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칼럼 / 데이빗 이<벤처소스그룹 대표>
다수의 한국기업이 이곳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투자, 투자유치, 인수합병, 시장진입등을 목적으로 해마다 미국의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전략적 목적이 각각 다르지만 그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기술경쟁력을 비유할때 흔히 한국을 테스트 마켓(Test Market)이다라고 일컫는다. 해석을 해보면 한국에서 성공한 기술-IT를 위시한Mobile, Internet 기술등은 세계서도 통한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필자도 어느정도는 인정하고 또 사실인 경우도 있다(세계시장의 동질성-Homogeneity요소도 있더라도 Time-To-Market 시점이 다르면 동일한 시장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런 인식이 역기능적 위험요소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같다. 기술은 팔수 있을때 빛이 나는 것이다.
첫째, 테스트 마켓은 시장규모가 크지않다. 새차를 구입하기전 Test Drive를 한다. 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투자자입장에서 볼때 이는 큰 위험요소이기때문에 투자요건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실례로 몇년전 휴대폰에 장착하는 3차원 동영상을 빠른 속도로 구동해 줄수 있는 SOC-System On Chip개발하는 벤쳐회사를 1년가량 컨설팅해준 적이 있는데, 삼성과 인텔에서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기술력은 뛰어 났었다. 하지만, 테스트 마켓을 끝으로 시장형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시장의 판도가 달라져 버리고 말았다.
둘째, 테스트 마켓의 속성인 기술의 Life Cycle이 짧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시장, 특히, 미국시장은 한국시장과 같이 초고속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한국을 방문해서 전자상가를 방문해보면 말그대로 수천가지이상의 모바일관련 상품이 진열되어 있고 휴대폰의 경우 시장에 몇개 팔리지도 못하고 사장되는 제품도 많았다. 기술회사의 경우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장이 급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전략적 유연성을 갖기위해 상품개발단계에서 많은 착오와 변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그 시장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남게되고 누군가는 큰 손실을 봐야되는데 이중 기술개발회사가 가장 큰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이런시장은 ARPU (Average Revenue Per User)-한 고객당 평균판매수익이 좋을 수가 없다. 기술의 Life Cycle도 이 문제와 상관관계가 있지만 ARPU는 기술기업의 재투자를 더욱 어렵게 하기때문에 가장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대기업을 제외한 기술기업은 시장확보를 함과 동시에 ARPU를 늘리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기업이 한국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선 시장규모가 그만큼 커야 하지만 한국시장은 이미 Saturated Market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해외에서 찾아봐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SK의 미국진출인데 이는 현지화 실패로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고도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경쟁력있을 것같은 한국기업들이 실제 내용을 살펴보면 핵심기술이 없거나 특허권보호가 잘 되어 있지 않은 경우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은 있는가.
우선, 기술개발단계에서부터 한국시장만 겨냥하지말고 미국시장 나아가 세계시장을 보고 투자하라는 것이다. 기술의 우수성은 시장이 있는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져야 할것 같다. 미국진출이 선망에 대상이고 회사의 이익과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에 있는 경쟁회사의 문제점, 시장규모, 투자방향, 기술경쟁력등에 대한 분석과 사전인식이 없이 진출을 서두르는 무모성을 탈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관련기술 특허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처하고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지, 시장에선 어떤 Feedback이 있는지등을 인지하고 진출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현지벤쳐투자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기술의 시장성을 판단하고 위험을 감수한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것이 인도계, 중국계 기술회사와 한국벤쳐회사의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술수준에서는 한국이 앞서 가는 점이 있으나 시장성과 시장규모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많은 미국 벤쳐회사들이 인도와 중국의 기술에 투자하고 있고 규모또한 커지는 것은 바로 시장규모와 시장성인 것이다. 한국은 이런 경쟁자들을 한국위에 시장을 확보함으로써 이겨내야 비로소 기술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실제로 인도와 중국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바로 이스라엘을 Role Model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Lucid, 3DV Systems, Arootz 등 11개 이스라엘현지 회사가 지난 3년간 거의 1억달러를 미국현지에서 투자유치를 받았는데 이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미국시장성을 인식하고 분석해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현지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스라엘이상의 국내시장이 존재하고 기술도 역시 업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우수하다. 문제는 미국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하겠다. 이스라엘은 투자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대처하고 투자유치를 해본 경험들에 대한 정보도 교환된다. 한국의 벤쳐기업임원들을 만나보면 세계시장이나 미국시장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술적 시각에서 보는 시장이고 바이어의 시장은 아닌 것이다. 마켓리서치에만 수백만불을 쓰는 미국 기술회사들이 이 말을 들으면 무어라 할지 궁금해진다.
기술중심의 사고에서 시장중심의 사고로 전환하지 할 때가 이미 지났고 이를 잘 극복해야 한국의 기술회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