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뉴스미디어에 ‘노부유끼 쓰지이’라는 일본청년 이야기가 났다. 클래식 피아노 연주가인 그가 지휘자의 숨소리을 신호(큐)로 하여 피아노를 연주했다. 연주하기 전에 건반 모서리를 만지며 자리를 익힌 다음 공연에 임했다고 한다.
20세인 쓰즈이는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 피아노 연주가로 매 4년마다 열리는 국제 밴클라이번 음악 콩쿨에서 일등한 젊은이다. 귀국해 동경에서 있은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쓰지이는 “나는 장애인 입니다. 그리고 그 한계를 극복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7일간 여러 차례의 경선을 거치는 이 경연은 체력과의 싸움이기도 했다고 한다. 몇백명의 경쟁자 중에서 12명이 뽑히고 그다음에 6명, 그리고 최종 한사람이 뽑히는 과정 중에서 여러번 연주를 계속 했어야 됐다고 한다. 머리가 덥수룩한 그는 쇼팽의 ‘에튜드’를 연주할 때부터 관중을 사로잡았고 연주가 끝나고 난 다음 기립박수도 받았다. 연주하기에 쉽지 않은 곡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뒤를 따라오던 중국 피아니스트를 제치고 정상에 오르게 되었다.
여러 음악가들의 평론을 받았다. USC의 크레이거 교수는 힘든 음악을 잘 소화하기도 했고 육체의 인내력도 많이 요구하는 베토벤의 ‘하머클라비에 쏘나타’도 무리하지 않고 잘 소화했다고 평했다. 그가 맹인이었기에 심사위원으로 부터 동정표를 받았다고 비난하는 평론가도 있었다. 한 평론가는 쓰지이가 정직하고 꾸밈없고 아름답게 음악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타고난 음악천재였던가보다. 2살에 어머니가 노래하던 ‘징글벨’을 듣고 장난감 피아노로 곧 따라쳤다고 한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다.
음악의 천재성을 발견한 부모들은 7살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손으로 브레일을 읽게 하고 다른손으로 건반연습을 시켰다. 그리고 그는 음악을 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봉사자들이 녹음한 음악피스를 들으며 연습한다고 한다. 10살에 오사카 교향악단과 공연하고 12살에 카네기홀에서 연주하리만치 재능이 있는 피아노 연주가다. 지금은 ‘우에노 음악대학’에 재학중이라고 한다.
재즈 등 대중음악에는 맹인 피아노 연주가 겸 가수는 많은데 클래식에는 그리 많지는 않다고 한다. 18세기 음악계의 거장인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로부터 곡을 받아 연주한 맹인 피아니스트 ‘마리아 테레시아 파라디스’라는 오스트리아 여자가 알려진 정도였다. 재즈음악에는 우리도 잘 아는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아트 테이틈’ 등을 들 수 있다. 레이 찰스는 브레일도 잘 알았지만 귀로 듣고 음악을 소화하며 연주했다.
그는 악단을 위한 작곡을 할 때는 작곡가와 연주가들에게 그가 불러주는 음악을 오선지에 받아쓰게 했다. 여러가지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학자들은 시력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장애를 극복하고 음악가로 대성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으며 시력이 없는 사람들과 그들이 성장하며 음악가로 대성하는데 어떤 관계가 있는지 지금도 연구 중이다. 시력이 없어지며 인체 다른 기능을 보완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정상인보다 소리에 더 예민하게 되고 음악의 천재성을 나타내는 계기가 되지 않나하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쓰즈이는 베토벤과 쇼팽을 퍽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음악 경연대회에서 이 두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하고 피아노 연주가로 정상에 오른다.
재미있는 것은 그는 가라오케와 함께 ‘엔가’도 퍽 좋아한다. ‘엔가’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뽕짝일 것이다. 클래식에서 엔가를 좋아하는 이 젊은이는 음악의 다른 분야를 동시에 좋아하고 있다. 주위에서 만약에 눈을 뜬다면 무엇를 제일 보고 싶느냐고 하니 부모 얼굴이고 그 다음에 친구들, 별, 바다, 그리고 불꽃놀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괜찮다고 한다. 지금 그대로에 만족한다고 하며 그는 그의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본다고 한다. 이글을 쓰며 내 마음이 아려온다. 나는 두 눈을 갖고 지금까지 그저 시각에 들어오는 피상적인 것을 보며 지내왔을 것이다. 쓰즈이의 음악평론을 읽으며 나도 피상의 단계를 넘어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며 이웃을 대했는지 생각케하는 계기가 된다. 마음의 눈을 열고 이제 클래식 음악의 대가가 되어가는 이 젊은이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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