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3월16일 버클리에서 동포학생회 주최로 ‘한반도 평화통일 심포지움’이 개최됐다. 이름만 학생회 주최였지 실질적인 진행은 이북에도 여러번 다녀온 구스타브 슐츠 목사에 의하여 주도됐다. 그의 친북성향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얼마전 타계를 했는데 동포신문에 소개되리만치 그의 업적이 큰 것은 아니었고 자칫하다가는 동포사회를 분열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던 회의였다. 그리고 당시로는 평통위원이 북한측 대표와 남한측 반정부인사들과 같이 참석한 처음 회의이기도 했다. 당시 모동포 신문기사에 난 내글을 18년 지나 간추려 실으며 오늘 북한의 핵위협을 조명한다.
나는 여러번 국제회의에 참석하여 패널멤버도하고 주제 연설도 했지만 이번처럼 불공평하며 형평원칙에 어긋나는 회의는 처음 보았다. 당시에 평통상항지역 협의회장인 내가 이 회의에 참석하느니 못하느니 하다가 본회의에는 참석하되 발언권이 없고 저녁에 있는 원탁회의에서만 의견개진 할 수 있다는 연락을 하루전날 받았다. 준비관계로 슐츠 목사에게 전화하니 아무준비없이 그냥 오라고 하며 회의내용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연설은 남한에서 온 세사람과 북에서 온 두사람이 각각 20분씩하기로 돼있었다. 회의가 시작되며 북한의 박영수 부위원장은 ‘고려연방제’ 통일안을 1시간 넘게 해댔다. 즉 적화통일하자는 이야기다. 사회자의 제지가 없이 연설이 계속되며 회의의 흐름이 이북제도의 우수성만 이야기하는데 급급하고 남측에서온 세 사람은 기회있을 때마다 남한을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박영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이야기한 장본인이다. 그리고 그와 같이온 이북의 김경남 통일문제 연구소 연구원과 남한에서는 박형규 목사, 이영희 한양대학 교수, 정현백 성균관대학 교수 등이었다.
본회의에서 나와 같이 참석한 평통위원 몇 사람의 서면질문이 연사들에게 전달되었으나 답이 없이 본회는 끝이 났다. 아마 답을 하지 않기로 작정했던 것 같다. 저녁에 이어지는 원탁회의에 참가비에 포함된 저녁식사를 한다음 행사장에 들어갔다.
여러 연사를 거처 박영수 이북대표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마이크가 내게로 왔다. 회의는 사회자가 연사들의 말을 영어와 우리말로 통역하며 진행하고 있었다. 이 회의를 주최한 슐츠 목사에 대하여 나는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주제도 별로 알려주지도 않았고 그냥 참석만 하면 된다고 해놓고 미리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하여 미국과 대한민국을 매도하려는 처사는 만국회의법에 상치되는것이라고 지적했다. 평통협의회장인 나를 대한민국 관리라고 소개한 사회자의 의도를 알 수 없다고 첨가했다. 정부관리는 이북에서 온 두 사람인데 그들을 학자라고 둘러대기도 했다. 더구나 주최측에는 이북에서는 잘 훈련된 통일전문가를 초청했고 이남에서 온 연사들은 본인들이 이야기하듯이 남한의 통일방안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데려다논 것은 계획적이 아니냐.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 발표할 연사를 구할 수 없었으면 나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지 않았느냐고 계속 항의했다. 사회자가 통역은 하지 않고 학생들과 친북인사들이 주된 관객을 향하여 우리말로 “여러분 이 사람의 영어발표는 다 아시지요”하고 다음 순서로 넘어가려 한다.
그들이 주도한 테마와 다른 나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다. 마지막으로 이 회의의 주제를 ‘한반도 평화통일 심포지움’이라 하지 말고 ‘공산주의 한반도 통일 심포지움’이라고 고쳐야 되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사회자로부터 발언을 제지당하고 학생들로부터 야유와 협박을 받았다. 이제 거의 20여년이 지나 지금도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발언을 한 남한측 대표 모씨의 이야기를 인용한다. “북측에서는 핵무기를 생산할 의사도, 능력도, 시설도 없다고 잘라서 발표하는데 반해 긍정도 부정도 않는 남쪽보다는 북측의 주장을 믿는다” 지금 이 분이 생존해 있다면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할지 아니면 정정할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 이북 공산당이 남침한지 59주년 맞으며 대한민국과 전세계를 향한 그들의 핵무기 위협을 매일 뉴스로 접하게 된다. 어처구니없는 이 협박을 어쩌지도 못하고 당하는 우리가 답답하기만하고 우방 정치지도자만 바라보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은 되풀이되지 말아야되고 핵으로부터 자유로운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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