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여호와 신앙은 출애굽함으로써 실천이 가능
금문교회 도¼관에 젊은 파라오 투탕카문 동상 보관
“신명 번역”(神名飜譯)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리스의 많은 신들은 로마의 다른 신들로 번역되었다. 예를 들면, 그리스의 헤라(Hera)는 로마의 유노(Juno)다. 헬리오스(Helios)는 솔(Sol)이다. 에로스(Eros)는 큐피드(Cupid)다. 오스(Eos)는 오로라(Aurora)다. 아프로디테(Aphrodite)는 베누스(Venus), 곧 비너스다. 아폴론(Apollon)은 포에부스(Phoebus)다. 곧 아폴로(Apollo)다. 아테네(Athena)는 미네르바(Minerva)다. 이제 묻자. 모세와 이스라엘이 섬긴 여호와 하나님이 이전의 어떤 신의 번역인가? 다른 한편, 여호와 하나님이 다른 언어로 번역된 일이 있는가? 없다. 여호와 하나님은 고대의 어떤 신과도 특성을 공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호와라는 신명(神名)은 다른 어떤 언어로도 “번역”이 가능하지 않다. 말하자면 여호와 하나님은 그저 여러 신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오직 유일한 하나님이시다. 다른 모두는 신이 아니다. 우상이다.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창조하신 분이시다. 생명을 주신다. 다른 신들은 스스로도 생명이 없다. 그러니 생명을 창조하거나 주거나 할 수 없다.
“나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출 20:3; 신 5:7)는 계명은 어떤 종교에서 그저 “유일신을 섬겨라”고 주장하는 것과 그 성격이 같을 수 없다. 여호와는 여호와시다. 다른 그 어떤 신으로 번역(飜譯)되거나 치환(置換)될 수 없다. 따라서 모세의 여호와 신앙은 근본적으로 다신교 사회인 이집트 컨텍스트에서는 출애굽함으로써만 그 예배적 실천이 가능했다. 아케나텐의 아텐 신앙은 이집트 내에서 천도(遷都)함으로써 가능했었다. 아텐은 그저 여러 신들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금문교회 도서관에 투탕카문 동상이 있다. 중국에서 만들었다. 허리에 양손을 대고 가슴을 넓게 연 전신(全身)이다. 온 세상을 향한 자신감과 확신이 가득한 젊은이다. 투탕카문, 그는 정말 젊은 파라오였다. 19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말년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살해되었을 것이다. 그를 위해 제작된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작고 조잡한 무덤에 안장한 사건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예술가들의 조명을 받고 있는 투탕카문의 모습은 사실은 조작된 것이다. 그런 자신감과 그런 파워는 부여된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을까?
확실히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왕위에 올랐다는 것은 그 자신의 권력이 아니라 섭정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들은 전왕 아케나텐과 스멘크카레의 정치-종교적 성과물들을 대부분 없애버렸다. 투탕카문 자신은 비록 서자의 신분이기는 아지만 분명히 아케나텐의 아들이다. 아들이 아버지의 정책을 그렇게 과감하게 부정할 수 있었을까? 어린 나이라는 사실 외에 섭정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 있었다는 하나의 증거다.
투탕카문은 아케나텐과 소실 키야(Kiya) 사이에서 태어났다. 우리는 키야에 대해서 잘 모른다. 왜냐하면 그녀의 관이 의도적으로 심하게 손상되어서 그 이름을 알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아케나텐의 관으로 착각하고 칼 같은 것으로 마구 그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이 아케나텐의 소실이며 투탕카문의 어머니인 키야의 것으로 판명되었다. 카이로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키야의 두상은 그녀가 대단한 미인이었음을 보여준다. 아케나텐의 정실 네페르티티와 비교하기 어려운 것은, 둘 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아케나텐은 미인들을 정실과 소실로 얻었다. 그는 네페르티티 사이에 난 딸 안케세나문과 결혼했다. 말하자면 그의 아내는 그와 배 다른 누이였다.
투탕카문의 섭정자들은 아이(Ay), 호렘헵(Horemheb), 마야(Maya) 등이다. 이들은 수도를 아마르나에서 멤피스(Memphis)로 옮겼다. 여기서 아케나텐 때 파괴했던 신전들을 복구했다. 테베(Thebes)는 다시 한번 이집트의 종교 센터로 복구되었다. 아문-라(Amun-Ra)는 신들의 신으로 다시 추앙되었다.
