단없이 ‘성신’[聖神, the Holy Spirit]의 은총을 구하던, 쉴새 없이 성음[聲音] ‘OM’을 찬송하던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Be still. And, know that I AM!”
고요해지는 방법 중 으뜸이 바로 ‘끊임없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Pray without ceasing!
핵심은 ‘끊임 없음’입니다. 요가나 불가에선 이 ‘끊임 없음’을 ‘삼매’(三昧, Samadhi)라 부르지요.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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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FTS 폴더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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