투탕카문이 죽고 나자 실권자였던 아이(Ay)가 파라오로 등극했다. 그는 아케나텐의 삼촌으로, 투탕카문의 서기관 출신이었다. 그는 투탕카문의 미망인과 결혼하고 파라오가 되었다. 호렘헵(Horemheb)은 군대의 장관이었다. 그는 아케나텐 때부터 군대에 입문, 고위직에 올랐다. 아이(Ay)의 뒤를 이어 실권을 장악했다. 실제적인 권력자였는데, 아이가 후계자 없이 사망하자 파라오에 올랐다. 제18대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였다. 그가 파라오로 집권하면서 이집트에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아쉽게도 호렘헵은 자식을 남기지 못했다. 그것이 람세스 1세가 제19왕조를 여는 하나의 계기를 준 것은 확실하다. 마야는 투탕카문의 재무담당관이었다. 그는 아이나 호렘헵과 달리 파라오에 오르지 못했다.
투탕카문, 그는 아마르나 세대 마지막 통치자였다. 그는 너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고, 섭정들의 손 아래서 채 정치를 알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실제로 이룬 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시대적 의미”를 지녔다. 말하자면 이병주가 <지리산>에서 말한 것처럼 “존재함으로 일하는” 인간형이었던 셈이다. 아케나텐이 다신교 사회를 일신교 사회로 개혁하여 고대 이집트 역사의 수레바퀴 방향을 돌려놓았는데, 투탕카문 때 그 바퀴가 다시 제 궤도에 올랐던 것이다. 이후 이집트 내에서 그 수레는 결코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투탕카문의 무덤에서 어떤 중요한 비석 하나를 발견했다. 소위 “회복의 돌비”(Restoration Stela)가 그것이다.
남신들과 여신들의 신전들이 파괴되었다.
엘레판틴부터 델타의 습지대까지 이르도록
그들의 거룩한 자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지경이다.
쓰레기 더미로 변했고, 엉겅퀴가 높이 자랐다.
그들의 성소들은 전혀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처럼 되어 버렸고
그들의 거처들은 짓밟혀 아예 길이 되고 말았다.
그 땅은 질병의 공동묘지가 되었고
그 신들은 이 땅을 버리고 말았다.
어떤 군대를 시리아로 보내어 이집트 경계를 넓힐 목적이었다면
성공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신에게 도움을 청했더라도
그 신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여신을 그렇게 찾았다고 해도
그녀는 결코 오지 않았다.
그들의 가슴은 지친 몸과 함께 약해져 갔다.
왜냐하면 바로 “그들”이 창조되었던 그것을 파괴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케나텐 이전으로 되돌아가야 할 이집트의 운명을 새긴 것이다. 이 정서는 통치자들은 물론 백성들의 마음속에 아로새겨졌고, 이집트는 두 번 다시 아케나텐 같은 인물을 만나지 못했다. 엘레판틴에 “여호와의 신전”이 발견되기까지. 그러나 그것도 그 배경이 모호하다.
비슷한 나이에 왕위에 올랐던 유다의 왕 요시야(주전 640-609)가 생각난다. 여덟 살 때 왕이 된 그는 스물여섯의 나이에 유일신 사상을 바탕으로 개혁했다. 투탕카문은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걸었다. 어쩌면 이것은 당파주의의 다이나믹스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요시야는 지혜롭게 그를 극복했고 투탕카문은 그 희생자로 남았다. 이스라엘과 유다처럼 당파주의의 극한 단련을 받은 나라에서는 요시야 같은 지도자가 날 수 있지만, 이집트 같은 강대국에서는 그런 묘수가 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그러나 당파주의라는 정치적 장치 말고, 말씀의 능력을 말해야 한다. 요시야는 말씀을 발견했다. 그러나 투탕카문에게는 말씀이 전달되는 은혜가 없었다. 투탕카문의 비극의 열쇠가 바로 여기 있었다.
설령 아케나텐의 유일신 개혁이 그 강도(强度)에 있어 모세의 여호와 하나님 중심의 개혁과 비교할 수 없었다고 해도 적어도 이집트 내에서 그 파괴력은 대단했다. 그러므로 투탕카문은 아케나텐의 흔적을 지우는 데 전력을 다했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사라져 갔던 것이다! 본래 그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바로 그 “아케나톤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효과적인 허수아비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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